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특종: 량첸살인기’ 조정석, 만능 배우의 특종 연기
[SS인터뷰] ‘특종: 량첸살인기’ 조정석, 만능 배우의 특종 연기
  • 승인 2015.10.23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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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인터뷰] ‘특종: 량첸살인기’ 조정석, 만능 배우의 특종 연기

배우 조정석(35)의 한 해는 치열했다. 개봉작 세 편에 출연하고 드라마 한 편을 끝냈다. 우리는 극장에서만 조정석을 보는 것이 아니라 브라운관에서도 만난다. 배우의 시간은 어찌 보면 얄궂다. 많이 노력한다고 해서 더 빨리 유명해지는 것도 아니고, 오랫동안 연기했다고 해서 더 많이 인정받는 것도 아니다. 조정석은 기회와 운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배우인지 모른다.

어느덧 데뷔 12년 차를 맞이한 그는 소위 ‘만능 배우’로 통한다. 꾸준히 무대에 서왔고, 참여하는 작품마다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드라마 ‘왓츠 업’(2011)에서 무대 공포증을 가진  배우 지망생 김병건을 연기하면서 본격적으로 브라운관에 모습을 내비친 조정석은 왕실 근위 중대장 은시경 역을 맡았던 ‘더킹 투하츠’(2012), 이후 ‘건축학 개론’(2012)에서 납뜩이로 인지도는 물론, 나무랄 데 없는 존재감을 선보였다.

송강호, 김혜수, 이정재와 출연했던 관상(2013), 현빈, 한지민과 호흡한 ‘역린’(2014), 박보영과 알콩달콩 로맨스를 펼친 ‘오 나의 귀신님’ 등 크고 작은 역으로 쌓은 그의 필모그래피는 12편. 사극, 액션, 코믹, 멜로 등 장르에 관계없이 많은 색깔을 내는 멀티플레이어로 ‘만능 배우’라는 닉네임은 단순히 다작한 배우이기에 주어진 것이 아니다. 이제 사람들은 그를 믿고 보는 배우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22일 개봉한 영화 ‘특종: 량첸살인기’는 특종인 줄 알았던 연쇄살인사건 보도가 희대의 오보였음을 알게 된 사회부 기자 허무혁 캐릭터를 중심으로 언론 현실을 풍자한 블랙코미디 영화다. 극중 조정석은 특종에 대한 압박과 특종을 향한 의심으로 극에 몰리게 된 기자 허무혁 역을 연기했다.

“조정석이라는 사람을 매개체로 가져와서 연기하는 거죠”

조정석은 지금까지 매번 다양한 캐릭터에 도전해왔다. 하나의 이미지로 고착되기보다는 다양한 연기를 보여주고 싶어 한다. 그래서 한 작품이 끝나면 새로운 도화지를 꺼내고 그림을 그린다. 하지만 아무리 다양한 인물들이라고 해도 그 모습은 인간 조정석에서 출발한다.

“많은 분들이 무엇인가 나를 보여주려고 노력했다고 보는데 사실 그렇지 않아요. 연기란 배우를 보여 주는 것이 아니라 캐릭터로 보여주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이번 영화 속에서 제가 그간 맡아왔던 다양한 캐릭터를 느낀다면 그건 바로 극중 허무혁이라는 인물이 저 자체이기 때문이에요. 실제의 모습들을 놓고 봤을 땐 정말 다르죠. 그런데 영화를 찍을 때는 그냥 ‘저’라고 놓고 가거든요. 어차피 커트는 감독님이 하시니까 배우 조정석이라는 사람을 매개체로 가져와서 허무혁을 연기하는 거죠. 영화 시작 전에 시나리오에 담긴 내용과 허무혁이라는 인물을 놓고 대충 ‘어떤 영화가 될 것이다’라는 짐작을 하고 들어갔어요. 근데 촬영을 진행하면서는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재미있고 즐거운 거죠. 그런 점을 관객분들도 같이 느껴주신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어요.”

   
 

“기자 역할의 리얼함을 위해 비주얼에도 신경썼어요”

박보영이 애교 섞인 목소리로 “셰프님~”이라고 부르며 모든 남성을 무장해제 시켰던 ‘오 나의 귀신님’에서는 ‘츤데레’ 강선우를 연기하다가, 감당 못할 상황을 맞이해 홀로 고군분투하는 허무혁을 연기하려니 여간 걱정이 아니다. 영화에서 사회부 기자 역을 맡은 조정석은 월급쟁이의 리얼함을 살리기 위해 비주얼도 신경 썼다.

