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피끓는 청춘’ 이종석의 잠못 드는밤 “나는 뭘하면 좋을까?”
[SS인터뷰] ‘피끓는 청춘’ 이종석의 잠못 드는밤 “나는 뭘하면 좋을까?”
  • 승인 2014.01.29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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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석 © SSTV 고대현 기자

[SSTV ㅣ 이현지 기자]

“영화 두 편.” 1년 전 쯤, 이종석과의 인터뷰에서 식상한 질문이지만 2013년의 계획을 물었을 때 이종석은 이렇게 답했다. 가능하냐고 물었을 때 이종석은 가능성을 시험해 보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이종석은 정말 2013년 한 해 동안 2편의 종영한 드라마에 출연하고 2편의 영화를 개봉했다. 또 같은 해 촬영한 영화 ‘피끓는 청춘’이 지난 26일 관객을 만났다. 하고 싶은 것은 주저 없이 하며 다작한 이종석에게 고민이 생겼다. 최근 진행된 인터뷰에서 “피곤하지 않느냐”란 질문에 이종석은 “괜히 잠을 못자서 피곤해요”라고 답했다.

“드라마 촬영할 때는 밤을 새는 일정이니까 머리만 대면 자요. 요즘에는 여유가 생겼더니 생각이 많아져서…. ‘뭘 하면 좋을까?’하는 쓸 때 없는 생각이에요. 침대에 누우면 그래서 좀 괴로워요. 결론이 없는 생각들을 하다가 잠이 들어요. 선배 연기자들 말씀을 들어보면 닥치는 대로하는 게 좋대요. 3,4작품 망해봐야 연기하는 맛도 안다고 하시더라고요. 소속사에 들어오고 2~3년 동안 아무것도 안하고 쉬었거든요. 어렸을 때 갈망하던 연기를 하고 있어 좋으면서도 그때의 갈증이 남아있어요. 그래서 닥치는 대로 했는데 반면 ‘피끓는 청춘’을 촬영하면서도 내가 소화하지 못할 음식을 넣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들었어요. 이제는 한 작품을 잘 해보려고요.”

   
이종석 © SSTV 고대현 기자

이종석의 걱정과 달리 ‘피끓는 청춘’ 속 이종석이 연기한 강중길은 ‘찌질’하면서도 웃음을 주는 역할을 잘 수행했다. 180cm가 넘는 키를 가지고 있으면서 제 키 만한 홍성공고 광식이(김영광 분)에게 하루가 멀다 하고 맞는다. 홍성농고의 여자일진 영숙(박보영 분)도 무섭다. 이종석은 두 시간 내내 느릿한 충청도 사투리를 쓰며 그동안 보여준 ‘또 다른 고등학생’을 만들어 냈다.

“촬영할 때는 과하게 한 줄 알았는데 완성된 영화를 보니 조금 더 오버스럽게 해도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촬영할 때는 겁을 냈지만 더 오버했어도 재밌었을 것 같아요. ‘너의 목소리가 들려’ ‘노브레싱’과 외향적 모습은 같잖아요. 내공이 엄청난 배우도 아니고 다르게 표현할 방법이 없더라고요. 다른 차원의 캐릭터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드라마 촬영 끝나고 바로 시작을 해서 그런지 체력적으로 많이 지친 상태였어요. 지방 올 로케이션 이었는데 논과 밭을 보면서 힐링했죠.”

5:5 가르마를 반듯하게 탄 중길이는 서울에서 전학 온 소희(이세영 분)가 논에서 거머리에 물리자 다리를 덥석 물며 “가만있어, 다리 짤려”라고 오버를 하거나, 과한 손동작을 하며 홍성 여학생들 모두를 꼬신다.

