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인터뷰] ‘조장풍’ 고건한 “목표는 무한적…흔들림 없이 걸어가고 싶어요”
[인싸인터뷰] ‘조장풍’ 고건한 “목표는 무한적…흔들림 없이 걸어가고 싶어요”
  • 승인 2019.06.20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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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에 출연한 배우 고건한(김민규)이 인터뷰에 앞서 사진 촬영에 임하고 있다./사진=김혜진 기자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에 출연한 배우 고건한(김민규)이 인터뷰에 앞서 사진 촬영에 임하고 있다./사진=김혜진 기자

 

“‘조장풍’을 통해 시청자 분들과 ‘같이 힘내서 살아보자’ 하는 마음으로 임했던 것 같아요. 안 보신 분들도 언젠가 ‘조장풍’을 보면서 힘을 내셨으면 좋겠어요.”

지난해 tvN 드라마 ‘계룡선녀전’에서 박신선 역으로 독보적인 비주얼을 뽐냈던 고건한(김민규)이 전작 JTBC ‘일단 뜨겁게 청소하라’에 이어 이번 MBC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을 통해 또 한 번 극과 극 연기변신에 나섰다. 극중 상도여객 버스 기사이자 조진갑(김동욱 분)의 옛 제자 김선우 역으로 분한 고건한은 전작들에서 보여줬던 코믹한 이미지를 한 꺼풀 벗고 대한민국 ‘을’들의 대변인으로 대중들 앞에 섰다.

“1월부터 촬영을 시작해서 여름이 다 돼서 끝났지만, 중간에 9부까지 출연하고 마지막회에 등장할 때까지 공백이 있어서 더 아쉬움이 큰 것 같아요. 16부에서 잠깐 나올 때 ‘여기서 더 시작됐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죠.(웃음)”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은 고용노동부 근로감독관으로 발령 난 6년 차 공무원 조진갑(별명 조장풍)이 갑질 악덕 사업주 응징에 나서는 이야기를 그린 풍자 코미디 드라마. 갑들을 향한 통쾌한 한방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이어가기도 했다. 이에 고건한은 “무한히 감사드린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저 뿐만 아니라 드라마에 참여한 모든 분들이 나름의 어려움을 갖고 임했어요. 이야기 자체가 풍자 형식으로 풀어내긴 했지만 현실 기반이라 그만큼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었죠. 어떤 드라마든 출연하면서 가지는 책임감은 다 있지만, 아무래도 저희드라마는 특성상 어느 계층의 어느 누구를 대변하는 역할이라 더 무겁고 큰 책임감이 있더라고요. 그런 걸 유쾌하게 봐 주셔서 너무 감사드려요.”

전작 ‘계룡선녀전’에서는 박신선이라는 판타지 요소가 강한 역할을, ‘일뜨청’에서는 실제 나이보다 어린 20살 역할을 했던 고건한은 180도 다른 캐릭터성 때문에 “선우를 바로 이어서 하는 게 쉽지 않았다”라며 남모를 고충을 토로했다. 그만큼 준비도 많이 하려고 했다는 그는 “그게 잘 보여 졌는지는 모르겠다”라며 겸손을 표했다.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에 출연한 배우 고건한(김민규)이 인터뷰에 앞서 사진 촬영에 임하고 있다./사진=김혜진 기자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에 출연한 배우 고건한(김민규)이 인터뷰에 앞서 사진 촬영에 임하고 있다./사진=김혜진 기자

특히 고건한은 버스 운전사인 김선우 역을 위해 작품 준비기간 동안 직접 대형운전면허를 취득하기도 했다. 그는 “감독님이 먼저 면허 소지 하는 게 맞지 않겠냐고 말씀하셨고, 저 또한 당연히 그렇게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라며 “생각보다 너무 어렵더라. 정말 기적같이 땄다. 두 번 떨어졌다. 촬영 스케줄때문에 ‘더 이상은 미룰 수 없다’ 싶을 찰나에 붙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때 느꼈던 그 감격은 서울에 와서 느낀 감격 중에 최고로 꼽을 정도였다고.

“정말 너무 기뻤어요. 행복했죠. 제가 직접 버스 면허를 2달 가까이 준비 했는데, 그래서 그런지 현장에서 버스 핸들을 잡을 때 느낌이 훨씬 더 직접적으로 다가오더라고요. 실제로 도움도 됐어요. 직접 운전하면서 찍은 신도 있었거든요. 위험하지 않은 선에서 정지 장면이나 천천히 운행하는 장면에서는 직접 운전하기도 했는데, 연기하면서 운전을 같이 하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신경 쓸 일이 많았죠. 버스 안에 20명이 넘는 스태프들이 탄 상태에서 촬영했는데, 제가 실수하면 다치니까 더 예민하게 촬영에 임했어요.”

