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연말정산 화가난다"… 구태여 쥐어짜고 싶지 않아 '연말정산 포기'
직장인 "연말정산 화가난다"… 구태여 쥐어짜고 싶지 않아 '연말정산 포기'
  • 승인 2015.01.28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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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말정산

[SSTV 이현지 기자] 연말정산과 관련해 '세금 폭탄'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카드사들이 연말정산 정보를 국세청에 전달하는 과정에서 오류까지 발생했다. 

엎친데 덮친 연말정산 파동에 이미 연말정산을 끝냈거나 앞두고 있는 직장인들은 저마다 이유를 호소하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 하나, BC카드 등에서 연말정산 오류가 발생했다. 신용카드에 적용되는 공제한도는 300만원이지만 대중교통비에 지출할 경우 신용카드라고 하더라도 30% 공제율이 적용되고 100만원까지 추가로 공제받을 수 있다. 

그러나 해당 카드사들은 6개 고속버스 가맹점에서 이뤄진 결제분을 대중교통으로 분류하지 않고 기존 신용카드 사용액에 포함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이미 '13월의 세금 폭탄' 논란과 지난해에 비해 복잡해진 연말정산 제도에 심기가 불편했던 직장인들은 이같은 카드사 오류에 그동안 참았던 분노를 터뜨렸다. 

회사원 전모(26·여)씨는 "26일까지 연말정산 관련 서류를 회사에 제출했어야 했는데 당일 아침에 카드사로부터 오류내역을 일방공지 받고 화가 났다"고 말했다.

그는 "1~2개 회사도 아니고 여러 카드회사가 터무니 없는 실수를 했다는 사실이 어처구니 없는데 공제 받을 때 불리한쪽으로 이런 일이 발생해서 더욱 화가 난다"며 "대체 누구를 위한 제도냐"고 따져 물었다. 

베트남 출장 중이라는 회사원 양모(32·여)씨는 "출장 중에 카드사로부터 내 교통카드 기록 일부를 잘못 반영했다는 문자를 받고 정산을 다시 하고 있다"며 "현지 인터넷도 느린데 해외접속자 보안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한다니 이러다간 국세청 홈페이지에 접속도 못 할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연말 정산 오류로 1만8200원 상당의 차이가 발생한다는 그는 "지난해 같으면 '1만8000원 정도, 됐어'라고 생각했을텐데, 올해 특히나 체크카드·교통카드는 반영이 많이 되는 것으로 알고 해당 카드들만 사용했었던 점이 마음에 걸려 연말정산을 다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출판업계에 재직하며 주로 삼성카드를 사용하는 라모(32)씨는 "이미 연말정산을 마쳤다"며 "사용금액이 누락됐다면 서류를 새로 내야 할텐데 내가 대상자인지 아닌지 몰라 신경 쓰인다"고 말했다.

또 "연말정산 방법이 바뀌는 거에 대해서 카드사와 국세청이 애초에 업무교류가 제대로 안됐다는 뜻 아니겠느냐"고 불만을 표시했다.

일부 시민들은 카드사로부터 이같은 오류에 대한 공지 등을 전혀 전달받지 못했다고도 지적했다. 

회사원 박모(28·여)씨는 "서류마감이 내일까진데 카드사 오류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며 오히려 "카드사로부터 문자를 받지 못했는데 H카드는 괜찮냐"고 되묻기도 했다. 

그는 "회사에 서류를 제출해야하는 기한이 내일까지인데 지금이라도 다시 확인해 봐야겠다"며 "회사 동료들도 복잡한 절차뿐만 아니라 부양가족 가족 공제를 받지 못하게 된 것 때문에 불만이 많다"고 말했다.

일부 시민들은 복잡한 연말정산 제도와 이같은 오류로 인해 올해 연말정산을 '포기'하기도 했다. 

공무원 김모(27·여)씨는 "연봉도 높지 않은데 늘 앞에 서서 쥐어짜이는 기분"이라며 "구태여 다시 따져 보고 싶은 생각도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3년차 직장인 박모(30)씨도 역시 카드사로부터 오류 연락을 받았지만 "바쁜 업무 시간을 쪼개서 연말정산 서류를 제출했는데 또 내야 한다"면서 "추가 서류를 제출하면 몇 백원, 몇 천원 더 받을 수 있다던데 귀찮아서 그냥 둘 생각"이라고 말했다.

회사원 이모(30·여)씨도 "복잡한 연말정산 제도로 아직까지 손도 못 댔다"며 "이번 카드사 오류까지 더해졌다는 소식을 듣고 올해 연말정산은 포기하기로 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더불어 그는 "매년 해야 하는 연말정산 제도를 이렇게 어렵게 만든 것에 화가 난다"며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더욱 제도를 간소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연말정산/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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