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베르토 에코 별세, 伊출신 세계적 거장 '역사로 잠들다'
움베르토 에코 별세, 伊출신 세계적 거장 '역사로 잠들다'
  • 승인 2016.02.20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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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장미의 이름'으로 유명한 이탈리아 출신의 세계적 작가이자 기호학자인 움베르토 에코가 향년 84세로 타계했다.

AFP와 dpa통신 등은 20일(현지시간) 각종 이탈리아 언론의 보도를 인용해 움베르트 에코의 가족이 그의 사망 사실을 발표했다 전했다.

이탈리아 일간지 라레푸블리카에 따르면 움베르트 에코는 오랜 기간 암 투병 중이었다. 세계적인 기호 학자이자 작가인 움베르트 에코는 '장미의 이름'과 '푸코의 추' 등의 소설로 명성을 쌓은 거장이다.

세계적으로 5000만 부 이상 팔린 '장미의 이름' 등으로 국내에서도 주로 소설가로 알려진 움베르트 에코는 문학뿐 아니라 역사, 철학, 미학, 기호학, 문화 비평 등 여러 분야에 걸쳐 활약한 20세기를 대표하는 세계적 지성이다.

1932년 이탈리아 북서부 피에몬테 주(州)의 알레산드리아에서 태어난 움베르트 에코는 법학을 공부하라는 부친의 바람에도 토리노대에서 중세 철학과 문학을 전공했다. 토마스 아퀴나스 사상에 대한 논문으로 학위를 받은 그는 TV 방송국에서 문화 담당 에디터 등으로 일하면서 1950년대 중반부터 강단에 서기 시작했다.

토리노대와 밀라노대, 피렌체대 등에서 미학과 건축학, 기호학 등의 후학을 양성했으며 1971년부터는 볼로냐대에서 연구했다. 철학부터 컴퓨터, 영상 커뮤니케이션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 걸쳐 지식을 쌓은 그는 고대 그리스어와 라틴어를 비롯해 영어·불어·독일어·스페인어·포르투갈어 등에도 통달한 '언어의 천재'이다.

특히 그가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린 계기는 1980년에 펴낸 첫 소설 '장미의 이름'으로 중세 말 수도원을 무대로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제2권의 필사본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연쇄 살인사건을 추리기법으로 다룬 작품이다.

움베르트 에코의 방대한 지식 세계와 중층적인 서사 전개 방식으로 독자들이 읽기 쉽지 않은 소설로 유명한 '장미의 이름'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40여 개 언어로 번역돼 전 세계적으로 베스트 셀러에 올랐으며 20세기 미국인이 가장 많이 읽은 소설의 반열에 오르기도 했다. 1989년에는 유명 배우 숀 코너리와 크리스천 슬레이터 주연의 영화로도 만들어져 큰 인기를 끌었다.

한편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는 에코에 대해 "유럽 지성에서 드물게 탁월한 사례"라면서 "움베르트 에코는 과거에 대한 특별한 지식과 무궁무진한 미래 예측 능력을 겸비한 인물이었다"며 그를 추모했다.

[스타서울TV 장지민 기자 / 사진= AFP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