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기적이 큰 기적으로”…‘왜그래 풍상씨’, 미니시리즈 표 ‘가족 드라마’ 通할까 (종합)
“작은 기적이 큰 기적으로”…‘왜그래 풍상씨’, 미니시리즈 표 ‘가족 드라마’ 通할까 (종합)
  • 승인 2019.01.09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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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일극이나 주말극이 아닌, 미니시리즈에서 그리는 가족 드라마는 어떤 느낌일까.

9일 오전 서울시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아모리스홀에서는 KBS2 새 수목드라마 ‘왜그래 풍상씨’(연출 진형욱 l 극본 문영남)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제작발표회에는 진형욱 감독, 배우 유준상, 오지호, 전혜빈, 이시영, 이창엽이 참석했다.

‘왜그래 풍상씨’는 동생 바보로 살아온 중년 남자 풍상 씨와 등골 브레이커 동생들의 아드레날린 솟구치는 일상과 사건 사고를 통해 가족의 의미를 생각해 볼 드라마.

진형욱 감독은 기획의도를 묻는 질문에 “작가님과 미팅 때 이야기를 나눴다. 요즘 가족끼리 여러 가지 사건사고도 많고 안 좋은 일이 많이 벌어지고 있는데 과연 가족이 힘일까 아니면 짐일까 하는 질문을 내내 하다가 작품을 기획하게 됐다더라”라며 “저도 그런 질문을 받았을 때 과연 가족이 힘일까 짐일까를 드라마를 하면서 답을 찾아나가야겠다고 생각하며 참여했다. 풍상씨를 보면 누가 봐도 가족이 힘보다는 짐이다. 앞으로 풍상씨의 행동을 통해 과연 어떻게 등골브레이커 동생들을 잘 이끌고 안 좋은 상황을 헤치고 힘으로 바꿀 수 있을지 봐 주셨으면 좋겠다. 요즘 남한테 잘 하는 것보다 가족한테 못 하는 경우가 많지 않나. 작품 보고 울고 웃으며 과연 가족한테 남보다 잘 할 수 있는 힘이 어디서 올 수 있을까 생각할 수 있도록 만들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극중 유준상은 아버지와 어머니를 대신해 집안의 가장으로 살아온 첫째이자 장남 이풍상 역으로 분한다. “대본을 처음 받았을 때부터 이 드라마를 정말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라는 그는 “시기적으로도 좋은 시기가 아닐까 싶다. 매회 거듭 촬영 하면서 가족이란 것에 대해, 사람이란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봤고 그동안 우리가 너무 모르고 살아왔구나 싶었다. 어느덧 2019년 되고 저도 따지고 보면 옛날사람이 됐는데, 너무 빠르게 진행되고 서로 모른척하고 외면하고 바쁘게 지나가느라 우리가 잠시 잊고 있었던 건 아닐까 생각하게 되더라”라고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오지호는 한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인생의 한 방 만을 노리며 진상 짓만 골라 하는 골칫덩어리로 전락한 둘째 이진상 역을 맡았다. 그는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 “말 그대로 진상 짓 만 골라하는 등골브레이커다. 저랑 1도 안 닮았다. 캐릭터에 몰입하느라 진상 짓 많이 하고 있다. 형님이 있긴 하지만 제가 인생 한방으로 역전으로 노려서 집을 먹여 살리겠다는 집념 있다”라면서도 “대한민국 국민 진상여러분들이 저를 보고 희망 가지고 즐거움 찾으셨으면”이라고 전해 웃음을 안겼다.

이란성 쌍둥이 중 언니이자 대학병원 의사 이정상 역을 맡은 전혜빈은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 “유일한 브레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5남매 중에서 유일하게 등골브레이커가 아닌 것 같겠지만 다른 의미로 등골브레이커 역할을 한다. 화상이랑 아웅다웅하는 케미도 많이 기대해 주셨으면”이라며 “5남매들끼리 똘똘 뭉쳐서 어려운 일들이나 가족의 일들을 헤쳐 나가는 부분을 많이 지켜봐 달라”라고 당부했다.

   
 

이정상의 쌍둥이 여동생 이화상 역에는 이시영이 이름을 올렸다. 이시영은 출연 계기를 묻는 질문에 “사실 ‘사생결단 로맨스’가 끝난 지 한 달도 안 된 상태라 체력적으로도 많이 힘들었었고 휴식 갖는 게 좋을 거라고 생각하던 와중에 대본을 읽게 됐다. 읽으면서 탈출구를 만난 느낌이더라. 스스로도 많이 놀랐다”라며 “하이라이트 영상에서는 화상이가 화상 짓을 하고 철부지에 내면연기가 없을 정도로 속에 있는 말을 다 표현하는 막무가내 캐릭터성을 갖고 있는데, 기존에 제가 맡았던 캐릭터들은 올바르고 선하고 정의로운 역이 많았다. 표면적으로 화상이의 모습들이 신선하게 다가온 건 사실”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런데 대본을 읽으면서 이렇게 보여 지는 화상이가 인간성을 회복해나가는 과정이 생각 했던 것과는 달리 감동적인 부분이 있어서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저 역시 막연하게 이걸 찍으면서 충족되고 치유될 수 있는 부분이 있겠다는 게 많이 느껴졌다. 화상이의 되먹지 못한 성격 때문에 가끔 나오는 진심어린 모습이 묵직하게 다가오더라. 개인적으로 많은 욕심이 났었다. 어떻게 보면 화상이의 큰 그림과 인생관 자체가 멋있게 느껴졌고 어떻게 하면 의도대로 표현할 수 있을까 욕심이 많이 생겼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감독님, 작가님과 얘기하면서 구체적인 그림을 그렸다. 후반부 갈수록 변화되는 모습과 숨겨진 상처가 저한테는 크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다”라고 설명했다.

