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덕여왕' 오류 다잡기…김유신은 정략결혼의 희생자?
'선덕여왕' 오류 다잡기…김유신은 정략결혼의 희생자?
  • 승인 2009.10.02 21: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위) 유신, 문노, 보종, 월야 (아래) 김춘추, 알천, 칠숙, 비담 ⓒ MBC

[SSTV|이진 기자] 드라마 '선덕여왕'은 캐릭터 열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 마치 31개의 아이스크림을 골라 먹듯 선호도에 맞게 팬심을 발휘하게 하는 드라마다.

성격의 변화가 거의 없지만 우직한 성정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김유신(엄태웅 분)과 회를 거듭할수록 이중적 성격을 감추지 못하는 비담(김남길 분), 나라에 대한 충심과 사람에 대한 온정이 매력적인 알천랑(이승효 분)에 이어 유약한(?) 신체와는 달리 비상한 두뇌로 시청자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김춘추(유승호 분)까지 모든 캐릭터들이 '완소(완전 소중)' 그 자체다.

덕만이 신라 27대 왕에 오르고 김유신과 김춘추가 삼국 통일의 주축이 되는 것은 틀림없는 역사적 사실이지만, 큰 줄기를 빼면 등장인물들의 성격이나 캐릭터조차도 '설정'인 경우가 있어 열혈 시청자들에게 충격(?)을 안겨줄 전망이다.

* 국선 문노는 강직한 성품의 소유자다?

최근 비담의 품에서 스승 국선 문노가 죽음을 맞았다. 제자와의 목숨을 건 안타까운 결투도중 염종이 보낸 첩자에게 독침을 맞아 황급히 생을 마감하게 된 것. 그의 마지막은 장렬하지는 않았지만 충분한 감동이 있었다. 오랜세월 함께 하면서도 비담의 본심을 몰라줬던 문노가 죽기 직전 그를 제자로 인정하면서 서로의 오해와 한을 풀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 문노는 극중의 모습과는 조금 다른 캐릭터였다. 검을 잘 다루었던 문노는 출신성분 때문에 화랑의 주인 '풍월주'에 오르지 못했고 다만 탁월한 조직력을 자랑했던 문노는 화랑이 아닌 또 다른 '제 2의 화랑'을 조직했던 것. 이후 기존 화랑도 제도 속에 통합되면서 화랑도 수장의 또 다른 이름인 '국선'의 자리에 오르게 됐다.

특히 미실의 미인계에 넘어간 문노는 미실의 사촌자매인 윤궁에게 푹 빠지게 되면서 미실에 대한 태도를 부드럽게 바꿨고 아내와 수레를 타고 야외 소풍을 즐기는 등 여유로운 말년을 보내다 생을 마감했다.

* 김춘추는 유약한 인물이다?

말에 오르지 못하고 가마를 오래 타지도 못한다. 음식 하나 먹는 것도 까다롭고 하루에도 열두 번 씩 마음이 바뀐다. 일부러 그러는 건지 진짜 그런 건지 속내를 알길 없는 김춘추가 물론 가끔은 덕만공주 앞에서 카리스마를 내뿜기도 하지만 대체적으로 그가 '유약하다'는 이미지는 부정할 수 없다. 말을 타지 못하는 미생(정웅인 분)공과 꽤 잘 어울린다는 점을 미루어 봐서도 그의 이미지는 남성답지는 않다.

그러나 화랑세기 필사본에 따르면 18대 풍월주에 취임했던 김춘추는 '위풍당당한 인물'이었다고 기록돼 있다. 또한 김춘추에 대해 '얼굴이 백옥 같았다'라고 묘사한 것을 봐서도 김춘추는 용모 역시 매우 수려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미실의 아들 보종공의 딸 보라(극중 보량)와 혼인해 딸 고타소를 얻은 김춘추는 이후 유신의 동생 문희와 결혼해 법민, 인문, 문왕, 노단, 지경, 개원 등 많은 자식을 낳는다.

