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박희순, “‘의뢰인’은 배우로서의 ‘의미 있는 쉼표’”
[SS인터뷰] 박희순, “‘의뢰인’은 배우로서의 ‘의미 있는 쉼표’”
  • 승인 2011.10.07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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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의뢰인'으로 팬들 곁은 찾은 박희순 ⓒ SSTV 고대현 기자

[SSTV l 이금준 기자] “영화에 스트레이트만 있어야 하는 게 아니잖아요. 잽도 있어야죠.”

배우 박희순. 카멜레온처럼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는 그가 돌아왔다. 그동안 각종 영화에서 인간적인 매력을 발산, 어느덧 주연의 자리를 꿰찬 박희순이 ‘의뢰인’에서는 그 자리를 잠시 내어주고 한걸음 물러난 연기로 관객들을 찾았다.

그가 출연한 ‘의뢰인’은 시체가 사라진 살인 사건의 유일한 용의자를 두고 검사와 변호사가 벌이는 공방을 그린 본격 법정스릴러 물이다. 특히 국내에서 지난 2008년에 시행된 국민참여재판에 모티브를 얻어 배심원이라는 설정을 바탕으로 극이 전개된다.

박희순은 이 영화에서 승리를 확신하고 용의자의 유죄를 입증하려는 검사 안민호 역을 맡았다. 그는 극중 냉철하고 이성적인 카리스마를 지니고 있지만 자신의 정의를 입증하기 위해 때로는 무리한 수사와 편법을 사용해 문제가 되기도 한다.

사실 그는 검사 안민호 역을 처음에는 고사했었다. 법정 스릴러라는 장르적 특성과 함께 검사라는 정형화 된 인물에 자칫 자신의 연기가 갇혀 버릴까 하는 걱정이 앞선 탓이었다. 하지만 시나리오는 1년을 돌아 다시 그에게로 찾아왔고 박희순은 결단을 내렸다.

“검사 캐릭터를 박희순만의 새로운 이미지로 형상화 시킬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많았습니다. 그러다 감독님을 만나 뵙고 수정된 대본을 봤더니 다시 욕심이 생겼죠. 제게 안민호라는 역할은 또 하나의 도전이었습니다.”

   
영화 '의뢰인'으로 팬들 곁은 찾은 박희순 ⓒ SSTV 고대현 기자

이와 함께 박희순이 ‘의뢰인’을 선택하게 된 데에는 동료 배우들의 힘이 컸다. 내로라하는 연기파 배우인 하정우, 장혁과의 첫 호흡은 그에게 호기심과 설렘으로 다가왔고 실제로 이들은 박희순의 마음속에 깊은 감명을 남겼다.

“하정우는 사실 타고난 게 많은 배우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저 갖고 있는 걸 잘 활용하는 배우일 뿐이었죠. 하지만 직접 만난 배우 하정우는 철저하게 계산하고, 또 노력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자신감은 그러한 과정에서 비롯된 것이었죠.”

박희순에게 있어서 장혁 또한 새로운 발견이었다. “많지 않는 대사에도 불구하고 내재된 감정을 표현하는 집중력이 대단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장혁을 보고 있노라면 이 바닥에 잘 나간다 싶은 사람들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걸 새삼 깨닫게 돼요.”

사실 ‘의뢰인’이라는 영화를 보고 있자면 박희순 비중은 다른 두 배우에 비해 그리 크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사건의 중심 축을 담당하는 검사임에도 불구하고 영화 전체의 시선이 그에 맞서는 변호사 강성희(하정우 분)에게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주인공을 맡았을 때의 부담감과 그 작품이 흥행에 실패했을 때의 자괴감은 말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입니다. 내가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하는 자리에서 물러나 작품을 바라보고 싶었습니다. 농담반 진담반으로 하정우에게 묻어가고픈 마음도 있었어요.”(웃음)

   
영화 '의뢰인'으로 팬들 곁은 찾은 박희순 ⓒ SSTV 고대현 기자

주연에 대한 욕심보다는 한 걸음 물러서 연기의 본질을 돌아보고 싶었다는, 그래서 스트레이트보다는 잽의 역할을 맡았다는 박희순은 이 작품을 통해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주연에 대한 짐을 내려놓은 그는 더욱 깊어진 눈빛을 발산했다.

“‘의뢰인’ 촬영을 마치고 나니 말로 표현하기 힘든 또 다른 것들이 보였습니다. 작품을 하며 스스로에게 던졌던 수많은 질문들이 예전의 저를 돌아보게 만들었고 이제는 더욱 발전해서 그것을 표현하는 데 적극적이 됐습니다. ‘의뢰인’은 정말 감사한 작품이에요.”

오늘도 배우 박희순은 자신에게 주어진 길을 뚜벅뚜벅 걸어 나간다. 그와 호흡을 맞췄던 동료들이 그랬고 앞서 선배들이 그랬다. 이제는 그를 바라보며 따라오는 후배들을 위해서라도 박희순의 발걸음은 지치지 않는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좋은 연기는 그만큼의 노력을 통해서 나온다는 것이 이 바닥의 진리인 것 같습니다. ‘의뢰인’을 통해서도 ‘역시 내가 해 온 방법이 틀리지 않았구나’라는 것을 다시 깨달았죠. 반칙이 아닌 정직한 박희순이 되겠습니다.”

담담하지만 확고하게 전하는 그의 이야기에서 배우가 가진 연기에 대한 진정성을 느낄 수 있었다. ‘의뢰인’으로 한층 성숙해진 배우 박희순. 앞으로 펼쳐질 그의 작품세계가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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