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걸밴드' 스윙즈, "편 가르는 세상은 싫어. '찌찌뽕' 할래요!"
[SS인터뷰] '걸밴드' 스윙즈, "편 가르는 세상은 싫어. '찌찌뽕' 할래요!"
  • 승인 2011.11.09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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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마음을 흔들어 버리겠다는 스윙즈(왼쪽부터 미선, 아짱, 해인)ⓒSSTV 고대현 기자

<걸밴드 스윙즈 인터뷰 영상 : 황예린 PD>

[SSTV l 유수경 기자] 대화를 하다가 두 사람이 동시에 같은 말을 할 때, 흔히 상대방의 팔이나 뺨을 꼬집으면서 "찌찌뽕!"이라고 외친다. 이것은 대화 당사자들끼리 나름의 주문과 행동양식으로 '우리가 서로 통했다'는 것을 기념하는 행위다. 주로 청소년들 사이에서 흔히 사용되는 이 "찌찌뽕"을 노래로 만든, 발랄함으로 무장한 세 소녀가 있다. 바로 걸밴드 스윙즈(해인 18 보컬 기타, 미선 19 베이스, 아짱 18 드럼)다.

한국 락밴드들의 주축이 남성밴드 혹은 남녀혼성밴드들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여성들로만 구성된 락밴드 스윙즈는 새롭다. 물론 국내에도 여성밴드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나, 그 수가 현저히 적은 데다 활동 상황도 그다지 좋지 않았던 게 사실. 하지만 이러한 현실에 반기를 들며, 여성 락밴드의 대중화에 앞장서겠다는 당찬 포부를 가진 세 소녀 해인, 미선, 아짱을 만났다.

"스윙즈는 해피락(HAPPY ROCK)을 추구하는 밴드에요. 스윙(SWING)이라는 단어가 '흔들리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음악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어버리겠다는 저희의 강한 의지를 담아 스윙즈라는 그룹명이 탄생하게 됐습니다."(해인)

범상치 않은 외모에 거침없는 말투, 시원시원한 성격답게 해인은 팀 소개도 시원하게 정리했다. 해인과 동갑내기이자, 팀 내에서 '드럼과 코러스, 미식가' 역할을 맡고 있다는 아짱은 본명인 아현을 일본식으로 "아현짱"이라고 부르다 '아짱'이 됐다고. 다소 차분해 보이는 맏언니 미선은 통통 튀는 두 동생들 사이에서 팀의 리더답게 중심을 잘 잡아나가고 있었다.

"저희는 처음 대구의 실용음악학원에서 만났어요. 당시에는 아이돌 가수를 꿈꾸기도 했지만 학원에 계시던 프로듀서님이 악기를 한번 배워보지 않겠냐고 권하셔서 밴드음악을 접하게 됐습니다. 결국 합주의 매력에 빠져서 밴드까지 결성하게 됐죠."(미선)

이들은 광주 청소년 락밴드 콘테스트에서 대상을 수상한 이후, 대구 청소년 락밴드 경연대회 동상, 울산 청소년 락밴드 경연대회 금상을 수상하면서 자신감을 얻고 좀 더 본격적인 음악활동에 매진하게 됐다.

"경북권에서 활동할 때 M.net '슈퍼스타 K3' 참가 그룹인 헤이즈와도 몇 번 마주친 적이 있어요. 저희도 공개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가볼 생각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았어요. 나중에라도 기회가 닿는다면 꼭 나가보고 싶어요."(아짱)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어 버리겠다는 스윙즈(왼쪽부터 미선, 아짱, 해인)ⓒSSTV 고대현 기자

부푼 꿈을 안고 서울로 상경한 이들은 홍대 인디밴드들의 공연을 보면서 자신들의 취약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락음반 전문 프로듀서와 트레이닝을 시작했다. 그러나 현실적인 장벽도 만만치 않았다.

