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화정’ 한주완 “사회에 빛과 소금되자… 지금은 목적의식 정비할 때”
[SS인터뷰] ‘화정’ 한주완 “사회에 빛과 소금되자… 지금은 목적의식 정비할 때”
  • 승인 2015.10.1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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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봄 4월에 시작한 드라마가 아직은 무더위가 남은 9월에 종영을 맞았다. 고귀한 신분인 공주로 태어났으나 권력 투쟁 속에서 죽은 사람으로 위장한 채 살아간 정명공주의 삶을 다룬 MBC 드라마 ‘화정’이 안방극장에서 퇴장했다. 종방연까지 마친 10월, ‘화정’에서 애 닳은 짝사랑을 보여준 한주완을 마주했다.

정명공주(이연희 분), 광해(차승원 분), 인조(김재원 분), 홍주원(서강준 분) 등 실존인물이 다수 등장하는 ‘화정’에서 왕실 재산도 우스울 만큼의 막대한 재산을 가진 가문의 유일한 후계자 강인우를 연기한 한주완. 홍주원 정명공주와 삼각관계부터 아버지 강주선(조성하 분) 대감과의 이야기를 깊고, 신중하게 털어놨다.

“시원섭섭해요. 50부작의 대장정을 마쳤다는 게 시원하고, 촬영 동안 사람들에게 더 잘하지 못한 게 아쉬움이 남아요. 현장에 도착하면 서로 인사하는 것을 좋아해요. 하지만 정서적인 컨디션을 조절해야 하잖아요. 심각한 장면인데 리허설 하러 가면서 밝게 인사를 하면 심리적으로 풀어지죠. 하지만 스태프들은 제 상태를 모르잖아요. 그런 부분이 아쉬움이 있어요.”

   
 

‘화정’이 중반 인조반정 뿐 아니라, 후반부로 달려갈수록 역사 고증에 입각해 많은 사람들이 죽음을 맞거나 사라졌다. 역사가 스포일러라고, 등장인물의 결말이 대충 짐작 갔지만 강인우는 아니었다. 강인우의 최후는 다소 슬프고, 비참했다. 위기에 몰리자 광기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준 아버지 강주선이 쏜 총에 죽음을 맞았다. 벗 홍주원의 품에서 죽음을 맞고, 마지막으로 평생 마음에 담아둔 여자에게 마음도 털어놨다.

“시청자들이 생각하는 것과 달리 심플하게 접근했어요. 이미 그 전에 칼에 찔려서 상태가 좋지 않아서 정신력으로 버티는 상황이었어요. 아버지의 선택을 예상했기 때문에 그 장소로 간 거죠. 홍주원도 보호하고, 아버지도 보호한 거죠. 총을 내려놨다 다시 드는 아버지의 모습에 인우는 본능적으로 움직였어요. 미동하지 않는 주원이를 보고 죽음을 결심했다는 생각에 몸을 날린 거죠. 홍주원과 정명의 가치에 동요됐고 인우는 선택을 했죠. 홍주원을 보호한 것은 정명공주를 보호한 거 에요. 그리고 죽기 전에 정명 공주에게 제 속내를 얘기했고요.”

   
 

신분계급이 확실한 조선시대, 명문가 자제였지만 어머니가 노비라는 태생적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부는 막대했다. 현대 사회로 친다면, 재물만 본다면 강인우는 ‘금수저’임에 틀림없었다. 하지만 강인우는 그 금수저를, 금수저를 유지할 수 있는 구조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아버지 강주선과의 대립 역시 피할 수 없었다.

“사는 게 비슷해요. 지금 자식들이 부모님 말씀 안 듣잖아요. 멀리 떨어져 있는 게 아니에요. 아버지에 대한 미움이 있었고, 태생적 결핍, 분노가 있었죠. 윤씨부인, 강주선 대감이 밉고, 아버지는 마피아 사업을 벌이고. 사회적으로 덕망 있고 존경받는 아버지가 가식적으로 보였겠죠. 아버지와 대립이 있었겠죠. 근데 강인우는 마지막에 아버지 등에 칼을 꽂죠. 어려운 부분이에요. 연기하기 어렵죠. 삶의 방향이 마음에 안 든다고 칼을 꽂는 걸 보면 독한 놈이죠. 그리고 그만큼 정의를 향한 소신이 무섭다는 거고요. 강자에게 퍼주고,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모습이 싫었겠죠. 한량, 현실주의자였던 강인우가 정명공주, 홍주원의 이상적 가치관에 매료돼 이입을 한 거죠.”

