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 19개 부처 장관 인선이 마무리되면서 이재명 정부의 1기 내각 밑그림이 완성됐다. 정부 출범 37일 만이다.
이재명 정부 초대 내각은 정치인 출신 9명, 관료 출신과 기업인 출신이 각각 4명, 노동계·학계 출신이 각각 1명이다. 역대 정부 기업인 장관이 1명 정도였던 것과 비교된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LG CNS 부사장을 지낸 유영민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윤석열 정부에선 벤처기업인 출신 이영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기 내각에 이름을 올렸다.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에서는 1기 내각에 기업인을 등용한 사례는 없었다.
기업인 출신 중용은 지난달 13일 이 대통령과 5대 그룹 총수와 경제 6단체장과의 간담회 발언을 통해 예견됐다.
이 대통령은 정부 인선과 관련 “가능하면 산업·경제 영역은 현장의 여러분 의견을 많이 들으려고 노력 중”이라며 인사 추천을 요청했다.
경제 부처를 중심으로 네이버(옛 NHN), 삼성, LG, 두산 등 기업 출신이 약진했다. 이 때문에 재계엔 신선하면서도 잔잔한 충격을 줬다. 이들은 이 대통령이 줄곧 강조해온 '경기 침체 극복'과 '신산업 육성'을 진두지휘하게 된다.
기업인 출신 장관 후보자를 살펴보면 먼저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는 원전 기업인 두산에너빌리티 사장(마케팅 부문장)으로 체코 두코바니 원전 신규 건설사업 수주에 힘을 보탰다. 소형모듈원전(SMR) 관련 국제 협력 등 회사의 주요 성과가 대부분 그의 손을 거쳤다는 평가다. 김 후보자는 재무부(현 기획재정부)에서 공직을 시작해 기재부 정책기획관과 한국은행 자본시장부장 등 정책·금융 분야 요직을 두루 거쳤다
LG AI연구원장 출신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는 'AI 모델 엑사원' 개발을 지휘했다. 배 후보자는 SK텔레콤과 LG경제연구원을 거쳐 2020년부터 LG AI연구원을 이끌었다. 배 후보자는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등 첨단전략산업을 이끈다.
한성숙 중소기업벤처부장관 후보자는 네이버 최고경영자(CEO) 출신이다. 한 후보자는 중소기업·소상공인 정책을 총괄하는 부처 수장으로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를 육성하고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 역할을 맡았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는 기자 출신 기업인이다. 2000년 야후코리아에 입사하며 정보기술(IT) 업계에 발을 내디뎠다. 이후 NHN(네이버)과 인터파크트리플 대표를 지냈다. 현재 CEO로 있는 놀유니버스는 지난해 말 출범한 야놀자와 인터파크트리플의 통합 법인으로, 여행·쇼핑·외식을 아우르는 종합 플랫폼이다. 최 후보자에는 K컬처 시장을 키워 대한민국의 소프트파워 역량을 높여야 하는 과제가 놓여 있다.
이들 외에도 장관급인 윤창렬 국무조정실장도 정통 관료 출신으로 지난 2023년부터 LG 그룹의 싱크탱크인 LG 글로벌전략개발원장을 지냈다. 대통령실 김용범 정책실장은 기재부 1차관 출신으로 블록체인 투자사 해시드의 자회사인 해시드오프리서치 대표로 일했다. AI 전략을 총괄하는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은 네이버클라우드 AI혁신센터장을 지냈고, 조한상 제일기획 본부장은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으로 내정됐다.
내각 인선이 마무리되면서 이번주부터 국회에서는 유임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제외한 18개 부처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 청문회가 열린다.
기업 출신 장관들에게는 저성장 침체 국면에 빠진 한국 경제의 활로를 찾아내야 하는 숙제가 놓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