왼쪽부터 호세 무리뇨 현대차 사장, 마이클 쿨터 한화 글로벌 디펜스 대표,  벤 허드슨 한화 디펜스 오스트렐리아 사장,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
왼쪽부터 호세 무리뇨 현대차 사장, 마이클 쿨터 한화 글로벌 디펜스 대표,  벤 허드슨 한화 디펜스 오스트렐리아 사장,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

얼만 전까지 설, 추석 연휴 전통문화 체험과 봉사 활동을 펼치는 ‘푸른 눈’의 최고경영자(CEO)들이 화제가 됐다. 한국에 진출한 기업의 외국인 CEO들의 모습은 조직 구성원과 한국 소비자들과의 적극적인 ‘소통’ 방식으로 평가됐다. 이들의 모습에는 한국 문화 알아야 한국서 성공적으로 사업 할 수 있다는 경영 철학이 반영 됐다.

최근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미국, 스페인, 호주, 인도 등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 최고경영자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이들 외국인 CEO들은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앞장서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학연·지연·혈연 등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연고주의’에서 벗어난 ‘능력’에 입각한 인사로 평가할 만하다.

국내 기업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외국인 ceo들을 살펴봤다.

호세 무뇨스 사장은 지난해 11월 한국인이 아닌 최초의 현대차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됐다. 스페인 출신으로 닛산 전사성과담당(CPO) 겸 중국법인장, 닛산 북미법인장 등을 거친 뒤 2019년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 책임자(GCOO) 및 미주권역담당으로 합류했다. 수익성 중심의 경영으로 북미지역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2022년에는 미주 권역을 비롯해 유럽과 인도 등 해외 권역의 글로벌 사업을 총괄하는 최고운영책임자(COO)와 현대차 사내이사로 역할이 확장됐다.

무뇨스 사장은 현대차그룹이 북미 시장에서 사상 최대 매출과 시장점유율, 최고 영업이익률을 내는데 핵심적 역할을 수행했다. 무뇨스 사장은 올해 2월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미국 자동차 전문지 모터트렌드의 ‘2025년 자동차 트렌드 파워리스트’ 전체 50인 중 1위(올해의 인물)에 선정됐다. 무뇨스 사장의 작년 순위는 15위였다. 모터트렌드는 1949년 미국에서 창간된 자동차 분야 최고 유력매체로 매월 100만 부 이상 발행되는 잡지와 온라인판 등을 통해 업계에서 신뢰성과 영향력을 인정받고 있다.

왼쪽부터 스캇 박 두산밥캣 부회장, 스와럽 모한티 미래에셋그룹 부회장, 루크 동커볼케 현대차 사장, 라피 발타 한화시스템 대표이사 내정자 .
왼쪽부터 스캇 박 두산밥캣 부회장, 스와럽 모한티 미래에셋그룹 부회장, 루크 동커볼케 현대차 사장, 라피 발타 한화시스템 대표이사 내정자 .

마이클 쿨터 한화 글로벌 디펜스 대표이사는 국내 방산업계 최초 외국인 CEO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해 워싱턴 DC에 현지법인 한화 글로벌 디펜스를 세웠다. 한화 글로벌 디펜스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오션·한화시스템 등 한화 방산 3사의 해외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다. 쿨터 CEO는 지난 5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한국 기업 최초로 참여해 존재감을 드러냈다. 샹그릴라 대화는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가 주관하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연례 안보 회의다. 각국 국방장관과 군 고위 인사, 학계, 업계 리더가 모여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 현안을 논의한다.

쿨터 대표는 미 국무부 정치군사담당 부차관보, 국방부 차관보 대행 및 국제안보 담당 수석 부차관보 등을 역임했다. 해군 소속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합동참모본부 등에서도 근무한 이력이 있다.제네럴 다이내믹스에서 글로벌 사업개발 업무를 총괄했으며, 2013년부터 작년까지 미 방산 기업 레오나르도DRS에서 글로벌 법인 사장 겸 사업개발 부문 수석부사장을 역임했다.

벤 허드슨 한화 디펜스 오스트레일리아(HDA) 최고경영자는 호주, 유럽, 영국을 모두 관할하고 있다. 한화는 영국, 루마니아 등의 유럽 국가에 대한 주요 투자와 파트너십을 통해 지역 입지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호주 육군 장교 출신인 허든슨 CEO는 영국 BAE시스템즈, 독일 라인메탈, 미국 제네널 다이내믹스 등 유럽 및 미국 방산기업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다. 그는 지난 5월 한화 디펜스 오스트렐리아 CEO로 영입됐다.

글로벌 제약·바이오 전문가인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일본, 스위스 제약사에서 재무 및 생산 역량을 쌓았다. 미국 시민권자인 림 사장은 1989년부터 13년간 야마노우치 미국법인(현 아스텔라스 제약)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영업·마케팅 수석부사장(EVP)을 지냈다. 2004년 세계 1위 바이오의약품 제약사인 스위스 로슈의 자회사 제넨텍 CFO, 2010년 로슈 스위스 본사 CFO와 글로벌 개발 조달 임원(VP)를 역임했다. 2018년 9월 삼성바이오로직스에 합류했다. 이후 3공장 담당 부사장과 공정 운영 총괄 센터장을 거쳐 2020년 대표이사에 올라 지금까지 회사를 이끌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림 사장이 수장에 오른 이후 매년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

라피 발타 한화파워시스템 대표이사 내정자는 엔진 및 가스터빈 업계에서 35년 이상 활동한 경험을 가진 전문가다. 미국인인 발타 대표 내정자는 제너럴일렉트릭(GE)와 항공우주 제조업체인 프리시즌 캐스트파츠를 거쳐 지난해 한화파워시스템에 합류했다. 그는 한화파워시스템의 압축기, 가스터빈 사업의 확장에 나설 전망이다.

이 밖에도 두산밥캣 스캇 박 부회장과 현대차 루크 동커볼케 사장, 브라이언 라토프 사장, 만프레드 하러 부사장 과 미래에셋그룹 스와럽 모한티 부회장, 삼성전자 미래사업기획단장 고한승(크리스토퍼 고)등이 국내 기업에서 근무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