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방송] ‘열혈사제’·‘국민 여러분!’·‘조장풍’…‘갑’을 향한 유쾌한 한방
[NI방송] ‘열혈사제’·‘국민 여러분!’·‘조장풍’…‘갑’을 향한 유쾌한 한방
  • 승인 2019.04.07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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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수선한 사회적 분위기 속, 또 다시 ‘사회고발’ 소재가 브라운관 속 핫한 물결로 떠올랐다. 현실 사회에서도 만연해 있는 부조리를 드라마라는 허구의 스토리를 통해 시원하게 꼬집어 주는 것. 그와 동시에 전형적인 ‘권선징악’ 스토리로 보는 이들로 하여금 간접적인 통쾌함을 느끼도록 만든다.

가상의 드라마라 해도 현실적인 문제들을 소재로 다루는 만큼 자칫하면 보는 이들이 무겁고, 어려워하거나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는 바. 하지만 최근 브라운관에는 유쾌한 스토리 전개와 익살스러운 등장인물들의 모습으로 부당한 현실을 웃음으로 풍자한 ‘갑 응징’ 드라마들이 의미와 재미를 모두 다잡으며 시청자들에게 환호 받고 있다. 

 

 

지난 2월 15일부터 방송중인 SBS 금토드라마 ‘열혈사제’(연출 이명우 l 극본 박재범)는 대체 불가, 정의감 넘치는 ‘꼴통 사제’를 전면에 내세워 ‘악인 척결’을 그려나가고 있다. 앞서 제작발표회 당시 이명우 감독은 “주위의 악을 당연히 생각하고 그럴 수밖에 없다고 무기력하게 생각하는 사회에 대해 작지만 정의의 힘으로 그걸 깨부숴 나가는 신부의 이야기를 코믹하게 그릴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대한민국의 ‘모럴 헤저드’에게 묵직한 메시지를 던지고자 했다는 것. 실제 ‘열혈사제’는 현실의 ‘버닝썬 게이트’를 연상시키는 듯한 ‘라이징 문’ 에피소드를 통해 클럽과 경찰 간의 유착 관계를 파헤치는 등 적절한 사회 풍자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특히 ‘열혈사제’는 금요일 밤, 예능 황금시간대에 편성된 만큼 예능 못지않은 오락성을 담아내는 데에 승부수를 뒀다. “오락물같이 쉽게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이명우 감독의 말처럼 악행에 분노하고 일망타진하는 주인공 김해일(김남길 분)의 속시원한 액션신은 오락 영화를 보는 듯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여기에 ‘꼴통 형사’ 구대영(김성균 분)과 스웨그 넘치는  신입 형사 서승아(금새록 분) 등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이 콤비를 결성, 한 편의 콩트 같은 차진 코믹 연기가 더해지며 시청률 18%를 훌쩍 뛰어넘는 신드롬을 일으켰다.

 

 

‘열혈사제’가 사회 비리를 일으키는 범죄자들을 대상으로 정의구현을 시행하고 있다면, 지난 1일 첫 방송된 KBS2 새 월화드라마 ‘국민 여러분!’(연출 김정현 l 극본 한정훈)은 그보다 좀 더 깊숙한 ‘정치 비리’를 소재로 택했다. 얼떨결에 경찰과 결혼한 사기꾼이 원치 않는 사건에 휘말리고 국회의원에 출마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국민 여러분!’은 ‘을’의 입장에서 사회의 단면을 그리는 것이 아닌, 직접 ‘갑’의 세계에 뛰어들어 그들에게 통쾌한 한 방을 먹인다.

‘국민 여러분!’은 소위 ‘악을 악으로’ 잡는, ‘이이제이’ 식 형태를 표방한다. 사기꾼 양정국(최시원 분)이 국회의원에 출마해 대국민 사기극을 펼치는 스토리는 범죄드라마를 연상시키지만, 그런 특수성을 가진 만큼 더욱 폭 넓고 자유로운 ‘정치 사태 풍자’가 가능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더불어 사기꾼인 주인공이 직업을 숨긴 경찰 김미영(이유영 분)과 결혼하고, 얼떨결에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든 살인범을 붙잡으며 ‘국민 영웅’이 되는 등 한 편의 시트콤 같은 전개로 전에 없던 ‘코믹 정치 범죄 드라마’의 탄생을 알렸다. 그 결과 단 2회 만에 시청률 8%를 돌파, 동시간대 1위 드라마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흥행 청신호를 울렸다.

 

 

그리고 오는 8일, 또 하나의 유쾌한 ‘갑 응징’ 드라마가 안방극장을 찾는다. 8일 오후 10시 첫 방송되는 MBC 새 월화드라마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연출 박원국 l 극본 김반디)은 왕년엔 불의를 참지 못하는 유도 폭력 교사였지만 지금은 복지부동을 신념으로 하는 6년 차 공무원 조진갑(김동욱 분)이 고용노동부 근로감독관으로 발령 난 뒤 갑질 악덕 사업주 응징에 나서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풍자 코미디 드라마,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은 ‘근로감독관’이라는 직업의 특성을 내세워 ‘을’들의 억울함을 해결하고, ‘갑’들을 처벌한다. 악덕 갑질에 대한 응징뿐만 아니라 을들이 겪는 뼈아픈 현실까지 담아내며 공감과 동시에 짜릿한 쾌감을 선사할 전망이다. 또한 정의감 넘치는 ‘공무원 히어로’ 조진갑을 비롯해 다채로운 매력의 캐릭터들이 대거 등장, 풍성한 캐릭터 플레이를 선보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때로는 현실이 드라마나 영화보다 더 잔혹할 때가 있다. 쏟아지는 사건 사고와 부조리들 속에서 대중들은 자연스럽게 이러한 현실에 통쾌한 한 방을 날려 줄 이야기들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최근 다양한 형태의 사회 고발 작품들이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역시 같은 이유일 것이다. SBS ‘빅이슈’는 ‘버닝선 사태’가 불거짐에 따라 성 접대 문화를 풍자했고, 은행을 배경으로 각종 부정부패 사건들을 파헤치는 MBC ‘더 뱅커’ 역시 방영에 한창이다. 오늘(5일) 첫 방송되는 JTBC ‘아름다운 세상’은 여전히 복병으로 남은 학교폭력을 소재로 다루기도. 이러한 사회 고발 드라마들의 붐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괄목할만한 대목이다.

[뉴스인사이드 김나연 기자/사진=SBS, KBS2, M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