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인터뷰] ‘두번할까요’ 이정현 “보자마자 출연 결정한 작품…행복한 현장이었다”
[인싸인터뷰] ‘두번할까요’ 이정현 “보자마자 출연 결정한 작품…행복한 현장이었다”
  • 승인 2019.10.1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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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정현/사진=kth
배우 이정현/사진=kth

‘명량’,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군함도’ 등 매 작품 강한 캐릭터를 맡아오던 이정현이 처음으로 로맨틱 코미디 장르로 관객을 만난다.

영화 ‘두번할까요’는 생애최초 이혼식 후, N차원 와이프 선영(이정현 분)에게서 겨우 해방된 현우(권상우 분) 앞에, 이번에는 옛 친구 상철(이종혁 분)까지 달고 다시 그녀가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세 남녀의 싱글라이프를 다룬 코믹로맨스. 영화는 결혼과 이혼, 그리고 연애에 관한 이야기를 현실감 있게 풀어내며 유쾌한 웃음을 더한다.

“영화 현장을 좋아해요. 모니터하는 공간도 좋아하고 스태프와 이야기하고 배우들과 어울리는 걸 너무 좋아하는데 그동안 어두운 역할을 많이 해서 심적으로 힘들었어요. 이번에는 현장도 좋은데 카메라 앞에서도 행복하게 연기해서 정말 좋았어요.”

촬영 당시를 회상하던 이정현은 몇 번이고 “너무 좋았다”를 반복했다. 처음 도전하는 장르에 걱정도 있었지만 좋은 배우와 감독, 스태프들 사이에서 오랜만에 캐릭터의 무게를 내려놓고 즐길 수 있었다. 

“가벼운 작품을 해보고 싶었어요. 분석 안하고 보고 관객들을 웃기는 것에 집중하는 영화. 코미디니까 이해해줄 수 있는 부분들이 있잖아요. 그런 작품이 하고 싶었던 차에 마침 시나리오가 들어와서 읽었는데 너무 좋았어요. 한 시간 만에 하겠다고 회사에 이야기했죠. 즐거운 경험이었어요. 배우도 다들 착하고 감독님도 좋은 분이라 즐겁게 촬영한 작품이에요.”

영화는 선영과 현우의 이혼식으로 시작한다. 하객들 앞에서 이혼선언문을 낭독하고 LED 화면에선 함께 서있던 두 사람이 양쪽으로 갈라진다. 조금은 황당할 수 있는 설정이지만 권상우와 이정현의 통통 튀는 연기 호흡이 이를 납득시키는데 한몫했다.

“처음에 이혼식이라는 설정 자체가 너무 말이 안 되잖아요(웃음). 이게 뭐냐고 감독님께 물었죠. 감독님은 일단 이 영화는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적 특성을 가지고 있어야 하고 선영이라는 캐릭터는 자존심이 센 아이라고 설명해줬어요. 그래서 이혼하자는 남편에게 말도 안 되는 이혼식을 요구하는데 남편이 그렇게 해서라도 이혼하자고 하니까 결국 이혼식이 진행되는 거죠. 저는 이런 장르가 처음이니까 감독님과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촬영했어요. 그리고 제가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권상우 오빠가 캐스팅됐어요. 당시 ‘탐정’ 시리즈를 재밌게 봐서 그런 모습을 연상하며 다양한 톤을 맞춰갔어요.”

지난 4월 연하의 정형외과 의사와 결혼한 이정현은 ‘두번할까요’ 촬영 중 지금의 남편을 만났다. 결혼의 대한 생각을 접었던 시기였지만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있는 이종혁, 권상우의 모습을 보며 마음이 바뀌었고 마침 좋은 짝을 만났다. 결혼한 소감을 묻자 이정현은 “촬영 마치면 되게 외로웠는데 지금은 신랑을 만나서 마음이 편해지고 외로움이 없어져서 좋다. 촬영을 마치고 기다려주는 남편이 있다는 게 너무 좋다”며 행복감을 드러냈다.

“결혼을 포기했어요. 배우 활동을 하니까 만날 기회도 없고 나이도 있어서 그냥 일만 열심히 하려고 했죠. 그런데 ‘두번할까요’ 촬영하면서 상우 오빠와 종혁 오빠를 보니까 되게 부러웠어요. 저런 가정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마침 친한 언니 지인을 통해서 소개를 받았는데 착하고 성실한 신랑을 만나게 됐죠(웃음). 보자마자 마음이 편했어요. 영화 후반부 촬영 중이었는데 이 사람과 결혼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배우 이정현/사진=kth
배우 이정현/사진=kth

‘두번할까요’ 이후 이정현은 차기작으로 영화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 ‘반도’ 개봉을 남겨두고 있다. 작품의 규모와 상관없이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스펙트럼을 넓혀온 이정현은 독립영화 나 드라마 출연에도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독립영화는 상업영화에서 다루지 않는 새로운 스토리가 나와서 항상 찾아봐요.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이후에도 독립영화 시나리오를 찾아보는데 아직 좋은 시나리오를 만나진 못했어요. 계속 보고 있어요. 독립영화는 진짜 매력 있어요. 제가 다시 배우로 올라올 수 있던 것도 독립영화의 힘이 컸어요. 드라마도 너무 하고 싶은데 안 들어와요(웃음). 진짜 하고 싶어요. 공효진 씨 나오는 드라마 너무 재밌게 보고 있어요. 손예진 씨도 드라마 들어간다는데 저도 항상 기다려요. 드라마는 대중을 더 가까이 느낄 수 있잖아요. 그게 좋은 것 같아요. 영화를 찍으면 일 년에 한 편 정도 나오니까 활동을 하는지 잘 모르시더라고요. 드라마하면 팬들도 좋아할 것 같아요. 좋은 감독님이 하는 작품이면 다 좋아요. 

개봉을 앞둔 시점에서 이정현은 의도했던 웃음과 메시지가 관객에게 잘 전달되길 바란다며 다소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 끝으로 그녀는 예비관객들에게 코미디 장르인 만큼 열린 마음으로 봐주시길 당부했다. 

“어떤 평을 기대하기 보다는 이런 다양한 작품이 자주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재밌게 보는 관객이 있다면 그게 가장 큰 선물이고요. 매번 개봉 때마다 긴장돼요. 할 줄 아는 게 연기인데 작품이 잘 안되면 이후 활동에 지장도 생기잖아요. 그런 부분도 걱정되죠. 이 영화는 코미디 영화니까 웃다가 가셨으면 좋겠어요. 요즘 복잡한 일도 많은데 생각 없이 실컷 웃고 가셨으면 해요.”

[뉴스인사이드 정찬혁 기자 hyuck2@newsinsid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