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무비] 봉준호 ‘기생충’, 황금종려상 수상…‘어느 가족’ 이어 2년 연속 아시아·가족 이야기
[NI무비] 봉준호 ‘기생충’, 황금종려상 수상…‘어느 가족’ 이어 2년 연속 아시아·가족 이야기
  • 승인 2019.05.27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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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생충’ 배우 송강호, 봉준호 감독/사진=CJ엔터테인먼트
영화 ‘기생충’ 배우 송강호, 봉준호 감독/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72회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봉준호 감독의 신작 ‘기생충’이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2년 연속 아시아 영화가 최고상의 주인공이 됐다.

25일(현지시간)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72회 칸 영화제 폐막식에서 봉준호 감독은 ‘기생충’으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기생충’은 전원백수인 기택(송강호 분)네 장남 기우(최우식 분)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이선균 분)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가족희비극이다.

한국 영화가 칸 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경쟁 부문 수상은 2010년 이창동 감독의 ‘시’가 각본상을 받은 후 9년 만이다.

올해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오른 작품은 총 21편으로 ‘영 아메드’(Young Ahmed)를 연출한 장 피에르 다르덴, 뤽 다르덴 감독을 비롯해 ‘쏘리 위 미스드 유(Sorry We Missed You)’ 켄 로치 감독, ‘어 히든 라이프(A Hidden Life)’ 테런스 멜릭 감독, ‘메이툽, 마이러브:칸토 우노(Mektoub is Mektoub, Mektoub, My Love: Canto Uno)’ 압델라티프 케시시 감독,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Once Upon a Time... in Hollywood)’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 등 황금종려상 수상 경험이 있는 거장 감독들이 대거 포함됐다.

심사위원의 만장일치를 끌어낸 ‘기생충’에 관해 심사위원장인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은 “‘기생충’은 무척 유니크한 경험이었다. 우리 심사위원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 영화는 예측할 수 없는 방법으로, 다른 여러 개의 장르 속으로 관객을 데려간다. 그리고 한국을 담은 영화지만 동시에 전 지구적으로도 긴급하고 우리 모두의 삶에 연관이 있는 그 무엇을, 효율적인 방식으로 재미있고 웃기게 이야기한다”고 전했다. 

지난해 제71회 칸 영화제에서 일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어느 가족’이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2년 연속 아시아 영화가 칸 최고상의 주인공이 됐다. ‘어느 가족’은 할머니의 연금과 훔친 물건으로 살아가는 가족이 우연히 길에서 떨고 있는 다섯 살 소녀를 데려와 함께 살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어느 가족’, ‘기생충’ 모두 가족의 이야기를 다루며 작품성과 대중성을 고루 갖추고 있어 눈길을 끈다. 

다만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아무도 모른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바닷마을 다이어리’, ‘태풍이 지나가고’에 이어 ‘어느 가족’으로 꾸준히 가족의 의미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면, 봉준호 감독은 ‘기생충’에서 상반된 두 가족의 모습을 장르의 변주를 통해 그려내며 빈부격차와 자본주의를 다뤘다.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심사위원장은 수상작 선정에 관해 “정치적이거나 사회적인 이유로 수상작을 결정하지 않는다. 감독이 누구이고 어느 나라 영화인지도 중요하지 않다. 영화 그 자체로만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번 칸 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은 ‘아틀란티스’의 마티 디옵 감독이 수상했다. 이는 흑인 여성 감독의 최초 수상이다. 심사위원상은 ‘레 미제라블’(라지 리 감독), ‘바쿠라우’(클레버 멘돈사 필로, 줄리아노 도르넬레스 감독)가 수상했다.

남우주연상은 안토니오 반데라스(‘페인 앤 글로리’), 여우주연상은 에밀리 비샴(‘리틀 조’), 감독상은 장 피에르·뤼크 다르덴 감독(‘영 아메드’), 각본상은 셀린 시아마 감독(‘포트레이트 오브 어 레이디 온 파이어’)가 받았다.

[뉴스인사이드 정찬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