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내 딸 금사월’ 송하윤, 오월이로 살았기에 강인했다
[SS인터뷰] ‘내 딸 금사월’ 송하윤, 오월이로 살았기에 강인했다
  • 승인 2016.03.19 17: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SS인터뷰] ‘내 딸, 금사월’ 송하윤, 오월이로 살았기에 강인했다

그녀는 여린 체구와 작은 얼굴에 커다란 눈망울로 보호본능을 일으키는 여신이지만 어쩐지 강인함이 느껴진다. 인터뷰에 앞서 상냥한 미소로 “혹시 곱슬머리가 콤플렉스인가요? 저는 곱슬머리를 좋아하거든요”라고 말을 건네는 그녀의 모습에서 뽀글뽀글한 머리와 사투리를 장착한 살가운 두 아이 엄마 오월이가 느껴졌고, 긴 웨이브 헤어와 봄꽃 원피스를 입고 등장한 세련된 스타일에서는 사이다 복수에 성공한 후 조금 마음이 후련해졌던 오월이도 떠올랐다.

오월이는 과거 어린 시절 자신의 출생 비밀을 숨기려고 문을 잠가버린 절친 오혜상 때문에 보육원 붕괴사고로 죽을 뻔했고, 남편 임시로에게 버림받고 자신의 어린 딸과 아들 우랑이 미랑이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죽도록 일만 하며 살아온 억척녀다. 강만후 때문에 건물에서 추락해 기억을 잃고 5살 지능의 어른이 되는가 하면, 기억을 되찾고 재벌 친부 만나 흙수저에서 금수저로 신분 수직상승까지 하기도. 이후 관련된 악의 무리를 벌하려다 납치당하고, 끝내 차량 폭발 사고로 죽음의 갈림길에 섰던 인생 한번 파란만장한 운명의 여인이었다.

이는 최근 종영한 MBC 주말극 ‘내 딸, 금사월’ 속 장장 7개월 동안 다사다난한 롤러코스터 시간을 겪은 배우 송하윤의 얘기다.

송하윤은 ‘내 딸, 금사월’에서 변화무쌍한 주오월/이홍도 역을 맡아 호연을 펼쳤다. 그녀가 맡은 ‘오월이’는 원래라면 불의의 사고로 죽게 돼 중도 하차하는 캐릭터였다. 하지만 극 중 죽다 살아나선가 송하윤은 ‘주인공이 오월 아니냐’, ‘내 친구, 주오월’이란 말이 생길 정도로 서브 여주지만 원톱 못지않은 존재감을 발휘했다. 망가짐도 불사한 채 여배우에게 쉽지 않은 불사조 캐릭터를 소화해 낸 그런 강인함이 그녀와 잘 맞아 떨어진다.

이날 스타서울TV는 데뷔 13년 만에 지난날의 마음고생이 치유된 마냥 산뜻한 봄날을 앞둔 송하윤을 만나봤다.

   
 

‘내 딸, 금사월’ 종영한 소감 어떤가요.

“‘금사월’이 끝났다고 생각이 안 들어요. 인터뷰가 이제 오월이의 마지막 마무리라는 생각도 들지만 또 연장선이긴 하죠.” 작품 끝나고 휴식은 취했냐는 질문에 “아직 하루도 안 쉬었어요. 쉴 계획은 없어요. 다음 작품 하는 게 저한테 휴가예요.(웃음)”

‘오월이’ 캐릭터로 대중들에게 제대로 눈도장 찍었다. 인기 실감은 했냐는 질문에 “촬영할 때도 사적인 시간도 없이 바빴어요. 그래서 몸으로 실감하거나 들어보지 못했어요. 드라마 끝나고도 스케줄이 계속 있어서 어디 사람 많은 곳 간 적이 없었어요. 간혹 목소리로 저를 알아보시는 분들이 계셔서 물어보시더라고요.(웃음)”

삶의 굴곡이 심한 ‘오월이’ 캐릭터 소화 어땠나요.

“감정에 최대한 솔직한 게 중요했어요. 재밌었어요. 저한테 도전이었어요. (오월이가) 여자 연기자에게 주워지는 역할이 많지는 않은 캐릭터잖아요. 사투리. 아기엄마. 남편이 모질고, 중간에 사고를 당해 지능도 떨어지고. 이런 인생을 가진 오월이는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적인 캐릭터였기 때문에 저는 이 역을 맡은 게 행운이었어요. 연기하면서 저는 완전히 오월이에 빠져있었어요.”

“아무래도 제가 체구가 작고 어려 보인다는 얘기가 많았기 때문에 ‘아이 엄마역할을 어떻게 하지?’ 캐릭터가 보이는 것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었어요. 하지만 남편도, 시어머니도, 아이들도 제가 엄마가 될 수 있게 도와줬어요. 자연스럽게 진짜 저의 아이처럼, 남편처럼, 시어머니처럼 되어 주셨어요. 함께 촬영했던 연기자들 덕을 많이 봤어요.”

   
 

오월이 연기하면서 어렵거나 힘든 적은 없었나요.

“아쉬워요. 지나갔던 신들이 장면, 장면 생각이 나요. ‘그럴 때 그럴 걸’, ‘좀 더 집중했으면 좋았을걸’라는 후회가 남아요. 가끔 현장에서 백지가 될 때도 있었어요.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힘이 들 때였죠. 짧은 대사 하나도 백지가 돼서 입 밖으로 안 나올 때가 몇 번 있었어요. 선배님들, 감독님들, 스태프분들이 긴장을 많이 풀어줬어요. 저도 편한 현장이라도 7개월 동안은 긴장을 놓을 수가 없었어요.”

