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리뷰] 푸시캣 돌스 내한공연, '기획의 부재'가 아쉽다
[SS리뷰] 푸시캣 돌스 내한공연, '기획의 부재'가 아쉽다
  • 승인 2009.06.07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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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6일 열린 푸시캣 돌스의 내한 공연 실황 ⓒ CP Entertainment

[SSTV|배영수 기자] 현재 인터넷 언론사에 근무하는 필자가 6월 6일 열린 푸시캣 돌스에 대한 리뷰를 써야 하는 시점은 공연이 끝난 직후 최대한 빠른 시간 안쪽이었다. 그러나 새벽부터 7일 아침까지 올라오는 관련 소식이나 후기들을 보면서 다른 팬들은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 궁금한 마음에 글의 게재 시기를 조금 늦추기로 했다.

사실 필자의 머리 속에는 공연 전부터 “부정적인 기사들 많이 올라오겠군”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긴 했었다. 그들의 아시아 투어에 대한 소식을 미리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공연 전 4일 싱가포르 공연실황을 누군가가 캠코더로 찍은 영상을 암흑의 경로(?)로 구해 접했기에 미리 파악할 수 있는 모습이기도 했다.

일단 공연 시작 전부터 멤버 제시카 수타의 갈비뼈 부상 소식이 알려지며 불참이 예고됐던 데다가 다른 한 명의 멤버 멜로디 숀튼 역시 무릎 부상으로 인해 풀 타임을 소화할 수 없는 상태여서 이날 공연은 실상 주축인 니콜 셰르징어를 비롯하여 애슐리 로버츠와 김벌리 와이어트 세 명의 무대로만 채워질 것을 예상할 수 있었다.

사실 멤버 두 명이 부상으로 인해 빠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을 걸고 넘어지고 싶진 않다. 대부분 ‘율동’ 수준에 머무는 국내 여성 아이돌 스타들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격렬한 춤을 소화하는 그녀들에게 허리와 무릎 등 부상 부위는 ‘생명’이나 다름없으니 그 상태에서 무대에 오르길 원한다는 건 ‘피도 눈물도 없는’ 너무 잔인한 발상이다.

그들이 백 밴드나 코러스, 댄서 등을 데리고 오지 않은 것 역시 '성의 없다'고 말하고 싶진 않다. 음악보다 퍼포먼스 위주로 펼쳐지는 그들 공연은 MR로 꾸려가는 부분들도 많은 게 사실이고, 코러스나 댄서들은 공연의 주체가 아닌데다가 그들 공연이 때로는 백 댄서 없이 펼쳐지기도 하니 그 자체만을 놓고 문제를 삼는다는 것도 조금은 어폐가 있기 때문이다.

공연이 제 시간에 시작된다면 더없이 좋긴 하겠지만, 약간의 시간 지연(약 20분 정도 되었던 것 같다)역시도 아티스트의 마인드 컨트롤이나 공연의 제반 사항 체크 등을 생각한다면 “그 정도야 뭐…” 하고 넘어갈 수도 있다. 선진국들의 공연들 역시 아티스트의 마인드 컨트롤과 상황에 따라 나타나는 딜레이가 조금씩 다 있으니까. 아, 그렇다고 시간이 늦는 것을 봐주자는 얘긴 아니다. 이날의 시간 지연은 그래도 좀 봐 줄 수 있는 레벨이었다는 점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 뿐.

또한 공연에서는 칭찬해줄 부분도 상당수 있었다. 팔색조의 톤에 두 시간을 줄창 노래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치지 않는 ‘강철 성대’를 자랑했던 니콜 셰르징어의 보컬은 단연 최고지 않았나. 왜 그녀가 최근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들의 앨범에 피처링을 해주는 ‘비싼 몸값’이 됐는지를 단번에 증명하는 부분이었다. 다치지 않은 두 멤버의 서포트 역시 단연 A급이었고, 무대에 쏜 영상의 구성 역시 나무랄 데 없을 정도로 훌륭했다.

