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 인터뷰] 임지연이 말하는 상류사회, 문자지이 그리고 신비주의
[SS 인터뷰] 임지연이 말하는 상류사회, 문자지이 그리고 신비주의
  • 승인 2015.08.23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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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서울TV 이현지 기자] 2014년을 이렇게 행복하게 보낼 수 있나 싶을 정도로 알차게 보낸 여배우가 있다. 영화 ‘인간중독’으로 데뷔한 임지연은 이 작품으로 제 51회 대종상 영화제 신인여우상, 제34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신인여우상, 제23회 부일영화상 신인여자연기상을 품에 안았다. 차기작인 영화 ‘간신’에 이어 SBS ‘정글에 법칙’으로 인도차이나를 다녀오기도 했다. 그러다 지난 7월 종영한 SBS ‘상류사회’까지 달려왔다. 내 이름은 이지이, 거꾸로 해도 이지이라고 외치는 신데렐라를 거부하는 신데렐라다.

‘상류사회’는 임지연의 첫 드라마다. 스크린에만 나오던 배우가 드라마에서 처음으로 자신을 보여준 것. ‘정글의 법칙’으로 9주를 TV에 출연하긴 했지만 이는 ‘자연인’ 임지연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2달 동안의 드라마에 출연하면서 받은 느낌은 어땠을까?

“피드백이 오니까 그게 무섭더라고요. 나중에는 도움이 돼 수용한 것도 있어요. 그런 게 드라마 장점이에요. 창수와 지이가 ‘꽁냥’ 거리는 게 반응이 좋아서 저도 연기를 할 때 동기부여가 됐어요. 저도 몰랐던 부분을 시청자들이 보시더라고요. 저는 이지이의 연애를 계산 적이고 계획적으로 한 게 아니었어요. 지이는 솔직하게 표현하는 게 창수한테 색다르게 다가갔어요. 그걸 밀당이라고 보시는 분들이 있었어요. 그래서 밀당을 해야 할 것 같은 부담감이 들기도 해서 이런 게 재미있었어요.”

   
 

연애고수 밀당의 고수라고 불리은 이지이는 연인사이에 저지르지 말아야 할 행동을 했다. 최악의 이별 방법으로 종종 꼽히는 문자통보. “이제 우리 영화 그만 찍어요. 현실로 돌아갑니다”란 이별 통보에 유창수는 “너 아주 개매너다”라고 빈정거렸다. 이를 두고 시청자들은 이지이에게 ‘문자지이’란 별명을 붙여줬다. 이때 이지이의 속마음은 어땠을까?

“‘문자지이’가 웃겨요. 문자와 지이가 잘 어울려요(웃음). 그전에 헤어지네 마네 했다가 현실에 마주했잖아요. 그 헤어짐이 대본에 나왔는데 그대로 표현하고 싶었어요, 그럴 수 밖에 없는 지이의 입장을 이해하려고 했어요. 창수 어머니 때문에 쫓겨나게 됐을 때 ‘현실은 꿈보다 강하다’는 대사가 나오잖아요. 헤어지자고 한 게 창수에게 잡아달라고 하고 한 말은 아니었어요.”

남자와 여자가 만나 서로를 좋아하는데 누가 더 좋아하는지 뭐가 중요하겠느냐만은 좋으면 좋다, 보고싶으면 보고싶다고 숨김없이 ‘꽁냥질’을 해대는 유창수(박형식 분) 이지이 커플에게는 궁금했다. 임지연에게 박형식에게도 같은 질문을 했다고 하자 “뭐라고 대답했느냐”라며 궁금해 했다. 박형식의 대답은 유창수였다.

“창수가 더 좋아한 것 같아요. 창수를 변화 시킨 최초의 인물이 이지이잖아요. 어떻게 보면 자기밖에 몰랐던, 계급의식을 버릴 수 없는 창수를 변화시켰고 그 사람 인생에서 큰 자리를 차지했죠. 창수한테 지이는 그런 존재에요.

또 하나, 이지이의 스스럼 없는 행동이 시청자들의 오해를 산 게 있다. 절친 장윤하(유이 분)가 최준기(성준 분)과 이별한 후, 준기와 함께 술을 마신 것.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어떻게 친구의 헤어진 남자친구와 술을 마실 수 있느냐”라고 열변을 토했다. 아무리 감정이 없어도 만나면 안된다는 게 시청자들의 입장. 심지어 술을 마신 후 장윤하, 최준기, 이지이, 유창수는 한 자리에서 만난다. 임지연에게 이를 위한 변을 요청했다.

“그 부분이 묘한 긴장감이 있었어요. 네 명이 만나는 장면이요. 지이는 준기를 생각하는 게 학교 선생님을 좋아하는 마음이에요. 멋있는 동경의 대상이죠. 그런 마음뿐이 없어요. 지이 입장에서는 개의치 않았죠. 윤하와 준기가 헤어졌다고 해서 저까지 그럴 필요가 있나? 윤하에게 눈치가 없는 게 아니라 전 준기의 상황을 이해하는 거죠. 윤하한테 준기의 입장을 설명해 주잖아요. 전 준기와 같은 처지니까요.”