   
(왼쪽부터) 국선 문노, 김춘추, 김유신, 비담 ⓒ MBC

* 김유신은 정략결혼의 희생자였다?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김유신은 덕만 공주를 사랑하지만 가야유민들을 위해, 신라의 왕 될 덕만을 위해 그리고 삼국을 통일할 신라를 위해 자신의 사랑을 희생했다. 그리고 스스로 미실의 품에 뛰어들었다. 낭도들조차 덕만과 이어지지 못한 유신의 사랑을 안타까워했으며 대의를 위해 소의를 포기하는 희생정신을 높이 샀다.

자, 여기까지만 보면 유신이 정략결혼의 희생양이 된 듯하지만 실제로는 그의 결혼이 그렇게 불행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화랑세기 필사본에 따르면 유신과 영모는 금슬이 좋았는지 신광, 작광, 영광, 삼광, 진광 등 여러 자식을 뒀던 것. 이후 김유신은 김추춘의 딸 지소부인과 혼인하고 동생 문희(훗날의 문명왕후)를 춘추공에게 보내 결탁을 시도, 삼국 통일의 양대 축이 된다.

* 비담, 진흥왕 그리고 진평왕에 대한 자잘한(?) 오류

기자가 쓴 ''선덕여왕-진실 혹은 거짓'…천명은 일찍 죽었다? [1]'에서 거론한 바와 같이 미실(고현정 분)이 진지왕(임호 분)과 사통한 기록은 남아있으나 그렇게 해서 낳은 아이가 '비담'이라는 기록은 나와 있지 않다. 비담은 극중에서도 실제로도 출생이 불분명해 미실의 아들로 확정지을 수는 없는 것. 기록에 따르면 비담은 선덕여왕 말년에 상대등이 되며 왕권찬탈 반란을 일으키는 인물이다. 반란 중에 선덕여왕이 죽고 비담은 김춘추와 김유신에 의해 진압된다.

진흥왕 역으로 중견 탤런트 이순재가 출연했었다. '선덕여왕' 첫 회에 출연해 미실에 대한 애정과 더불어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는 등 안정된 연기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얻었던 이순재는 실제 역사와 비교했을 때 이루어 질 수 없는 캐스팅이었다. 신라 영토 확장에 지대한 업적을 남긴 영웅이었던 진흥왕은 7세에 왕위에 올라 한창나이인 43세에 병으로 요절한 비운의 왕이었기 때문이다. 이순재를 진흥왕에 캐스팅 한 것부터 진흥왕을 수염이 허옇게 분장한 것까지 모두 잘못된 것이었다.

또한 극중에서 진평왕은 미실에게 꼼짝도 못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기대하고 의지할만할 심복이 없는 등 미약한 왕으로 그려지고 있다. 그러나 실제 역사에서는 재위기간만 무려 54년(579년~632년)으로 신라 역사상 가장 오랜 재위기간을 자랑하고 있다. 선덕여왕이 즉위 전후로 왕권찬탈의 반란을 겪는데다 통치기간도 16년에 불과한 점을 미루어 봤을 때 반백년이 넘는 기간 동안 무리 없이 통치했던 진평왕이 과연 극에서 그려지는 만큼 무력했을까 하는 의심이 들기도 한다.

[스포츠서울TV 새이름 SSTV|www.newsinside.kr]

모바일로 생생연예현장 동영상보기 [SHOW,fimm+TV+뉴스와생활+SSTV]

[VOD- SS취재'후' 선덕여왕, '이요원 파 VS 고현정 파' 누가 주님을 모셨는가?]

[VOD- 고현정 "'선덕여왕' 보다 '미실'이 탐났다"]

[VOD- 이요원,고현정,박예진,엄태웅 '선덕여왕' 제작발표회 현장]

[VOD- '선덕여왕' 이요원 "여왕의 카리스마 고심중"]

보도자료 및 제보=sstvpress@naver.com

[나를 움직이는 이슈, UCC의 중심]

[스포츠서울TV 새이름 SSTV|www.newsinsid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