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송지효, 누가 그를 '털털한 여배우'라고 했던가
[SS인터뷰] 송지효, 누가 그를 '털털한 여배우'라고 했던가
  • 승인 2012.12.14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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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효 ⓒ SSTV 고대현 기자

[SSTV l 유수경 기자] 발랄. 유쾌. 털털. 송지효를 만나기 전, 기자가 가지고 있던 이미지는 그랬다. 그를 떠올리면 이 세 가지 단어가 자연스레 따라왔다. 그런데 이 사람, 반전이 있다. 여성스러워도 너무 여성스럽다. 스스로는 "여성스럽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물론, 그가 활약 중인 예능 프로그램 SBS '런닝맨' 속 '멍지' 이미지도 있다. 실제로도 종종 멍할 때가 있다며 웃는다. 하지만 그보다는 좀 더 신중하고 조심스러운 이미지가 강했다.

낯을 심하게 가린다는 본인의 말처럼 송지효는 의외로(?) 낯가림이 있었다. 그러나 잘 웃고 상대방을 편안하게 해 주는 면도 있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남들을 통해 듣는 것보다 실제로 만나보니 더욱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알 것 같았다.

거침없이 솔직하고 두려울 게 없어보였던 이 여배우는 작은 칭찬에도 "감사하다"며 어쩔 줄 몰라 하는 수줍은 소녀 같은 매력이 있었다.

   
송지효 ⓒ SSTV 고대현 기자

◆ 내겐 너무 힘든 '토크쇼'

영화의 개봉 당시 출연했던 '강심장'에서도 그러한 매력은 발휘됐다. 사실 송지효의 토크소 출연은 흔한 일이 아니다. 본인 스스로 일부러 출연하지 않은 점도 있단다.

"성격이 주목받으면 얘기를 잘 못해요. 그냥 소곤소곤 하는 건 좋아하는데 여럿 앞에서 얘기하는 게 어렵더라고요. 얘기하다보면 산으로 가요.(웃음) 엉뚱하게 끝맺음을 하고나서 갑자기 생각나서 '아까 그 얘기가요'하면서 뒷북을 치는 면이 있어요."

토크쇼 출연이 두려워다는 그는 사실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이라고 고백했다. 사람을 알아가는 과정도 무척이나 오래 걸린단다.

"영화나 드라마를 할 때도 촬영에 들어갈 때는 어색한데 차차 맞아가요. 촬영이 끝날 때쯤 되면 그때서야 친해지거든요. 특히 여자들이랑은 엄청 친해지는데 남자들이랑 잘 안 친해져요. 처음에 '런닝맨' 할 때도 종국오빠랑 말 놓기까지 일 년이 걸렸다니까요. 그래도 '런닝맨' 이후에 사람들과의 소통이 원활해진 것 같아요."

   
송지효 ⓒ SSTV 고대현 기자

◆ '민소매'를 안 입는 이유

최근 출연한 영화 '자칼이 온다'에서 그는 어딘가 허술해 보이는 봉민정과 카리스마 넘치는 자칼 두 캐릭터를 연기했다. 극중에서 송지효는 뽀글거리는 파마머리도 선보인다. 여배우로는 쉽게 도전하기 힘든 헤어스타일이다.

"처음에는 재중 씨가 망가지는 데 포커스가 맞춰져있었고 제 모습은 몰랐어요. 예고가 나간 뒤에 주변 분들이 '내가 볼 땐 네가 더 망가졌다' 하시더라고요. 가발은 아니고 아침마다 머리를 말았어요. 분장팀이 늘 고데기를 가지고 다니며 콘센트 꼽아놓고 대기하고 있었죠. 미안하고 고마웠어요."

그는 실제로는 자칼의 가죽 재킷 패션보다는 봉민정의 편안한 스타일을 좋아한다고 했다. 민소매 티셔츠를 입지 않는 버릇도 털어놨다.

"옷으로 노출하는 것을 안 좋아해요. 여름에도 '정직한 반팔'만 입어요.(웃음) 청바지 입고 머리 감고 바로 나오는 스타일? 여성들은 구두에 애착이 많은데 저는 운동화에 애착이 많아요. 집에 나열이 돼 있거든요. 신지도 않을 거를 사서 간직하고 보면서 흐뭇해해요."

   
송지효 ⓒ SSTV 고대현 기자

◆ '내 것'에 대한 욕심

그는 영화에서 쉽지 않은 액션신도 직접 소화해 감독의 큰 칭찬을 받았다. 본인 스스로는 더하지 못해서 아쉽다고 고백했다.

"몸 움직이는 걸 워낙 좋아해서 감독님께 저는 웬만한 건 다 직접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어요. 스스로 느끼고 체험하면서 찍는 게 맞는 거 같거든요. 이번에도 제가 하지 않는 부분에서의 앵글의 제약이 싫은 거예요. 뒷모습이나 발 이런 것도 제가 찍고 싶었어요. '내 것'에 대한 욕심이 있나 봐요."

또 한 가지, 극중 봉민정이 위기 상황에 놓였을 때 기지를 발휘하는 것만큼 실제로도 위기 모면을 잘 하는지 물었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위기 상황이 되면 오히려 멍해진다며 웃었다.

"순발력이 별로 없어서 잘 못해요. 얼마 전에 '개그콘서트' 녹화했는데 그 개그맨들 보면서 대단하다고 느꼈어요. 우리는 카메라라는 중간 매개체가 있는데 그 분들은 없잖아요. 현장에서 사람들과 교감하고 또 전 국민을 웃고 울게 할 능력이 있는 분들이라는 점이 정말 대단했어요."

개그맨들에 대한 존경심을 표하던 송지효는 궁지에 몰리면 누구보다 솔직해 진다고도 털어놨다.

"생각하다가 안 떠오르면 솔직하게 그냥 얘기해요. 인정을 해버리는 성격이에요. 사과할 건 하고 넘어가죠. 위기에 잘 대처하는 분들을 보면 부러운 게 많아요."

   
송지효 ⓒ SSTV 고대현 기자

◆ '결혼'에 대해 생각하게 되다

방송을 통해서도 가끔 화제가 되는 것처럼 그는 보기보다 나이가 많다. 워낙 동안인 외모 탓인지 '런닝맨' 게스트들이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것을 알고 놀라기도 한다. 1981년생으로 한국나이 서른 두 살이다.

"요즘 술도 많이 마시고 워낙 바빠서 관리 할 시간이 없었어요. 피부가 많이 안 좋아 진 것 같아요. 잠자는 시간이 부족해서 화장을 제대로 못 지우고 잘 때도 있거든요. 하지만 무엇보다도 스트레스를 안 받는 게 제일 좋은 것 같아요."

끝으로 결혼에 대한 생각은 없냐고 물었더니 요즘 들어 부쩍 그런 생각도 든단다. 물론 당장은 그 어떤 계획도 없다. 그러나 김희선을 만나 얘기를 나누다 보니 느낀 점이 있었다고.

"딸 연아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유치원에 갔을 때 선배가 나이가 제일 많으셨다고 그런 얘기를 해주셨어요. 사실 부모님은 저를 스무 살에 낳으셨거든요. 그래서 아직도 에너지가 넘치고 정정하시니까 감사한 거죠. 저는 지금 아이를 낳아도 쉰 살이 돼야 아이가 스무 살이 되니까, 어휴.(웃음) 이젠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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