“캐릭터의 어떤 느낌 보다는 허무혁이라는 아이한테 벌어지는 상황들에 더 집중했어요. ‘내가 만약 허무혁 이었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 제 3자로서 지켜보는 느낌이 저희 영화의 포인트 인 것 같아요. 저 역시 이다음에 어떻게 될까. 왜 저럴까 하는 생각으로 촬영했거든요. 또 감독님이 무엇보다 리얼함을 원하셨기 때문에 그 부분에 신경을 썼어요. 비주얼 측면에서는 수더분한 느낌으로 수염을 기르고 초췌한 모습을 연출했죠. 자르다 만 것 같은 헤어스타일도 그렇고요.(웃음)”

“특종은 몸 고생 마음고생 둘 다 한 영화죠”

조정석은 ‘특종’을 찍다가 다치기도 했다. 후반부 범인과 싸우는 장면에서 대치하다가 팔을 다쳐 응급실에 실려 가 치료를 받아야 했다.

“보통 마음고생을 하는 영화, 몸이 고생하는 영화가 있는데 이번 작품을 둘 다였어요.(하하) 허무혁을 연기하는 사람은 아마 다 힘들 거예요. 특히 영화 후반부에 감정적으로 고조되는 장면들, 그리고 액션신들이 기억에 남아요. 허무혁이 힘드니까 저도 덩달아 힘들더라고요. 액션신 찍다가는 팔을 다치는 바람에 응급실에 가서 주사를 맞고 와서 또 찍고 그랬어요. 합이 있는 게 아니라 막 싸움하는 것 같은 느낌으로 해야 했거든요. 근육이완제도 바르고 뿌리고 그러면서 찍었죠.”

   
 

“가리는 장르는 없어요. 재미있는 시나리오면 무조건 해요”

또래 주연급 남자배우 중에 정극과 코미디를 동시에 하는 배우가 많지 않은데, 조정석은 그걸 넘나드는 배우다. 전략이 없는 건가, 아니면 고도의 전략일 걸까 궁금했다. 그의 대답은 적어도 전자는 아니었다.

“저는 느와르 같이 남자색이 짙은 영화도 하고 싶고 장르를 불문하고 하고 싶은 마음이에요. 지금까지 출연했던 작품들은 시나리오를 읽다가 너무 재밌다 했던 것들이죠. 그럼 바로 선택을 하는 거예요. 액션, 느와르, 코믹 등 이야기가 너무 재미있다면 당연히 하죠. 전 가리고 그런 거 없어요. 재밌으면 해요(웃음). 감사하게도 캐릭터가 다양하게 들어와요. 특종을 선택할 때는 이 작품이 다른 시나리오 보다 더 마음에 들었던 거죠. 전 그렇게 가고 있어요.”

“흥행보다는 다음 작품이 기대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기대감을 주는 배우에서 믿고 보는 배우로 거듭난 조정석에게도 흥행은 피해 갈 수 없는 숙제다. 뮤지컬 배우로 이름을 알리다가 영화계로 넘어온 지 3년 만에 원톱 주인공을 맡게 됐기에 더욱 그럴 터. 최근 주인공으로 나선 작품들은 모두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흥행 욕심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원톱이라는 위치가 부담이 되요. ‘조정석 원톱 영화’라는 식으로 조명을 해주시니까 아무래도 그렇게 되더라고요. 저는 무엇보다 다음 작품이 궁금한 배우, 기대되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어요. 제 성격이 낙천적인 편이라 그럴 수도 있지만, 저는 이번 작품이 안 돼도 다음 작품에서 또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기대감을 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누군가 제게 기대를 해주신다면 좋은 작품에서 좋은 모습으로 보답해야 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조정석은 차기작으로 영화 ‘형’을 선택했다. ‘맨발의 기봉이’ 권수경 감독과 ‘7번방의 선물’을 각색한 유영아 작가가 의기투합한 ‘형’에서 조정석은 사기죄로 복역 중 국가대표 동생(도경수)을 핑계 삼아 가석방에 성공하는 염치없는 형 ‘두식’ 역을 맡았다.

“이 작품 역시 시나리오가 좋았어요. 고사도 이미 했고, 모든 준비를 마쳤죠. 19일에 첫 촬영에 들어가요. 동생으로 나오는 도경수 씨와는 몇 번 만났는데 정말 착하시더라고요. 호흡에 기대가 커요. 재미있는 작업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수많은 작품 속에서 변하지 않는 건 하나였다. 무엇을 하든 조정석으로서 존재감이 뚜렷하다는 것. 다음이 기대되는 배우, 무엇보다 누구에게나 괜찮은 배우가 되고 싶다는 조정석은 여전히 가능성을 탐구하고 있다.

[스타서울TV 이제나 기자/사진=고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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