   
푸시캣 돌스의 두 멤버, 니콜과 애슐리 ⓒ CP Entertainment

공연 이후 인터넷을 둘러보며 관련된 글들을 보니 이번 푸시캣 돌스의 공연을 두고 ‘무대가 썰렁했다’, ‘백 댄서나 밴드 코러스 팀 등이 전혀 동원되지 않고 MR이 사용됐다’ 등의 혹평이 이어지는 듯하다. 다 맞는 의견이다. 그리고 필자의 글보다 먼저 제기된 이 단점들은 공연의 여러 부분 중 하나인 ‘각론(各論)’의 영역이다. 그런데, 이 다양한 종류의 ‘부정적 각론’이 등장한 것에는 다 이유가 있다.

이 공연은 부분 부분 각론의 문제보다는 ‘총론(總論)’의 부분에서 단연 ‘최악’이었다. 즉, '전체가 없으니 부분도 없었다'는 말이다. ‘총론’이라는 건, 무언가 부족하면 다른 것에서 메꿔 단점을 나름 커버한다거나 아예 없는 부분이 있다면 다른 점을 강조하거나 하여 없는 부분이 안 보이게끔 허전함을 느끼지 않게 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멤버 한두 명이 공연을 소화하지 못한다거나, 무대가 썰렁하다거나, 멜로디가 완전히 묻히는 사운드의 조악함 등 그 하나하나는 사실 어떤 공연에서건 나타날 수 있는 ‘각론’의 부분이다. 그리고 아직 그 환경이 열악한 국내의 내한 공연 현장에서 그 한두 가지는 얼마든 등장을 했었다.

대부분의 국내 공연 기획사들 역시 그 부족함을 인지하고 있고 나름 커버하려는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 그래서 근래의 내한 공연들이 2000년 이전의 상황보다 빠른 속도로 발전했다는 것도 인정한다면 할 수 있는 부분이고 말이다.

그러나 이번 푸시캣 돌스의 공연을 기획한 주최측이 제대로 한 일은 ‘푸시캣 돌스의 한국 공연을 성사시킨 것’ 단 하나뿐이다. 글쎄, 주최측 내에서 얼마나 회의를 거쳤는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필자의 눈에는 섭외 이후 아무런 기획도 없는 것처럼 보였다. 새 앨범에 대한 투어의 성격이라 해도 세계적인 스타의 콘서트가 이렇게 진행돼서는 곤란하다.

그러므로 공연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결정적 이유는, 사운드가 무너지거나 무대가 썰렁했다거나 멤버들이 다쳤다거나 하는 각론의 부분이 아니다. 어떤 공연이건 한두 가지 부분이 부족할 수는 있고 아무리 유료 관객이라도 그 정도 단점이야 눈감아 줄 수도 있는 것 아니었던가. 문제는 이 공연 자체, 총론에 정답이 있다. 그러니까, 가감 없이 표현하자면 ‘공연 자체에 대한 준비성이 너무 부족했다’고 밖에는 할 말이 없다.

멤버들의 부상과 무대장치의 썰렁함이라는 이중고 속에서도 멤버들은 이를 상쇄하는 능력을 충분히 보여줬다. 멜로디 숀튼을 제외하고 온전한 상태의 세 멤버들은 두 시간 동안 최선의 무대로 특유의 카리스마를 뽐냈으며 공연 내내 강건함을 보였던 니콜 셰르징어의 보컬 역량과 멤버들의 격렬한 퍼포먼스 등은 팬들을 열광케 했다.

이번 공연을 통해 주최측은 ‘좋은 경험을 했다’ 치고, 다음에는 조금 더 성숙된 기획 하에 아티스트를 모셔 오길 바란다. 그게 그들 그리고 그들이 속한 국내의 공연기획업계 일원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고 공연 기획사로서 더 발전할 수 있는 방법일테니.

[스포츠서울TV 새이름 SSTV|www.newsinsid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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