고건한이 김선우 역을 완벽히 소화하기 위해 했던 노력은 이 뿐만이 아니었다. “어떤 캐릭터든 그 역할을 하기 전에 준비를 많이 한다. 특히 이번에는 현실감 있게 그려지는 역할이라 더 냉철하게 접근했던 것 같다”는 그는 김선우의 내면의 아픔과 현실적인 어려움을 이해하기 위해 실제 버스 기사가 쓴 ‘나는 그냥 버스 기사입니다’라는 책을 읽기도 했다고. 고건한은 “버스기사가 어떻게 생활하고 어떤 패턴으로 운행하는지 세세하게 나와 있다”라며 “그 책을 기반으로 해서 버스 기사의 일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처음 대본을 접하고 오디션을 볼 때 ‘이 역할은 참 어렵구나’라는 걸 직감했어요. 그때 신이 1부때 연기했던 장면이었는데, 오디션 리딩 때도 어려웠거든요. 그래서 캐스팅 소식을 들었을 때 정말 좋은 마음도 있었지만 처음으로 부담감이 더 크게 느껴진 역할이기도 해요. 물론 모든 오디션이 다 그렇지만 ‘조장풍’은 그보다 더 큰 부담이 있었죠. 역할도 중요했고, 분량을 떠나서 ‘어떻게 해야 하지?’에 대한 부담과 어려움이 컸어요.”

첫 회 부터 ‘부당해고’ 피해자로서의 고충을 그리며 극 초반 에피소드를 이끌어갔던 고건한. 그는 “감독님께서 1부를 중요하게 생각하신 것 같다. 선우의 에피소드가 드라마에 있어서 첫 단추라고 생각하셨는지 저에게도 선우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다”라고 설명했다. “조장풍과의 관계 등에 있어서 첫 출발점을 하는 역할이라고 디테일하게 많은 것들 이야기 해 주셨다”는 그는 ‘조장풍’의 첫 포문을 열었다는 평에 대해 “조장풍(김동욱 분)이 문을 열면 제가 첫 번째로 그 문에 들어가는 사람”이라며 손을 내저었다. 그러면서 “그 문을 많은 분들이 통과 하시지 않나. 저는 그냥 가장 처음으로 그 문을 통과하는 사람 정도라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캐릭터도 처음으로 가장 역할이었어요. 저는 조카가 없거든요. 아빠나 남편, 가장으로서 가지는 무게와 책임감에 대해 알 수 없으니까, 아무리 준비해도 한계점이 있다는 걸 느껴서 연기하면서도 힘들었어요. ‘이게 맞나’ 싶었죠. 그런 면에서는 아쉬움도 남는 것 같아요.”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에 출연한 배우 고건한(김민규)이 인터뷰에 앞서 사진 촬영에 임하고 있다./사진=김혜진 기자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에 출연한 배우 고건한(김민규)이 인터뷰에 앞서 사진 촬영에 임하고 있다./사진=김혜진 기자

고건한은 ‘조장풍’의 흥행 요인으로 “현실과 판타지가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 점”을 꼽았다. 현실적인 소시민의 삶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정의로운 영웅이라는 이상적인 요소를 보여주는 것이 ‘조장풍’의 매력이라고. 그는 “결국 우리 사회가 복합적으로 현실과 판타지가 굉장히 잘 엉켜져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도 영화 같은 일이 많이 일어나지 않나. 그걸 잘 보여주지 않았나 싶다”라고 솔직한 생각을 털어놨다.

“‘조장풍’을 촬영하면서 개인적으로 느꼈던 건, 조장풍처럼 살수 없을 것 같다는 거예요. 어렵잖아요. 다만 조장풍 같은 사람이 나오게끔 저희가 최선을 다해 살다보면 언젠가 우리 사회에서도 그런 영웅이 나오지 않을까 싶어요. 아마 시청자 분들도 조장풍처럼은 못하지만 언젠간 그런 사람이 나왔으면 하는 걸 바라는 마음에 많이 사랑해 주신 것 같아요.”

‘조장풍’을 마친 후 ‘김민규’가 아닌 ‘고건한’으로 활동명을 변경한 그는 숨 돌릴 틈 없이 차기작으로 KBS2 ‘조선로코-녹두전’ 출연을 확정지었다. 극중 그는 정 9품 정절부봉사로 이름은 그럴싸하지만 거의 백수나 다름없는 말단직 관리 ‘연근’ 역으로 분한다. 그간 계속해서 열일행보를 이어온 것에 대해 “열심히 살다 보니 선물인 것 같다”라고 너스레를 떤 고건한은 “이번에는 처음으로 사극에 도전하게 됐다. 잘 준비해서 촬영에 임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매번 180도 다른 캐릭터를 맡았음에도 ‘살신성인’의 자세로 남다른 소화력을 뽐내왔던 고건한. 그는 앞으로 또 도전해 보고 싶은 것을 묻는 질문에 “어떤 걸 해 보고 싶은 것도 있지만 어떤 게 왔을 때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든다”라고 답했다. 길지 않은 기간 동안 여러 차례 캐릭터 변신을 감행해 왔음에도 그는 “해보고 싶은 게 많다”라며 연기 열정을 불태웠다. 

“지금까지 해봤던 것들 말고도 너무나 많은 게 있잖아요. 어떤 것들도 다 해보고 싶고, 잘 해내고 싶어요. 목표는 무한적인 것 같아요. 계획을 해서 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꼭 계획 한대로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잖아요. 그래서 저는 계획 보다는 평정심을 가지고 임하려고 해요. 흔들림 없이 주어진 것들을 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지치지 않는 건강이 중요하죠. 건강하게, 지금보다 더 오래 연기활동을 하고 싶어요.”

[뉴스인사이드 김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