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에이터 톡’ 정종연·손창우·문태주·박희연·김민경 스타PD가 전하는 '대박 예능' (종합)
‘크리에이터 톡’ 정종연·손창우·문태주·박희연·김민경 스타PD가 전하는 '대박 예능' (종합)
  • 승인 2019.05.07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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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의응답에 임하고 있는 정종연PD, 손창우PD, 문태주PD, 박희연PD, 김민경PD/사진=CJ ENM
질의응답에 임하고 있는 정종연PD, 손창우PD, 문태주PD, 박희연PD, 김민경PD/사진=CJ ENM

 

오늘의 tvN이 있기까지, tvN만의 색깔이 담긴 콘텐츠를 만들어 온 다섯 명의 프로듀서들이 그간 하지 못했던 진솔한 이야기들을 전했다.

7일 오후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CJ ENM 사옥에서는 tvN 크리에이터들과 함께하는 ‘크리에이터 톡’이 개최됐다. 2019년 처음으로 선보이는 ‘크리에이터 톡’에는 ‘FIRST TALK : tvN 예능을 만드는 사람들’이라는 테마로 ‘대탈출2’의 정종연PD, ‘짠내투어’와 ‘미쓰 코리아’를 연출 중인 손창우PD, ‘수미네 반찬’ 문태주PD, ‘커피 프렌즈’ 박희연PD, ‘코미디빅리그’ 김민경PD가 참석했다.

이날 정종연PD는 영감을 얻는 대상을 묻는 질문에 “TV를 많이 본다. 요즘은 TV를 볼 시간이 없어서 거의 여가 시간에는 유튜브를 계속 보는 편이다. 저의 취향을 세분화하고 제가 선택해서 콘텐츠를 볼 수 있어서 오락적인 차원 보다는 정보적인 차원으로 다양하게 보고 있다. 쉬는 기간에는 쉬면서 일하는 개념으로 영화도 많이 보려고 하고 게임도 한다”라고 전했다.

이어 손창우PD는 “저는 TV를 많이 안 본다. 예능 첫 방 모니터링만 하고, 해외를 많이 다니면서 영감을 떠올리는 편이다. 또 젊은 후배들은 싫어할 수 있으나 같이 술자리 하려고 한다. 눈높이를 맞춰서 요즘 트렌드 알면서 영감 얻으려고 하는데 대부분 영감은 없더라”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문태주PD는 “제가 걷는 걸 좋아한다. 보통 미팅이 마포에 잡히면 마포에서 상암까지 걸어오기도 한다. 걸으면서 생각을 많이 한다. 만화책을 좋아해서 거기서 찾아보기도 하고, ‘수미네 반찬’은 아파트단지를 걷다가 반찬가게가 몇 개 있더라. 그래서 반찬이라는 걸로 한번 프로그램을 해보면 어떨까 생각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희연PD는 “사람을 많이 만나려고 하는 편이다. 주제를 가지고 만난다기 보다는 이 사람이 요즘 뭘 좋아하고 뭘 하고 살고 어제 누구 만나서 뭘 하는지 사생활 침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얘기 많이 나누며 영감 얻으려고 한다”라고 전했고, 김민경PD는 “코미디 프로그램을 오래 하다 보니 개그맨들과 얘기를 많이 하는 편이다. 다양한 각자의 취향 있어서 그런 얘기를 듣고 제가 모르는 것들이 많기 때문에 거기서 영감 많이 얻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질의응답에 임하고 있는 정종연PD, 손창우PD, 문태주PD, 박희연PD, 김민경PD/사진=CJ ENM
질의응답에 임하고 있는 정종연PD, 손창우PD, 문태주PD, 박희연PD, 김민경PD/사진=CJ ENM

 

그런가 하면 시청률 부담을 묻는 질문에 문태주PD는 “심한 편이다. 새벽 5시에 일어나서 시청률 메일이 왔나 안 왔나 확인한다. 그러다 메일이 오면 보고, 시청률이 좋으면 그날 기분이 좋다. 떨어지면 안 좋다. 보통 녹화가 2, 3주 앞서 가니까 다음 주는 어떡하나 고민하는데, 매주 평가 받는 입장되다 보니까 분기에 한번 해주면 안 되나 하는 생각까지 했다. 너무 힘들고 그에 대한 스트레스가 많으니까. 일희일비 하면 안 되는데 제 개인적으로는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는 것 같다”라고 털어놨다.

박희연PD는 “(스트레스를) 안 받을 수 없다. 대신 저조하게 나왔더라도 편차가 거듭될 때 0.01%든 0.1%든 떨어지지 말고 조금씩 올려나가자, 그럼 된 거다 위안 삼을 때도 있다. 저희는 분 단위 그래프를 볼 수 있는데 그게 떨어지지 않고 지속적으로 올라가는 그래프를 만들어보자 하는 걸로 많이 위안 삼고 있다”라고 전했고, 김민경PD는 “저희는 시즌제 프로그램이 아니라 1년 내내 하는 거라 매주 시청률에 울고 웃으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파이를 늘려보자고만 하고 있다”라면서도 “다만 시청률이 포털사이트에 공개되지 않나. 저희는 월요일에 나오는데 시청률이 떨어지면 양세찬씨와 문세윤씨가 찾아와서 ‘왜 떨어졌냐’ ‘이래서 되겠냐’ 하는 얘기를 계속 해서 스트레스다. 개인적으로 시청률 표를 보면서 스트레스 받는 편은 아닌데 그들을 피해 다니느라 스트레스”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안겼다.