   
 

불평등한 계급 속, 절름발이 사랑을 하는 청춘의 애환을 그린 작품이 ‘상류사회’다. 드라마라고 해서 이 불완전한 청춘들의 사랑이 꼭 해피엔딩이란 법도 없다. 방송 내내 불평등한 계급의 차이를 여실히 확인시켜 줬으니 새드엔딩을 예감한 시청자들도 있을 거다. 임지연은 ‘해피엔딩’을 꿈꿨다.

“촬영하면서 해피엔딩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진행 될수록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런데 지이도 결국은 남자 집안에 반대하는 결혼을 안 하고 창수도 어쩔 수 없이 포기를 하는 생각도 했어요. 마지막에 네 명이 모이는 장면은 정말 재미있었어요. 제가 임신을 해서 그 상황이 웃겼어요. 지이와 창수의 뒷이야기를 상상해 봤는데 쌍둥이 낳고 잘 살 것 같아요. 촬영할 때 임신 6~7개월 분장을 준비했는데 제가 몸이 작아서 배가 더 커보였어요. 사람들이 곧 나오겠다고 장난을 쳤는데 전 쌍둥이라고 했죠(웃음). 지이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매력을 살려 CS팀에서 좋은 커리어우먼이 됐을 거예요. 창수는 지이를 통해 가정적으로 변하고 시어머니는 지이한테 반해서 창수를 괴롭힐 것 같아요.”

이지이는 사랑할 수밖에 없는 캐릭터다. 꼭 남자한테 사랑받는 게 아니라 여자에게도 그렇다. 긍정 에너지는 친구를 하고 싶고, 곁에 두고 싶에 만든다. 임지연의 이지이는 어떻게 만들어 졌을까?

“지이란 캐릭터가 저로 출발한 것은 맞아요. 제 성격이랑 제스처, 애교를 가져다 쓰고 싶었어요. 오버스러워도 해보자였죠. 감독님한테 마음껏 할 테니 오버한다면 편집해달라고 부탁을 드렸어요. 창수, 윤하, 준기와 호흡을 맞추면서 차근차근 쌓는다고 생각했어요. 지이란 캐릭터가 시청자, 상대 배우들에게 힐링이 됐으면 좋겠다 싶었죠. 여자라면 ‘나도 지이같은 사랑을 받아보고 싶다’란 생각이 들게요. ‘상류사회’를 마치면서 아쉬운 것도 많고 부족한 것도 있었어요. 자기 연기 보고 아쉽지 않으면 그게 이상한 거잖아요. 테크닉 적으로 아쉬운 것도 있고요. 최선을 다해 2개월을 달려왔고 성숙해 지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대중들은 여배우이면서 인도차이나에 다녀오고, 생방송 연예정보 프로그램을 하는 임지연의 모습이 반가우면서도 신기할 거다. ‘인간중독’으로 데뷔한 후 ‘신비주의’가 따라다녔다. ‘상류사회’는 그 신비주의를 벗게 한 작품이었다.

“저는 제 모습대로 하는 게 편해요. 신비주의 이미지 고집해서 신비롭고 차분하고 여성스럽고 한정적인 이미지로 가고 싶은 생각이 없어요. 데뷔가 ‘인간중독’라 그런 생각을 많이 하시는 것 같아요. 엄청나게 망가진 역할이라도 느낌이 오면 좋아요.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실제로 전 여성스럽지도 않고요. 지이는 여성스럽잖아요. 더 시끄럽고 남자 같은 역할도 해보고 싶어요.”

‘인간중독’ 첫 촬영에서 임지연은 “배우 임지연의 첫 촬영을 축하한다”는 말에 배우임을 실감했다. 이상하게 묘한 그 기분을 느끼며 대중 앞에 2년 여 동안 그 모습을 보여줬다. 그 이후 임지연이 가지는 목표는 자유로워지고 있다.

“하고 싶은 게 연기에요. 즐거운 것을 하고,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데뷔 후에 여러 작품을 할 수 있다는 게 행복하죠. 사실 얼떨떨해요. 이제 걸음마를 갓 뗐으니까 꾸준히 하고 싶어요. 조급한 마음 없이. 저도 이렇게 여러 작품을 하게 될 줄 몰랐어요. 운이 좋았고 기회를 잘 잡았어요. 회사 도움도 있었고요. 배우를 하려고 준비하는 많은 친구들이 있잖아요. 누구에게나 기회는 와요. 자주 올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어요.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달려있어요. 전 그 기회가 빨리 왔죠.”

‘상류사회’가 끝나기도 전에 임지연의 또 다른 작품(?) 소식이 들려왔다. MBC ‘섹션TV연예통신’의 MC 자리를 꿰찬 것. 오는 9월부터는 영화 촬영도 시작한다. 이지이는 떠났지만 우리는 계속해서 임지연을 만날 수 있다.

“올해를 되돌아보면 정신이 없어요. 쉬지를 못했거든요. ‘간신’ 촬영 끝나고 후반작업하면서 정글을 다녀오고 ‘간신’ 개봉하고 ‘상류사회’를 촬영했어요.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 모르겠어요. 9월에 ‘키 오브 라이프’ 촬영을 하는데 설레요. ‘상류사회’ 이후 차기작이니까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사진=고대현 기자 / 영상= 이현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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