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인터뷰] ‘남자친구’ 박보검, 다시 신인의 마음으로
[NI인터뷰] ‘남자친구’ 박보검, 다시 신인의 마음으로
  • 승인 2019.02.23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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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혁이는 아마 차수현 대표님과 행복하게 잘 살고 있지 않을까요?”

‘남자친구’를 마무리 지은 후 만난 박보검은 김진혁과 많이 닮아있었다. ‘박보검’이라고 하면 대중들이 흔히 떠올리는 이미지들과 다를 바 없이, 존재만으로도 맑고 순수한 분위기를 풍겨낸 그는 시종일관 성실한 자세로 또박또박 답변을 이어갔다. 막힘없이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말을 이어가는 그의 모습은 해맑으면서도 말 한 마디 한 마디 그만의 또렷한 소신이 녹아있었다.

극중 평범한 일상을 행복하고 소중하게 살아가는 순수 청년 김진혁 역으로 열연을 펼쳤던 박보검. 그는 작품을 선택한 계기를 묻자 “진혁이의 인물 설정이 가장 마음에 와 닿았다”라고 답했다. 매사에 긍정적이고, 자기 자신을 사랑할 줄 알고 물질이 많고 적음에 따라 행복한 게 아닌 가진 것의 소중함과 가치를 알고 있는 모습이 인상깊게 다가왔다고. 박보검은 “솔직하고, 당당하고, 진취적이고, 자기 자신을 사랑할 줄 알아서 그런지 남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인 것 같아서 선택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가 4회까지였는데, 재밌고 신선했어요. 그전에 드라마에서 비춰지지 않았던 캐릭터 설정이었고, 그러다보니 더 매력적이라 생각했죠. 더 잘 해내고 싶었고, 지금 생각해보면 김진혁이라는 인물을 최선을 다해 노력하면서 연기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누구나 기대와 설렘과 부담이 있는 건 다 같은 마음일 거예요. 그 마음이 너무 깊고 크다 보면 연기함에 있어서도 자신감이 없어진다는 걸 알게 돼서 지금은 적당히 긴장감을 느끼면서 작품에 임하려고 했어요.”

박보검은 ‘김진혁과 닮은 것 같다’라는 질문이 나오자 “유사하다고 할 수도 있지만, 확실히 다른 점도 있다”라며 웃었다. “저는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을 만나려고 하지는 않는다”라고 차이점을 전한 그는 “그리고 사랑함에 있어서 진혁이가 솔직하고 거침없다싶을 정도로 표현한다면, 저는 망설이고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 그렇다고 표현을 하지 않는 건 아니지만, 진혁이처럼 확고하게 표현하진 않으니까”라고 덧붙였다.

 

   
 

이런 차이점 때문일까, 박보검은 그만큼 김진혁이라는 인물에게서 본받고 싶은 점 또한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남을 사랑할 줄 아는 마음과 남의 이야기를 경청할 줄 아는 자세를 본받고 싶었다”라며 “‘그럴 수 있어’하고 이해해 줄 수 있는 이해력과 포용력도 좋았고, 자신을 사랑하다 보니 남을 사랑할 줄 아는 마음도 커지는 것 같더라”라고 전했다.

“‘남자친구’라는 제목에서 오는 힘도 컸다고 생각해요. 차수현의 입장에서는 남자친구가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존재잖아요. 그런 인물이 진혁이를 만나서 변하고, 진혁이도 겪지 못했던 생활을 겪으면서 변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요. 특히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이 좋았고 좀 더 그려졌으면 좋겠다는 아쉬움도 있죠. 작가님과 가족의 이야기를 좀 더 풀어나가면 서로 생각하는 가족의 그림이 대조적으로 비춰져서 거기서 던져지는 메시지가 있지 않을까 하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어요. 아쉽긴 하지만 진혁이를 만나서 행복했죠. 물질이 아닌 자기가 가진 것에 있어서 소중함을 알고 있는 자신감과 당당함이 멋있었어요.”

‘남자친구’ 속 김진혁은 작중에서도 언급됐듯 ‘청포도’ 같은 캐릭터였다. 실제 연출을 맡은 박신우 감독과 캐릭터를 구축함에 있어 ‘청포도 같다’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다는 그는 “초반에는 싱그럽고 청량한 청년의 모습을 보여줬다면 수현이를 만나면서 점 점 더 성장해서 어른으로서 변해가는 모습을 표현하려고 노력했다”라며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극중 인물 설정 자체가 문학청년이잖아요. 이 친구는 책도 많이 읽고 시적 표현도 확실하게 잘 하고 있는 친구라고 생각했고, 말을 허투루 하는 친구는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색다른 표현 방법을 하더라도 어느 한곳에 살아 있을 것 같은 인물로 표현하려고 했고, 최대한 제가 어색하지 않게 담백하게 부담스럽지 않게 표현하려고 노력했죠. 제 연기에 있어 마음에 안 드는 분도 있을 테고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하지만, 따뜻한 위로를 받은 사람이 있다면 연기한 입장에서는 감사하다고 생각해요.”

