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커그룹 송명빈, 직원 폭행 논란…'억울함 가득한 유서'
마커그룹 송명빈, 직원 폭행 논란…'억울함 가득한 유서'
  • 승인 2019.03.13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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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커그룹 송명빈 대표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가운데 전날 지인들과 늦게까지 술자리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직원을 상습 폭행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던 마커그룹 송명빈(50) 대표가 자신의 자택에서 추락해 숨졌다.

지적재산권 전문업체인 마커그룹을 이끌어온 송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30분 특수폭행, 특수상해, 공갈, 상습협박, 강요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앞두고 있었다.

송명빈 대표는 지난해 지난해 5월 한매체가 회사 사무실에서 직원을 폭행하는 음성과 영상을 공개하면서 논란에 올랐다. 문제의 영상에선 송영빈 대표가 잔뜩 화가난 얼굴로 직원에게 다가가 주먹을 쥔 채 얼굴을 내리치는 등 가격하는 모습이 담겼다. 당시 피해 직원은 약 2년간 지속적인 폭행, 협박을 당해왔다고 주장했으며, 송명빈 대표는 해당 직원이 자신을 먼저 폭행하고 또한 폭행을 유도했다고 반박했다. 

직원 A씨는 상습적으로 폭행을 당했다며 송 대표를 검찰에 고소했고, 이 과정에서 송 대표가 직원을 폭행하는 영상이 공개돼 파문이 일기도 했다.

이어 송 대표가 과거 아내와 장모를 폭행하고 흉기로 협박해 처벌받은 전력까지 알려지면서 논란은 확대됐다.

송명빈 대표는 양씨가 자신의 횡령·배임 혐의를 감추기 위해 계획적으로 자신의 폭력 관련 자료를 수집해 터뜨렸다고 주장했다. 자난 1월 경찰에 출석하면서 "폭행 피해자인 양씨가 죄를 숨기려고 (내게) 죄를 뒤집어 씌우고 있다"며 "그가 회삿돈에 손을 대기 시작하고, 이후 제품 관리 부실 등으로 회사는 점점 어려운 상태로 치닫게 됐다. 양씨는 본인의 횡령과 배임 혐의를 축소하고 은폐하는 데만 몰두해 폭행과 폭언 자료 수집에 모든 역량을 쏟아부었다"고 했다.

또 A씨를 상대로 무고·배임·횡령 등의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하기도 했다.

그가 스스로 목숨을 끊기 직전 작성한 유서에는 강한 불만과 원망을 드러냈다.

송 대표가 추락한 현장 주변에서 '송명빈 여기 XXX', '인생 뭐 있간디'라는 내용이 담긴 쪽지가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송 대표의 자택에서 반쯤 남은 소주병과 A4용지 6장 분량의 자필 유서가 발견됐다.

송 대표 자택에서도 5장의 유서가 추가로 나왔다. 유서에는 주로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이 담겨있다고 한다. 극단적 선택을 앞둔 심경을 반영하듯 글자 크기와 간격이 삐뚤삐뚤 일정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서에는 '난 죽음으로 내 억울함을 항의한다', '너 때문에 자살하는 거야'라는 등의 강한 불만과 원망이 일부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송 대표는 전날 오후 10시 30분까지 지인들과 술을 마신 뒤 귀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집에는 노모와 자녀 2명만 있었다고 한다. 송 대표가 집으로 돌아갔을 당시 부인은 집을 비운 상태였다. 노모는 송 대표가 들어온 것을 보지 못했지만, 이날 오전 2시 30분쯤 방에 누워있는 것을 마지막으로 봤다고 한다.

경찰은 송 대표가 사망함에 따라 폭행 사건은 '공소권 없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한편, 송 대표는 지난해 7월부터 ‘디지털 소멸’ 전문 기업인 마커그룹을 이끌었다. 그는 ‘잊혀질 권리’를 주창한 디지털 소멸 분야의 권위자다. 마커그룹 역시 이 분야 서비스를 제공했다. 송 대표는 2015년 3월 『잊혀질 권리, 나를 잊어주세요』라는 저서를 발간해 주목 받았다. 

 

[뉴스인사이드 임희진 기자/사진 =JT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