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요태 신지가 16년째 무대 공포증을 앓고 있다고 고백했다.

18일 방송된 SBS '강심장리그'에서는 '찐친 특집'으로 김종민의 지원군으로 코요태 멤버 신지가 출연했다.

이날 신지는 '불후의 명곡 10년째 섭외 거절하는 이유'라는 썸네일로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놨다. 

그는 "2008년에 김종민, 빽가가 없을 때 솔로를 준비했다. 그때 소속사에 남자 신인 후배 가수와 듀엣을 제안했다. 음악 방송이 잡혀서 드라이 리허설까지 잘했는데 카메라 리허설 때부터 갑자기 심장이 이상했다"며 "생방송이 시작됐는데 마이크 잡은 손이 너무 떨리는 게 느껴져서 미치는 줄 알았다. 다른 손으로 잡았는데도 계속 떨렸다. 날 촬영하던 카메라 감독님도 내가 너무 떠니까 카메라 옆으로 고개를 빼고 날 걱정하던 눈빛이 아직도 기억이 난다. 어떻게든 무대를 끝내고 내려가자마자 실신했다"고 말해 놀라움을 안겼다.

이어 "그때 며칠 동안 인기 검색어 1위를 계속 차지했다. 사시나무 창법이라고 조롱하고 악플이 쏟아졌다. 모든 사람들이 날 그렇게 보고 있다는 생각에 노래와 무대를 못 하겠더라. 무대에 서는 것 자체가 공포가 됐다. 사람들을 만나기가 싫어지면서 방송 들어와도 못하겠다고 겁내고 집밖으로도 잘 안 나갔다. 3년간 세상과 단절된 시간을 보냈다"고 털어놨다.

신지는 "그렇게 되다 보니까 살이 너무 빠졌다. 내 키에 44kg 밖에 안 나갔다. 하고 싶지만 음식도 안 들어갔고 노래는 해야 하는데 배에서 힘은 안 나왔다"며 "정말 나도 너무 하고 싶은데 지금도 내가 낼 수 있는 소리가 아직 다 나오지 않는다. 근데 무대에 서면 설수록 더 힘들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무대 공포증으로 인해 약도 먹고 상담도 받았지만 아무런 효과도 없었다고. 그는 "아직도 행사에 가면 첫 곡에 확 올 때가 있다. 식은땀이 나면서 떨리는 걸 종민이 오빠가 눈치챈다. 1절 끝나고 간주 정도 되면 안정되는 걸 아니까 날 계속 지켜봐준다. 무대 끝나고 내려와서 '아까 떨렸지 괜찮아. 잘했어'라고 해주면 안심이 된다"고 멤버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신지는 제작진의 간절한 부탁으로 출연한 '복면가왕'에서도 심한 무대공포증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출연 당시에도 바닥만 보고 노래를 불렀다. 

그는 "실신까지는 아니고 무대에서 내려오자마자 주저앉아서 오열을 했다. 무대를 끝나고 나서 김성주 씨가 따로 날 불러서 '무대에 올라가기 전에 제작진이 당부한 게 있다. 신지가 무대에서 노래 다 부르지 못할 수도 있으니까 놀라지 말고 신지를 데리고 내려와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때 너무 감동 받았다. 내가 공연할 때 너무 떠니까 날 맡았던 담당 작가님도 울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지금은 많이 좋아지고 있고 좋아지려고 하고 있다. 이런 얘기를 자꾸 하면 내가 속상하다. 노래하는 게 좋아서 가수가 됐는데 노래하는 게 힘들고 그런 날 아무도 믿지 않아서 자꾸 거절한다고 생각하는데 그게 아니다. 내가 좀 힘들어서 그런 거라는 걸 말씀을 꼭 한번 드리고 싶었다"며 눈물을 흘렸다.

신지는 "내가 대인기피증과 무대 공포증, 조울증이 왔다갔다 하니까 김종민이 그동안 나 때문에 정말 많이 힘들었다. 나의 생사 확인도 하고 용돈도 주고 그랬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김종민은 "사실 신지니까 극복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너무 잘하는 걸 아니까. 충분히 이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그런 부분에 대해 좀 미안하다"며 "신지야 넌 언제나 최고다. 코요태 최고의 리드보컬이기 때문에 오래오래 해서 길게 갔으면 좋겠다"고 신지를 응원했다.

[뉴스인사이드 강하루 기자 news@newsinsid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