 

   
 

특히 박보검은 극 초반, 길게 기른 헤어스타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던 바. 이에 그는 “긴 머리에 관심을 가져 주실 줄 몰랐다. 많이 화제 됐더라. 쑥스럽기도 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해당 헤어스타일은 작품을 염두하고 기른 것은 아니었다고. “머리를 길러본 적이 없어서 기르던 참이었는데 캐릭터가 자유분방하다 보니 초반에 긴 머리도 잘 어울릴 것 같더라. 감독님도 좋다고 하셔서 그대로 출연하게 됐다”라고 설명한 그는 “또 길러보고 싶기도 하다. 한번 길러봤으니 어떤 스타일이 더 잘 어울릴지 알게 된 것 같다”라고 의욕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렇다면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은 진혁의 리얼한 ‘술주정 연기’는 어땠을까. 그는 해당 장면의 비화를 묻자 “리딩 때 쑥스러웠고, 많은 용기가 필요했다”라면서도 “대본대로 표현한 것”이라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술 취한 적도 없고. 취하고 싶지도 않고, 좋아하지도 않아서 어떻게 표현해야 진혁이 만의 색으로 표현할까 고민 했다. 많은 분들의 회식자리에서 음주하는 모습을 보기도 했고 감독님이 옆에서 코치 잘 해주셨다. 감사하게도 편집을 잘해주셨고, 좋게 봐주셔서 다행이다”라며 ‘바른 청년’의 면모를 드러냈다.

“감정에 대한 것들을 많이 배웠어요. 대본을 보면 감성적인 부분이 많아서 그런지 제 감정도 많이 풍부해진 것 같더라고요. 이번 작품 통해 깨달은 건, 내 옆에 있는 사람의 소중함과 시간에 대한 소중함이에요. 그래서 그런지 지금 인터뷰 하는 시간도 귀중하죠. 사랑하는 사람을 응원해주고 소중하게 생각하는 시간도 중요하다는 걸 느꼈어요. 앞으로는 진혁이처럼 긍정적으로 삶을 살면서 내 시간, 내 사람을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이 커질 것 같아요. 올해는 내 시간도 알차고 귀중하고 소중하게 사용하고 싶어서 지금 제 모습을 작품을 통해 남기려는 마음도 있죠.”

 

   
 

그는 지난 한 해를 돌이켜 보며 “2018년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나이를 먹어 간다는 게 크게 느껴지더라”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2019년의 계획을 묻자 “개인적인 바람은 영화로서 모습을 남기고 싶다”라며 욕심을 드러낸 그는 “그냥 저의 하루 일과 혹은 하루 스케줄, 소소한 일상 같은 것들을 직접 편집해서 저만의 유튜브 계정 같은 곳에서 팬들과 교류 해 보고 싶다. 스킨스쿠버 자격증도 취득하고 싶고, 외국어 공부도 틈틈이 할 것”이라며 남다른 ‘팬사랑’ 역시 빼먹지 않았다.

박보검은 ‘남자친구’에 대해 “많은 것들을 경험하고 깨닫게 해준 작품”이라고 표현했다. 그간 다양한 작품 속에서 활약을 펼치며 대세 배우로서 자리매김한 그였지만, 성인 연기자로서 온전한 성인캐릭터를 연기한 것은 이번 ‘남자친구’가 처음이었다. 이에 그는 “아마 새로운 작품으로 인사드릴 수 있는 날이 빨리 온다면 배운 것들, 느낀 것들, 간접 체험한 것들을 더 잘 표현해 낼 수 있지 않을까요?”라며 기대를 표했다.

“성인 캐릭터로는 첫 작품이다 보니 예전의 첫 마음으로 돌아간 것 같아요. 어떤 역이든 잘 하고 싶다는 마음이 커요. 현대극으로 멜로를 시도하는 것도 처음이었는데, 이제 어떤 역할을 주시든 진혁이보다 더 풍부해 질 것 같다는 생각도 들죠. 그에 따른 공부도 더 필요하니까,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너를 기억해’ 때 감사하게도 악역을 주셨어요. 그 친구는 사연이 있고 이유가 있는 악역캐릭터라 저 또한 이해가 됐는데, 이유 없이 태어나자마자 완전히 악한 인물을 표현하기에는 마음이 너무 아플 것 같아요. 만약 기회가 된다면 그런 작품으로 인사드릴 수 있으면 좋겠어요. 4월에 아시아투어 팬미팅이 있는데, 또 너무 늦지 않게 차기작 소식을 전해드리고 싶어요. 천천히 차근차근 나아가야죠.” 

[뉴스인사이드 김나연 기자/사진=블러썸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