“실제로는 유머감각이 좋다거나 말을 조리 있게 못하는 편이라 코미디 영화를 꼭 해보고 싶었어요. 저한테 꼭 필요한 필모그래피라고 생각했거든요. 머리를 촌스럽게 하려고 종류별로 가르마를 다 해봤어요. 5:5 가르마를 하고 모니터를 하는데 너무 못생겼더라고요. 오히려 편해졌죠. ‘머리 괜찮냐’고 신경 쓸 일이 줄어들었거든요. 얼굴이 못 생기니까 좋았어요.”

   
이종석 © SSTV 고대현 기자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학교 2013’ ‘너의 목소리가 들려’ ‘노브레싱’ ‘피끓는 청춘’ 교복만 다섯 번을 입었다. 이종석 역시 “또 교복이야?”라는 반응을 예상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종석은 어울리지 않는 역할에, 갑작스러운 연기변신을 욕심내지 않았다.

“저도 남자 배우니까 ‘남자’ 영화에 대한 생각이 있어요. 저를 객관화해서 판단한다면 선이 곱고 얇거든요. ‘친구2’를 보면서 제게 없는 것을 가지고 있는 (김)우빈이가 부러웠어요. 제게 없는 것을 가지고 있잖아요. 저도 언젠가는 연기에 한계점이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해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도 이런 고민을 했더라고요. 대중들이 원하는 거 좋은 것 같아요. 어느 순간에는 무게감 있는 역할이나 작품을 하지 않을까요?”

2013년 이종석은 한 편의 드라마, 두 편의 영화에 출연하며 누가 뭐래도 다작 배우로 불렸다. 흥행한 작품도 있지만 삐끗하기도 했다. 하지만 종합해 보면 성공이다.

“작품운이 좋아요. 연기를 하면서 항상 ‘다른 20대 배우들과 다른 나만의 무기는 무엇인가?’ 생각을 했어요. 아무리 생각해도 이종석 자체로 승부를 볼 만한 게 없더라고요. 20대 배우들의 작품을 많이 챙겨보면서 배우의 매력이 뭔가 생각을 해봐요. 관객 입장에서 영화를 보면 배우들의 연기가 보이잖아요. 그래서 다작을 했어요. 제 연기를 보면서 단점이 보이는데 나아지고 있는 것 같아요. 하면 할수록 연기가 많이 는대요. 연기라는 게 여전히 무서운 것 같긴 해요.”

   
이종석 © SSTV 고대현 기자

작품을 흥행시킨 배우들 앞에 흔히 붙는 수식어가 있다. 바로 ‘대세’. 이종석은 “대세는 지나가는 것”이라며 “언젠가는 배우로 인정받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하는 것 마다 잘되고 행복할 법도 하지만 주위의 평가에 무심할 수도 없다. 이종석은 항상 ‘인기’에 대해 생각한다. ‘거품’이란 단어를 내뱉는데도 망설임이 없었다.

“잘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잖아요. 그럴 때 ‘이종석 거품 빠졌네’하면 그만이잖아요. 어떤 판단을 해야 옳은 것일까 생각을 해요. 드라마가 잘돼서 광고를 찍고, 그 다음에 또 다른 드라마로 히트를 치면 대세라고 하잖아요. 선배들 인터뷰를 많이 챙겨보거든요. ‘무릎팍 도사’나 ‘힐링캠프’에서 대선배들이 나와서 하는 이야기를 좋아해요. ‘나는 그렇게 하지 말아야지’ 생각을 해요. 인기는 어차피 지나가는 거잖아요. ‘뜨면’ 변했다고 하잖아요. 제 얘기도 증권가 찌라시에 있더라고요. 당사자가 지키려고 해도 달라지는 것 같아요. 한 작품 끝나면 흥행을 떠나서 실제로 늙는 느낌이에요. 느끼는 게 있는 만큼 달라지겠죠.”

10년 후의 모습을 물었을 때 이종석은 벌써부터 ‘한계’를 걱정하고 있었다. 그때가 되면 무섭고 세상이 끝난 기분일 것 같다고 하지만 걱정은 없을 듯 하다. 항상 고민하고 생각하는 이종석의 말처럼 “지금부터가 중요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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