이창엽은 프로야구 선수 유망주였지만 꿈을 이루지 못한 막내 이외상 역을 맡았다. 이번 드라마를 통해 첫 주연에 도전하게 된 그는 “캐스팅해주셔서 너무 놀랐다. 그래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이전에는 항상 열심히 하겠다는 말을 입에 달고 마음에 품고 임해왔는데 이번에는 열심히 잘 하는 방법이 뭔지 고민하고 있다. 좋은 분들 계셔서 잘 극복해나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캐릭터 표현에 대해서는 “대본에 다 나와 있어서 그대로 잘 구현해내는 방법을 고민 중이다. 다른 형, 누나들을 만나는 관계 속해서 취하는 태도가 달라지기 때문에 어떤 태도와 어떤 관계를 이어나갈지 고민 많이 하고 있다”라며 “외적인건 아무래도 조폭에 잠깐 몸담고 나왔기 때문에 운동을 많이 하고 있다. 복싱도 처음 배우게 됐다. 더 열심히 운동 중”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가족 드라마’라는 소재는 미니 시리즈보다는 일일극이나 주말극에서 주로 다뤄져 왔다. 진형욱 감독 역시 문영남 작가와 두 차례 주말극을 함께 했던 바. 그에 이어 20부작 미니시리즈를 통해 가족 이야기를 또 한 번 다루게 된 것에 대해 진형욱 감독은 “주말극을 같이 했다고 해서 미니시리즈에서도 성공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그런 압박감 속에서 같은 작가와 세 번째 작품을 하게 됐는데, 작가님께서 하던 대로 하라더라. 하던 대로 하는 게 힘들지 않나. 예전 작품들을 하면서 느꼈던 장점이나 감동, 재미를 되새기며 고민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주말이나 미니를 나눠서 압박감 갖지 말고 원래 잘했던 것들을 생각하고자 했다. 드라마 속에 있는 등장인물들이 실제인물처럼 보이게 최대한 다가오게 만들어서 공감대 만들고 감정이입 하게 하고 울 때 같이 울고 웃때 같이 웃게 하는 게 문영남 작가님의 대본의 가장 큰 장점이고, 그래서 많은 시청자 분들이 호응해줬다고 생각한다. 미니 시리즈라고 해서 그런 장점을 주말극과 다르게 가져 간다기 보다는 장점을 최대한 잘 살려내고 배우들도 더 노력하고 있는 만큼 그런 부분을 좋아하는 분들이 보신다면 더 깊게 임팩트 받고 소통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시청자와 배우가 똑같이 소통하는 게 기적이라 생각하는데, 기적이 이미 이뤄진 적 있었고 미니시리즈긴 하지만 작은 기적이 일어나길 바란다. 경쟁프로그램이 있긴 하만 저희는 저희 길 가는대로 즐겁게 촬영 하다보면 작은 기적이 모여 큰 기적이 오지 않을까 싶다”라고 굳은 신뢰를 드러냈다.

유준상 역시 “대본을 보는 순간 놀랐다. 이렇게 이야기가 예상치 못하게 흘러갈 수 있구나 싶더라. 가족극을 꼭 일일드라마에서 보란 법은 없지 않나. 장르를 신경쓰지 않고 어떻게 하면 이야기를 더 잘 만들 수 있고, 사람들이 더 공감할 수 있을지에 초점 맞추고 있기 때문에 대본이 기다려진다. 뻔한 것보다는 자신과 밀착되는 부분이 더 생겨서 사회 반향이 되는 드라마가 될 거라 믿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전혜빈은 “가슴속에 깊게 자리 잡을 수 있는 캐릭터 하나쯤은 찾을 수 있을 것. 처음부터 끝까지 사랑 많이 해줄 수 있는 드라마”라고 전했고, 이시영은 “주말극 보다 미니 시리즈가 짧은 호흡이라 압축 될 수밖에 없다보니 매회 이슈도 많고 재밌는 부분이 많았다. 보통 3, 4명의 인물들이 회를 거듭하면서 엮이면서 재밌어 지는데, 가족이 주인공이라 5명 그 이상의 인물들이 첫 회부터 한꺼번에 엮인다. 그게 관전 포인트”라며 “이런 저런 생각 할 거 없이 정신없이 휘몰아치는 재미가 있다. 그런 부분을 생각하며 봐주셨으면”이라고 바람을 전했다.

유준상은 “저희 모두 가족이 있으니 말 못할 사연도 있고 가족 때문에 울고 웃고 하지 않나. 가족보다 남한테 더 잘해주는 상황이 생기는 요즘이다. 드라마가 사회의 어떤 부분에 조금이라도 영향 주고 드라마로 인해 화두를 던진다면 그보다 더 좋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데, 저희 드라마가 많은 분들이 ‘나는 어떻게 하지’ 생각함과 동시에 울고 웃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며 “저희 드라마가 2019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이야기 됐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는 ‘왜그래 000씨’와 같이 유행어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마무리 지었다.

한편 ‘왜그래 풍상씨’는 오늘(9일) 밤 10시 첫 방송된다.

[뉴스인사이드 김나연 기자/사진=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