특히 최근 브라운관에는 먹방이나 여행을 소재로 삼는 예능프로그램이 트렌드처럼 쏟아지고 있는 바. 이와 관련한 생각을 묻자 문태주PD는 “‘수미네 반찬’은 먹방은 아니다. 반찬 하나하나마다 이야기를 넣고 싶었다. 그냥 먹는 게 아니라 그리움과 이야기 넣어보자는 생각으로 제작했다. 반찬을 통해 엄마를 떠올릴 수 있도록, 맛집을 찾아가고 맛있는 걸 계속 먹는 게 아니라 손맛이나 그리움 녹여내지 않았나 싶다. 그게 차별성”이라고 설명했다.

먹방과 여행을 모두 차용한 프로그램을 연출 중인 손창우PD는 “먹방과 여행 소재가 지겹다는 댓글이 많다. 이게 나영석화 됐다기 보다는 보편적인 것들을 담고 있지 않나 싶다. 사람들이 삼시세끼를 먹고 여행 좋아하고 워라밸이 붕괴되는 사회에서 본인 삶을 찾으러 가지 않나. 나영석PD를 따라하려고 그런 콘텐츠가 많아진 게 아니라 아이템 짜는 과정에서 좀 더 대중들에게 소모되지 않을까 해서 만들게 된 것”이라며 “짜이다 보면 피로감 있다고 생각한다. 내부적으로 부정적인 의견도 있다. 차별점은 저는 멤버십 버라이어티를 하고 싶었다. ‘무한도전’에서 5년 이상 하면서 제가 살길은 멤버십이라고 생각해서 ‘짠내투어’의 가치는 멤버십 버라이어티다. 그게 반응이 있었고 지금까지 이어지지 않았나 싶다. 사회적으로 먹히는 것 보다는 제가 잘하는 영역을 해야지 시청률 덜나오더라도 웰메이드고 신선하다는 평 들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솔직한 생각을 털어놨다.

 

질의응답에 임하고 있는 정종연PD, 손창우PD, 문태주PD, 박희연PD, 김민경PD/사진=CJ ENM
질의응답에 임하고 있는 정종연PD, 손창우PD, 문태주PD, 박희연PD, 김민경PD/사진=CJ ENM

 

출연자 검증에 대한 PD들의 진솔한 답변도 이어졌다. 손창우PD는 “문제가 있을 경우에 대한 차후 대책을 담은 기준은 있지만, 그전에 문제 있는 사람을 섭외하는 걸 막기 위해 PD들이 같이 평판을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려고 노력해야 할 것 같다. 계속 물어보고 수소문 하다보면 잡음을 알 수 있지 않나. 그게 공유가 되지 않고 좋은 면을 보고 지금 당장 필요하기 때문에 섭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있는데, 그걸 방지하기 위해 방송계 제작 하는 사람들이 평판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면 최소화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라고 의견을 전했다.

또한 2030 세대가 주 타겟층인 만큼 트렌드에 대한 부담감에 대해 문태주PD는 “2030세대가 좋아하는 트렌드라고 해도 안 되 는경우가 있다. 새로운 걸 선도할거라 생각한 적은 없는 것 같다. 그냥 걸으며 얻어걸리면 기획안 작성하고, 좋으면 통과 되고. tvN은 자유롭다. 기획안에 대해 직장 상사가 이거해라 저거해라, 딱히 말하진 않는다. 하고 싶은 걸 기획안으로 만들어 제출 했을 때 그 기획안이 좋으면 통과 돼서 제작으로 이어지고 안 좋으면 떨어지는 거다. 꼭 트렌드를 앞서가고 지금 트렌트에 맞아서 통과되는 건 아닌 것 같다”라고 답했다.

손창우PD는 “트렌드 세터기 되는 건 제작자 입장에서 꿈인데 힘들다. 일정 부분은 포기했다. 힘든 과정인 것 같다. 너무 앞선 건 외면받기 쉽지 않나”라며 “트렌드 코리아 2019가 나오면 2018 정도를 보고 만들면 대중적인 합의가 되지 않나 싶다. 그래서 저는 2018을 보고 있다. 2019는 너무 생소하다. 1년 지나면 괜찮지 않나. ‘짠내투어’도 스몰럭셔린데 지난 트렌드다. 가성비는 몇 년 전부터 회자 됐고, 조금 철 지난 거다. 한해 정도 지나서 묵었다 꺼내놓으면 0.5보 앞선 느낌으로 가는 게 실패 확률 죽이고 대중들에게 만족감 주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자신만의 노하우를 선했다.

마지막으로 박희연PD는 “요즘 젊은 친구들이 유튜브를 많이 본다.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는  유튜브를 많이 참고했다. ‘왜 먹으러 다니며 설명하는 게 많을까’ 생각하면서. 유튜브는 과정은 생략하고 딱 먹는 것만 보여준다.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는 그걸 차용해서 이동하는 과정 생략하고 본론만 보여주려고 했다. 그런 식으로 방법적인 걸 가지고 오는 경우도 있다. 사실 저도 젊은 친구들이나 요즘 시청자들이 어떤 걸 좋아하는지 고민하고 있지만 피부로 와 닿고 반영하기는 어렵다. 촬영이나 편집 할 때도 담당 PD를 정해놓고 하는데, 그들이 가진 트렌드를 반영할 수 있는 촬영이나 편집 방식 많이 가져와서 시도하고 있다. 그게 프로그램 정체성을 흔들지 않는 선에서 많이 반영하려고 생각한다. 그런 식으로 프로그램 장르 소재 떠나서 작은 트렌드를 따라가려고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뉴스인사이드 김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