“역할로서의 책임감이 있었어요. 연기를 하면서 긴 호흡이다 보니깐 체력적으로는 가끔씩 힘든 부분도 있었어요. 하지만 역할을 선택한 것, 배우란 것 선택한 것, 제가 좋아하는 연기를 하고 있으니깐 촬영하면서 힘든 점은 없었어요. 저는 현장에 있는 것 자체가 좋았고 상대 배우들과 얘기하는 것도 좋았어요. 조언도 많이 해주시고요.”

“제가 어떤 역할 때문에 외로워지면 그 순간은 송하윤으로 돌아왔기 때문에 외로워진 거예요. 그럴수록 오월이에 더 몰입하는 게 제가 외로움을 잊을 수 있는 방법이었어요.”

오월이 캐릭터가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인기 비결이 뭔가요.

“전부 다 감사해요. 오월이란 캐릭터가 진짜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게 남편이 저한테 모질게 해야 하고 사월이도 저를 진짜 그리워해줘야 제가 등장했을 때 오월이가 될 수 있었어요. 호흡했던 배우들이 저를 받아줌 채워줌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오월이가 될 수 있었어요. 너무 부족해요. 잘한 게 하나도 없는 것 같아요. 오월이 캐릭터는 오로지 주변 분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어요.”

“제가 감정이 없는 신이 없어요. 사월이랑 처음 만났을 때, 제가 바보가 됐을 때, 아빠랑 아이스크림 먹고 곰돌이 인형 사러 갔을 때, 카네이션 접는 것들 등 다 생각이 나요. 나중에 아빠 만나는 장면도요.”라고 장면을 읊어보는 그녀였다.

“(오월이 캐릭터가) 감정을 많이 쓰다 보니깐 감정의 폭이 많이 넓어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드라마 할 때는 얼굴만 봐도 눈물이 뚜루룩 나더라고요. 그 정도로 예민해졌어요. 감성이 많이 커진 상태예요. 실제 감수성도 좀 많이 풍부해요.”

   
 

그래도 미모의 여배우로서 용기 있는 변신이었다. 망가짐에 망설임은 없었나요.

“여배우로서 망가짐에 대해선 한 치의 신경을 쓰지 않았어요. 오월이 캐릭터가 예쁜 캐릭터가 절대 아니에요. 그래서 뽀글뽀글한 머리도 선택했고, 화장도 안하고 촬영 내내 옷도 비슷한 옷만 돌려서 입고 실제로도 계속 옷이 바뀌지 않았어요.”

연기하면서 원동력이 있었나요.

“촬영장에서 보이지 않는 스태프들의 에너지를 보면 정말 다시금 저를 반성하게 됐어요. 어차피 저희는 카메라 안에 담기니깐 열심히 하겠지만요. 그분들은 진짜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열심히 하셔요. 그걸 보면 마음이 겸손해져요. 신이 없을 땐 저는 쉬지만, 스태프들은 계속 촬영하고 있거든요. 근데도 저를 만나면 웃는 얼굴로 항상 대해주시니 저는 어떤 현장에서든 진짜 엄마 아빠 같고 원동력이 됐어요.”

어느덧 데뷔 13년 차에 접어들었다. 앞으로 계획이 알고 싶어요.

“무명아닌 무명이였죠. 저는 13년 동안 작품 꾸준히 해왔어요. 그때그때 영화가 개봉할 때도 많은 분이 봐주셨는데 이번에는 정확히 제 이름을 알린 작품이긴 하죠. 앞으로 저를 더 알려야 한다고 생각해요. 작품 가리지 않아요. 오월이란 캐릭터도 저한테 엄청난 도전이었거든요. 아기 엄마, 사투리,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거. 지능 떨어지는 거 모든 것들이 한 인생에서 다 나온 거잖아요. 앞으로 또 다른 변신도 계속하고 싶어요.”

   
 

앞으로 배우로서 송하윤은 어떤 모습으로 남고 싶은가요?

“촬영장에선 오월이라서 그렇게 살게 됐어요. 오월이로 7개월을 살려고 했고요. (작품 끝나면) 한 영화나 드라마가 끝난 게 아니라 배우한테 인생이 끝난 거예요. 그래서 매 작품 끝날 때마다 태도가 바뀌어요. 많은 걸 깨닫게 되고 반성하고 있어요. 부족한 것들 많이 생각이 나니깐 앞으로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화려하기보단 솔직한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저만의 연기적으로 확고한 생각이 있어요. 그래서 계속 공부하고 도전하고 있어요. 저의 최종목표는 언제나 영순위, 제가 행복한 것이에요. 연기함에서는 옆집에 있는 언니처럼, 동네에 있는 언니처럼 편안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송하윤 출연 MBC 주말극 ‘내 딸, 금사월’(연출 백호민, 이재진 | 극본 김순옥)은 지난달 28일 시청률 33.6%를 기록하며 51부작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 작품을 통해 전 국민적 사랑을 받게 된 송하윤은 올해 데뷔 13년 차로 알고 보면 다양한 드라마, 영화, 뮤직비디오, 광고 등을 통해 얼굴을 알렸던 내공 튼실한 다작 배우다. 그렇기에 그녀의 미래를 더욱더 기대하고 싶다.

[스타서울TV 조인경 기자 / 사진 = 고대현 기자]

▼ 종합움짤 바로가기

송하윤…"JYP가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