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인터뷰] ‘엑시트’ 조정석 “이미지 깨려는 생각 없어…의도가 연기 방해요소 될 수도”
[인싸인터뷰] ‘엑시트’ 조정석 “이미지 깨려는 생각 없어…의도가 연기 방해요소 될 수도”
  • 승인 2019.08.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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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조정석/사진=잼엔터테인먼트
배우 조정석/사진=잼엔터테인먼트

올해 초 영화 ‘뺑반’에 이어 드라마 ‘녹두꽃’에 출연한 조정석이 다시 스크린으로 돌아와 쉴 틈 없이 관객을 만난다. 다양한 작품에서 자신만의 연기를 펼치며 대중의 신뢰를 얻은 배우지만 여름 극장 성수기에 주연으로 나선 건 처음이다.

‘엑시트’(감독 이상근)는 청년 백수 용남(조정석 분)과 대학동아리 후배 의주(임윤아 분)가 원인 모를 유독가스로 뒤덮인 도심을 탈출해야 하는 비상 상황을 그린 재난탈출액션 영화다. 시사회에서부터 호평 입소문으로 기대를 모은 ‘엑시트’는 개봉 첫날 49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기분 좋은 흥행 스타트를 끊었다.

“설레고 이렇게 큰 시장에 주인공으로 개봉하는 건 처음이라 부담도 긴장도 있어요. 이번에도 첫 시사회에서 긴장하면서 봤는데 다른 작품들과는 다르게 긴장이 점점 풀어지더라고요. 이번에 만족스러운 건 영화에 그려지는 가족이 정말 가족처럼 잘 나온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어요.”

조정석은 첫 등장부터 고난도 철봉 기술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처음 시나리오를 받고 활자로도 힘듦이 느껴졌다는 그는 기초체력을 올리기 위해 오랜 기간 준비했다. 극중 클라이밍 동아리 출신으로 나오는 만큼 전문가에게 꾸준히 클라이밍을 배웠다. 덕분에 조정석은 철봉을 비롯해 클라이밍, 건물 외벽을 오르는 아슬아슬한 장면 등을 직접 소화하며 관객들을 완벽하게 극에 몰입시킨다.

“말도 못하게 다리가 후들거리고 무서웠어요. CG가 많고 블루 스크린을 깔고 촬영한다고 해서 낮은 곳에서 찍지 않았어요. 실제로 10미터가 넘는 높이의 세트를 지어서 촬영했어요. 와이어를 달고 고공액션 장면을 찍을 때는 하루 이틀 걸리는 게 아닌데 반복하면 익숙해질까 싶은데 항상 새롭게 무섭더라고요(웃음).”

‘엑시트’는 특수 훈련을 받은 전문 요원이 아닌 소시민 캐릭터가 주인공이라는 점에서 차별화된 재미를 유발한다. 조정석이 연기한 용남은 매번 취업에 실패해 눈칫밥을 먹는 인물로 가족과의 에피소드들은 실제 우리네 가족처럼 진한 공감을 자아낸다.

“저는 용남과는 완전 다른 사람이에요. 연기하면서 인간 조정석으로는 답답할 때가 많았어요. 용남의 상황은 너무나 공감해요. 저는 2008년도에 어머니 칠순 잔치를 했어요. 그때 제가 뮤지컬을 하고 있을 때라 느낌은 조금 다르지만 제가 막내고 대가족이라 공감이 많이 됐어요. 영화에서 용남에게 장가는 갔는지 어디서 일하는지 묻잖아요. 저는 삼수를 경험했을 때 그런 경험이 있었어요. 공감대는 분명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저는 막상 연극과를 가니 그다음에는 TV에는 언제 나오느냐는 소리를 들었죠.”

영화에서 조정석은 임윤아와 함께 벽을 타고 옥상을 뛰어다니며 손에 땀을 쥐는 액션과 감정 연기로 극을 이끈다. 영화처럼 실제로도 임윤아와 가깝게 지내며 호흡을 맞췄던 조정석은 그녀의 성격과 배우로서 태도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윤아 씨가 워낙 성격이 좋아서 자연스럽게 가까워졌어요. 처음에 클라이밍 연습장에서 만났어요. 연습하고 감독님과 저녁 먹고 한 잔 하면서 이야기를 나눴는데 소탈하고 좋았어요. 배우로서는 실제로 연기를 잘해요. 마주보고 호흡을 맞춰보니 느낄 수 있는 건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장면의 목적을 잘 인지하고 자신의 롤을 정확히 캐치해서 똑똑하고 영민해요. 가장 중요한 건 그런 것들을 본인의 것으로 만들어 표현해요.”

배우 조정석/사진=잼엔터테인먼트
배우 조정석/사진=잼엔터테인먼트

생활연기에 탁월한 강점을 보이는 조정석은 기존 대사도 애드리브로 보일 정도로 자연스러운 연기 톤으로 유명하다. ‘엑시트’ 촬영 역시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며 장면을 만들었고 기존 대사들도 자연스러운 몰입을 위해 톤을 다졌다. 

“어떤 프로세스가 있는 건 아니에요. 무대 위나 드라마, 영화나 이 이야기가 얼마나 현실적으로 와 닿고 공감할 수 있는지의 문제잖아요. 공연할 때 그런 걸 많이 느껴요. 관객들 앞에서 바로 연기를 하는데 이야기에 빠져들지 못한다면 손발이 오그라들고 빨리 끝나길 기도하겠죠. 그래서 더 공감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대사가 나오는 것 같아요.”

자연스러운 톤에서 나오는 능청스러움은 그의 영화 데뷔작 ‘건축학개론’의 납뜩이부터 시작됐다. 납뜩이는 여전히 가장 사랑 받는 캐릭터 중 하나이며 .그에게도 행복한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캐릭터다. 강한 캐릭터는 가끔 배우의 이미지 고착화를 만들기도 하지만 조정석은 “그런 걱정은 없었다. 납뜩이는 꼬리표가 아닌 자랑거리다”고 말했다. 배우가 캐릭터로 기억되는 건 좋은 일이라는 그는 이미지를 깨려는 생각 자체가 연기에 있어 방해요소가 될 수 있다며 소신을 밝혔다.

“이전 이미지를 깨려는 생각이 있었다면 지금처럼 못했을 거 같아요. 그런 생각 자체가 방해요소라고 생각해요. 그냥 어떤 역할을 맡아도 열심히 잘한다면 좋게 봐주시지 않을까 싶어요. 연기 매너리즘에 빠진 적도 있고 슬럼프도 경험한 적이 있어요.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힘든 시기도 있었는데 빨리 오고 지나가서 자리가 잡힌 것 같아요.”

끝으로 그는 다양한 텐트폴 영화가 연이어 개봉하고 있는 극장가에서 ‘엑시트’ 만의 매력을 어필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엑시트’를 보면서 청량감이 들었어요. 시원한 느낌을 영화 보시면서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가족이 나오니까 온가족이 봐도 모두가 공감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뉴스인사이드 정찬혁 기자 hyuck2@newsinsid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