"저는 지금도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어요. 집에서 생활비를 보내줄 수 없는 상황이라 녹음실에서 저작권을 체크하는 일을 하는데, 그러다 보니 연습시간도 많이 뺏기지만 이해해 주는 멤버들이 너무 고마워요."(아짱)

"사실 일반학교에서는 음악활동을 병행하기가 어렵고 예술 고등학교를 가자니 학비도 너무 많이 드는데다가, 저희는 입시 위주로 음악을 공부할 것이 아니기 때문에 결국 아짱과 저는 자퇴를 하게 됐어요."(해인)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 힘든 일들을 음악에 대한 열정 하나만으로 감내해 왔기 때문일까. 그들의 눈빛 속에는 왠지 모를 외로움과 깊이 있는 슬픔이 배여 있었다. 이러한 소녀들의 감성은 노래에서도 고스란히 묻어난다. 자작곡 3곡이 실려 있는 이번 앨범은 사회 저항적이고 비판적인 가사가 많다.

"편 가르지 말고 다 같이 서로 이해하고 화합하면서 잘 지낼 수 있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어요. 락음악은 세상을 바꾸는 힘이 있다고 믿어요. 학교에서, 사회에서 짜여진 틀에 갇힌 채 '이것도 안돼, 저것도 안돼'라는 말만 듣고 살기보다는 좀 더 자유롭고 행복한 세상에서 살고 싶습니다."(해인)

"옆집동생, 옆집언니 같은 친근한 이미지로 대중들에게 다가서고 싶어요. 부담 없이 편하게 들을 수 있으면서도 저희가 하고자 하는 얘기가 사람들에게 전해진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죠. 억압된 사람들의 마음속을 뻥 뚫어줄 수 있는 음악을 들려드리고 싶어요."(미선)

스윙즈의 앨범은 재미있고 신난다. 화려하고 어려운 음악적 표현을 스윙즈 멤버들 스스로가 거부한다. 강렬한 락기타 사운드에 일렉트로닉과 어쿠스틱 사운드의 기법을 첨가한 시도 자체가 10대 소녀들의 음악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앨범이다.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어 버리겠다는 스윙즈(왼쪽부터 미선, 아짱, 해인)ⓒSSTV 고대현 기자

기성세대가 만들어놓은 세상이 조금은 혼란스럽고 숨 막힌다는 스윙즈는 보다 따뜻한 세상에 대한 갈망이 무엇보다도 강해보였다. 이러한 감정들을 음악으로 토해 내는 그들은 10대라는 나이에 걸맞지 않는 진지함과 진정성을 갖추고 있었다. 하지만 "좋아하는 연예인이 누구냐"는 질문에 얼굴까지 빨개지며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은 영락없는 10대 소녀들이다.

"저는 원래 푸근한 스타일을 좋아해서 이수근 씨, 백일섭 씨가 이상형이에요. 아이돌 가수 중에서는 그룹 슈퍼주니어의 신동 씨를 좋아했는데 다이어트 이후 너무 잘생겨 지셨더라고요. 그래서 제 이상형과는 조금 멀어지고 있어요."(아짱)

"솔직히 저는 아짱과는 반대로 잘생긴 남자를 좋아해서 배우 공유 씨와 그룹 JYJ의 김재중 씨가 너무 좋아요."(미선)

"전 어릴 때부터 에프티아일랜드의 최종훈 씨를 좋아했는데 점점 현실성 없는 꽃미남 외모로 변하시더라고요. 물론 그래서 더 좋아졌죠."(해인)

앞다투어 자신의 이상형을 고백한 스윙즈 세 멤버는 거친 락정신 뒤에 소녀다운 순수함과 풋풋함이 감춰져 있었다. 아직 이렇다 할 사랑을 못해봐서 사랑을 소재로는 노래를 만들어 본 적이 없다는 그들. 그저 지금은 좋아하는 락음악을 할 수 있고, 공연장에서 사람들의 뜨거운 열기를 느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는 스윙즈. "락음악이 남자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겠다"는 자신감 넘치는 발언만큼 세 소녀의 아름다운 꽃봉오리가 활짝 피어나는 순간이 머지않아 찾아오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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