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빅매치’ 이정재 “그 나이에 액션신? 오기 생겼다”
[SS인터뷰] ‘빅매치’ 이정재 “그 나이에 액션신? 오기 생겼다”
  • 승인 2014.11.27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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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TV l 이제나 기자] 이정재(41)는 여운을 남기는 배우다. 데뷔 후 2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그는 부지런히 영화를 찍었다. 작품에 들어가 매순간을 불태우고 다시 원래의 자신으로 돌아와 있는 그에게서 ‘이정재’라는 브랜드에 숨겨진 묵직한 존재감이 느껴졌다. 그것이 그의 작품을 다시 찾게 만드는 힘이 아닐까. 그는 미래의 결과를 예측하거나 구체적인 흥행 성적을 세우고 작품에 임하는 것이 아닌, 시나리오를 읽는 그 순간과 캐릭터에 대한 감정적 끌림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렇게 지금껏 다양한 인물을 소화해낸 이정재는 “저는 이런 사람이에요” 식의 멘트를 더하지 않았다. 배우에게 이미지란 목숨과도 같음을 아는 듯이.

26일 개봉하는 영화 ‘빅매치’는 도심 전체를 무대로 천재 악당으로부터 형을 구하기 위한 최익호의 무한 질주를 그린 초특급 오락 액션이다. 극중 이정재는 타고난 승부사 기질과 집념을 가진 불굴의 파이터 최익호를 연기했다.

“이 타이밍에서 에서 좀 경쾌하고 풀어진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좋겠다 싶었죠”

이정재는 영화 ‘박대박’(1997) ‘오! 브라더스’(2003) ‘1724 기방난동사건’(2008)으로 코믹한 연기에 도전한 바 있다. 이후 6년 만에 그는 한층 업그레이드된 코믹 연기로 대중 앞에 섰다.

“‘관상’을 끝내고 바로 쉬지 않고 영화를 하고 싶었어요. 특히 에너지와 유쾌함이 공존하는 캐릭터를 보여드리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했을 때 이 시나리오가 눈에 들어왔죠. 내 욕심일지는 모르지만 관객들에게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욕망이 있거든요. 이 타이밍에서 풀어진 모습을 연기하는 것도 좋겠다 싶었죠. 영화 안에서 재밌고 유쾌하게 연기하는 모습이 관객들에게 잘 부각되길 바랐는데, 시사회를 보신 분들이 너무 재미있다고 해주셔서 감사드려요. 사실 저는 꽤 많이 웃었어요.”

   
 

“이정재하면 당연히 몸이 좋지 않느냐고 하시는데 익호(영화 속 캐릭터 ‘최익호’)를 위해 1년 동안 몸을 만들고 훈련을 했어요”

영화 ‘빅매치’에서 격투기 선수 역을 맡은 이정재는 실제 액션신의 90% 이상을 직접 소화했다. 그러다 보니 훈련 과정부터 크고 작은 부상이 많았다. 그는 격투기 선수의 몸을 만듦과 동시에 완벽한 액션을 선보이기 위해 아침에 눈을 뜨면 먹고, 오후엔 운동하고 또 저녁에 먹다 잠이 들며 1년을 살았다. 그의 노력을 지켜본 지인들은 관객들이 몰라주면 어떡하냐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절친 정우성도 그 중 하나였다.

“(정우성이) 걱정을 많이 했어요. 그냥 다치지만 말라고 했죠”

앞서 영화 ‘놈놈놈’ ‘신의 한수’ 등 먼저 액션 영화를 선보인 절친 정우성의 우려는 어쩌면 당연했다. 그 역시 두 영화를 촬영하는 동안 잔부상을 달고 살았다.

“액션영화 찍으면 구르고 넘어지는 게 다반사죠. 타박상은 달고 사는 거고, 약간의 골절도 항상 있는 사고여서 주로 그런 것에 관한 조언을 해줬어요. 그런데 ‘빅매치’ 촬영 중 어깨 힘줄이 끊어지는 부상을 입었죠. 커피 잔이나 밥숟가락도 못 들었으니까요. 그래서 오른 손으로 해야 되는 동작을 왼손으로 바꿔서 촬영하기도 했죠.”

   
 

다양한 장르에서 꽤 많은 변신을 거듭해온 이정재가 오락 액션 영화인 ‘빅매치’를 선택한 것은 어쩌면 의외라고 보여 질 수 있다. 하지만 이 선택은 그의 고집의 결과다.

“남들이 이런 것은 좀 어렵지 않아? 그러는 순간 승부욕이 발동해요”

이정재가 차기작으로 ‘빅매치’를 결정하자 주변의 만류가 이어졌다. 고강도 액션과 힘든 촬영이 이어질 게 분명했다. 또 ‘최익호’ 캐릭터와 이정재를 놓고 나이대가 맞지 않는다는 부정적 의견도 들렸다.

“다들 ‘빅매치’ 하는 것을 말리는 분위기 였어요. 그런데 제가 하고 싶어서 한다고 했죠. 또 액션도 많고 몸을 써야 되는데 ‘이런 건 젊은 친구가 해야 되는 거 아니야’라는 식의 이야기에 발끈하게 됐고요. 촬영에 들어가서는 ‘이런 동작은 어려우니 무술팀이 해야된다’라는 말을 들으면 승부욕이 발동해요. 그럼 제가 ‘왜요? 제가 해볼게요’라고 답하곤 했죠.”

“흥행의 감? 다른 부분은 많이 늘었는데 그건 정말 모르겠다”

‘빅매치’는 현재 한국 극장가에서 무서운 기세로 인기몰이 중인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인터스텔라’와 오는 12월 17일 개봉을 확정한 배우 황정민 주연의 ‘국제시장’과 맞붙게 됐다. 이정재와 황정민은 앞서 지난 2013년, 전국에 ‘브라더’ 열풍을 몰고 온 영화 ‘신세계’에서 의형제로 열연한 바 있다.

“‘국제시장’은 저 역시 굉장히 기대하는 작품이에요. ‘빅매치’와는 영화적 색깔이 워낙에 다르니까 ‘명량’과 ‘해적’처럼, 같은 시기라도 두 작품 모두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이죠. 또 영화적 완성도에 따라 관객들이 찾는 영화도 달라지지 않을까 싶어요. 시대의 분위기와 맞는지도 중요할 수 있고요. 전 아직도 흥행에 대한 감을 모르겠어요. 다른 부분은 그동안 조금씩 늘은 것 같은데 그 부분은 전혀 늘지 않네요. 하하”

   
 

이정재는 차기작으로 전작인 ‘도둑들’을 연출한 최동훈 감독의 ‘암살’을 선택했다. 이 작품에서 이정재가 맡은 역은 임시정부요원이다. 민감한 상황인 만큼 영화에서 악역을 연기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시나리오가 좋았어요. 또 악역이지만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는 인물이기에 캐릭터에 대한 관심이 생겼죠. 새로운 캐릭터를 한다는 것에 대한 흥분도 있어요. 재미있는 작업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이정재는 인터뷰 내내 관객이라는 말을 가장 많이 입에 올렸다. 그에게 관객은 끊임없이 열정을 되살리게 만드는 존재인 것이다. 관객을 위해 자신이 맡은 캐릭터와 작품의 완성도를 고민하는 배우. 그에게 관객은 오롯이 영화가 진행되는 모든 과정을 쫓게 만드는 원동력인 셈이다.

SSTV 이제나 기자 sstvpress@naver.com

이정재 / 사진 = 씨제스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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