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오동 전투’ 유해진·류준열·조우진, 가슴으로 옮겨 담은 이름 모를 영웅들의 승리 (종합)
‘봉오동 전투’ 유해진·류준열·조우진, 가슴으로 옮겨 담은 이름 모를 영웅들의 승리 (종합)
  • 승인 2019.07.29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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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유해진, 류준열, 조우진/사진=김혜진 기자
배우 유해진, 류준열, 조우진/사진=김혜진 기자

‘봉오동 전투’가 목숨 바쳐 승리를 쟁취한 영웅들의 혈투를 스크린으로 생생하게 되살렸다.

29일 오후 서울시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봉오동 전투’(감독 원신연)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연출을 맡은 원신연 감독과 배우 유해진, 류준열, 조우진이 참석했다.

‘봉오동 전투’는 1920년 6월, 죽음의 골짜기로 일본 정규군을 유인해 최초의 승리를 이룬 독립군의 전투를 그린 영화다. 봉오동 전투는 중국 영토인 만주지역에서 한국 독립군과 일본군 사이에 본격적으로 벌어진 최초의 대규모 전투였다. 영화는 목숨을 담보로 봉오동 죽음의 골짜기까지 달리고 또 달려 일본군을 유인, 고립시키고 그들에게 승리를 쟁취하기까지의 과정을 박진감 넘치게 담아낸다. 

이날 원신연 감독은 반일 감정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 영화가 개봉하게 된 것에 관해 “부담도 있고 말씀드리기 조심스럽다. 이 영화가 기획된 지 5년, 6년이 넘어간다”며 “당시에는 이렇게 상황이 변할지 몰랐다. 일제강점기가 피해의 역사만 있는 것이 아니라 승리의 역사도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그 부분을 유심히 봐주시면 감사할 것 같다”고 당부했다.

원신연 감독은 “역사적인 사실을 기반으로 영화를 만들 때 훨씬 더 많은 시간을 들여 자료를 수집하고 그 자료들이 체화가 됐을 때 비로소 영화로 만들 수 있다. 이번에 영화를 만들 때 사료가 많지 않아서 위기에 봉착했다”며 “일제강점기, 특히 독립운동의 도화선 같은 사건은 일본 입장에서는 축소해야 했을 거다. 철저하게 숨기고 왜곡해서 자료가 많지 않았다. 그래도 독립신문에 정확히 나와 있는 것들이 있다. 이 영화는 독립신문 88호를 기반으로 만들었다”고 영화 속 사실에 관해 언급했다.

이어 그는 “조금 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건 승리의 순간보다는 봉오동 골짜기 까지 일본군을 유인한 무명의 독립군이다. 이들의 노고에 집중했다. 캐릭터는 다양한 자료를 참고해서 만들었다. 홍범도 장군은 상징성이 있기 때문에 꼭 영화에 넣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배우들의 캐스팅에 관해서 감독은 “캐스팅은 대체로 쉬웠다. 시나리오를 건네고 다들 같은 마음이 된 거 같다. 진정성이 있는 배우들이고 무명의 독립군이 주요 인물인데 무명의 독립군처럼 친근한 이미지가 강하다”고 말했다.

유해진은 해학적이면서도 의리가 넘치고 충성스러운 독립군 황해철을 연기했다. 유해진은 “걱정도 많았는데 보고나서는 영화를 통해 보여주려는 게 잘 나온 것 같다. 감독님의 노력과 스태프, 배우들의 노력이 보이는 것 같아 다행이라 생각한다. 저는 다른 사람과 달리 칼을 쓰는데 굉장히 무겁다. 기술을 익히진 않았다. 기교나 테크닉을 보여주는 움직임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대신 감정을 담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다”고 영화를 본 소감을 밝혔다.

류준열은 냉철하게 상황을 판단하는 독립군 분대장 이장하를 연기했다. 류준열은 “오늘 처음 영화를 봤는데 부끄럽게 수줍게 봤다. 늘 그래왔다. 그래도 영화 만들면서 과정 중에 배우, 스태프, 보조 출연자분들이 얼마나 고생했는지 느껴지고 그 것들이 스크린에 잘 담겨서 다행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류준열은 “이장하는 소총을 기본으로 사용해서 긴 시간 준비해서 촬영 때 무리는 없었다. 정규 군인 훈련을 받은 캐릭터라서 다른 인물보다 우직한 모습을 묘사하려고 했다”고 연기에 중점을 둔 부분을 언급했다.

조우진은 마적 출신 독립군 마병구를 연기해 흐트러짐 없는 사격 솜씨와 일본어 통역까지 다양한 재능을 펼친다. 조우진은 “조우진, 세공이 잘 된 돌이 아니라 마구 던져진 묵직하면서도 뾰족한 돌멩이 같았다. 역사물로서의 무게감도 있으면서 어디로 튈지 모르는 영화적 재미도 제공할 수 있는 작품이지 않나 싶다”고 영화에 관해 말했다.

조우진은 “주무기로 다니고 다니는 소품은 항상 몸에 붙이고 다니려고 했다. 이장하는 군사훈련을 받은 무기라면 저는 생존을 위해 어깨너머로 배운 기술이다. 그런 자세를 보여주려고 했다. 학창시절에도 공부를 잘 못하지만 책상에는 앉아 있는 스타일이었다. 이번에도 촬영이 아닐 때도 계속 지니고 있으려고 했다”고 영화를 위한 준비과정을 설명했다.

또한 그는 “감독님께서 주신 자료가 ‘마적’이라는 제목의 책이었다. 일단 이 사람들이 단순 도둑질만 하는 게 아니고 의협심과 남성미가 있는 캐릭터였다. 나쁜 짓을 많이 했겠지만 마병구가 황해철을 만나 어떻게 변모했나부터 시작했다”며 캐릭터에 관해 설명했다.

조우진은 “처음에는 그냥 도둑질만 일삼고 먹고 사는데 급급했을 텐데 황해철을 보면서 애국심이 생기고 성장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 성장을 표현하려고 했다. 그게 가장 중점이 됐다”며 “외형적으로는 튀지 않나 싶다. 그 당시도 트렌드세터가 있지 않았을까 싶다. 심장에 프리덤이 넘치는 인물이 있지 않을까 싶었다. 냉정의 이장하와 열정의 황해철 사이에서 유연성을 발휘하고자 외형도 분장팀에게 날라리 같은 인물이 있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설정했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끝으로 원신연 감독은 ‘봉오동 전투’에 일본군으로 출연한 일본 배우 키타무라 카즈키, 이케우치 히로유키 등의 캐스팅에 관해 “일본인 캐릭터는 일본 배우가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처음부터 했다. 리얼리티도 살아가고 숨결이 붙을 거라 생각했다”며 “걱정이 없던 건 아니다. 역사적인 실화를 근거로 한 영화에 일본 배우가 출연하는 것만으로 상당한 의미가 있기 때문에 조심스러웠다. 의외로 많은 일본 배우 분들이 출연 의사를 보여주셔서 오히려 놀랐다”고 밝혔다. 이어 감독은 “배우의 이슈보다는 인물로서 봐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봉오동 전투’는 오는 8월 7일 개봉 예정이다.

[뉴스인사이드 정찬혁 기자 hyuck2@newsinsid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