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부채, 소득 1.5배…빚 늘어나는 속도, 소득의 2.8배
가계 부채, 소득 1.5배…빚 늘어나는 속도, 소득의 2.8배
  • 승인 2016.06.30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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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계 부채, 소득 1.5배 /사진= 뉴시스

2016년 1분기 우리나라 가계의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145.6%로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한국은행이 30일 국회에 제출한 '2016년 6월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3월말 기준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가계신용 통계 기준) 비율은 145.6%로 지난해 9월말(140.7%)에 비해 4.9%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2005년에서 2014년까지 최근 10년의 연평균 상승폭인 3.1%포인트를 웃도는 수치다.

올 1분기 가계부채는 전년 동기 대비 11.4% 늘었지만 동기간 처분가능소득은 4.1% 증가했다. 빚이 늘어나는 속도가 소득의 2.8배에 달하는 셈이다.

가계의 처분가능소득 대비 부채상환지출 비율은 지난해 4분기 기준 36.9%로 전년 동기(37.7%) 대비 0.8%포인트 하락했다. 소득 100만원 중 약 40만원은 빚을 갚는 데 쓰였다는 의미다.

처분가능소득의 증가세가 둔화했음에도 부채상환지출 비율이 소폭 감소한 것은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이자비용 지출이 감소한 영향이다.

가계부채는 3월말 기준 1223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4% 늘었다. 가계부채의 증가폭은 2014년 3분기부터 꾸준히 커지고 있다.

차주의 상환능력 심사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하기로 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시행된 뒤 은행권의 신규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둔화했다. 하지만 집단대출이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고 제2금융권의 가계대출도 늘어난 여파로 가계부채는 높은 증가세를 이어갔다.

한은은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앞으로 가계부채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과다부채가구나 저소득가구 등을 중심으로 부실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가계의 소득을 증대하고 부채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가계의 금융자산 대비 금융부채 비율(자금순환통계 기준)은 지난해 12월말 기준 44.8%로 지난해 6월말(44.0%) 대비 0.8%포인트 상승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금융부채의 규모가 9.8% 커질 동안 금융자산은 9.6% 늘어 금융부채의 증가율을 따라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가계 금융자산의 형태별 비중을 보면, 현금·예금이 43.1%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보험·연금(31.1%)과 주식(19.4%)이 뒤를 이었다.

[스타서울TV 정찬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