드라마의 엔딩은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종영을 앞두고 정명공주와 홍주원 그리고 강인우가 바빠졌다. 한주완은 50부작에서 두 번 단독 엔딩을 했다.

“48회, 49회에 두 번이나 단독 엔딩을 했어요. 두 번 엔딩 잡은 거면 다 한 거 에요.(웃음)”

친구 홍주원과 혼례를 치르고 아들 딸 낳고 오순도순 사는 정명공주 곁에서 강인우는 ‘짠한’ 짝사랑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보여줬다. 자신이 죽음을 맞기 전에도 강인우는 정명공주에게 자신의 마음을 털어 놓은 적이 있었다. ‘흑화된 킹메이커’ ‘한량’ ‘현실주의자’를 뒤로하고 그 순간은 오롯이 ‘짠내 나는 짝사랑남’이었다.

“키다리 아저씨처럼, 자원봉사자처럼 정명공주의 곁에 있는 게 더 안타까웠어요. 저의 어머니도 ‘안타깝더라’라고 문자를 보내셨어요. 하지만 이미 안 되잖아요. 강인우는 쓸쓸하고 명예로웠어요. 삼각관계에서 흔들렸지만 정리했고 욕망이 큰 것에 비해 쿨했어요. 명예를 굉장히 중시했기 때문에 쿨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해요. 자신의 힘을 이용해 왜곡된 욕망을 보여줄 수 있었지만 돌아왔잖아요. 가치 있는 삶이 무엇인지 보여준 거죠.”

   
 

한주완은 SNS를 통해 촬영현장을 공유하거나, 또 자신이 본 영화의 감상을 남긴다. 이런 과정에 대해 물었을 때 한주완은 “저 배우에요”라며 웃었다. 생각을 글로 남기는 과정은 간단하면서도 넘기기 쉽다.

“메모를 하고 기록을 하려고 노력해요. 생각으로만 품다보면 버려지는 것 같아서요. 활자화 시킬 때 뭔가 정리가 되고 메모리가 되는 거죠. 그걸 기록하면 무에서 유가 되는 거잖아요.”

KBS 주말극 ‘왕가네 식구들’로 안방극장에 나타난 한주완의 데뷔는 성공적이었다. 그해 연기대상에서 신인상 트로피를 챙겼다. 공백기 없이 단막극, KBS 2TV ‘조선총잡이’에 캐스팅 됐다. MBC 월화극인 ‘화정’까지 출연하며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완성했다.

“배우를 시작할 때 사회 구성원으로 빛과 소금이 되자고 생각했어요. 지금 그 부분에 반성을 하고 있어요. 목적의식을 가지고 굳건히 정비할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해이해진 부분도 있고요. 일 자체에 대한 피곤함은 없어요. 천직인 것 같아요. 좋은 이야기와 좋은 작품을 할 때, 몸과 마음이 지친 것에 대한 보상이 있고, 작업을 하면 ‘힘듦’에 영향을 받지 않아요. 작품을 마무리 하고 그 피로가 올지언정 그 순간에는 그거에 꽂혀서 집중을 하죠.”

웹드라마 ‘간서치 열전’을 포함해 ‘조선총잡이’ ‘화정’에서 상투를 튼 한주완. 식상하지만 마무리를 위한 질문으로 올해 계획을 물었다.

“차기작을 재밌게, 집중해서 잘 할 생각이에요. 아직 어떤 작품을 할지 모르겠어요. 현대물을 하지 않을까요?”

두루마기에 갓을 쓰고 가죽신을 신은 꽃선비가 아닌, 수트 혹은 청바지에 티셔츠를 입은 한주완을 볼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스타서울TV 이현지 기자

사진 = 고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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