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인터뷰] 손나은 “‘여곡성’, 초심과 열정 담긴 작품”…차근차근 쌓아가는 배우의 길
2018.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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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나은이 에이핑크가 아닌 영화를 이끄는 한 명의 주연배우로서 조금은 긴장한 모습으로 취재진을 맞이했다. 2011년 걸그룹 에이핑크로 데뷔한 손나은은 드라마 ‘대풍수’, ‘무자식 상팔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등을 통해 무대에서는 볼 수 없던 모습들을 키우며 배우로 성장하고 있다. 차근차근 영역을 넓혀가던 손나은은 ‘여곡성’으로 스크린 주연을 맡아 과감한 변신을 꾀했다.

“그냥 너무 떨렸어요. 이런 긴장감은 오랜만이에요. 영화를 보며 부족함도 알게 됐고 반성하고 배우는 과정이라 생각해요. 원작은 태어나기 전에 나와서 몰랐는데 엄마가 알려주셨어요. 유명한 작품이니 명장면에 대한 기대감도 있었고 부담도 있었는데 대본을 읽고 잘 해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여곡성’은 원인 모를 기이한 죽음이 이어지는 한 저택에 우연히 발을 들이게 된 옥분(손나은 분)과 비밀을 간직한 신씨 부인(서영희 분)이 집안의 상상할 수 없는 서늘한 진실과 마주하는 미스터리 공포 영화다. 영화는 1986년에 개봉한 원작의 명장면의 재현은 물론 각 캐릭터를 현대적 감성에 맞게 각색해 새로운 긴장감 만들어 냈다. 손나은이 연기한 옥분은 저택에 팔려 들어와 아이를 갖게 되면서 점차 욕망을 드러내는 인물이다. 손나은은 진폭이 큰 캐릭터 연기는 물론 모성애까지 표현해야 했다.

“옥분이라는 캐릭터는 갈 곳 없는 고아였다가 집에 팔려가고 아이를 갖게 되면서 욕망으로 변질돼요. 삶을 포기할 수 있을 텐데 아이로 희망이 생긴 거잖아요. 살기위해 악을 선택하는 비운의 인물이 아닌가 싶더라고요. 아무래도 초반과 후반의 차이를 확연하게 보여드리기 위해서 다르게 표현하려고 했어요. 초반에는 순종적이고 아무것도 모르는 굴러들어온 아이 같은 모습을 표현하고자 했어요. 그동안 드라마를 하면서는 하나의 극을 이끌고 캐릭터를 처음부터 끝까지 만들어갈 만한 역을 해본 적이 없어요. 그래서 걱정도 고민도 많이 했어요. 처음에 대본을 분석하면서 공부했는데 막상 촬영에 들어가니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하는 자세가 필요하더라고요. 감정 표현에 있어서는 모성애가 어려웠어요. 경험할 수 없으니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은 ‘우리 엄마라면 어땠을까’라고 생각하는 거였어요.”
   
 

원작이 있는 공포 영화 주연에 사극이라는 시대적 배경까지, 모든 것이 쉽지 않은 도전이었고 큰 결심이 필요했다. 손나은은 걱정과 두려움을 안고 출연을 결정했지만 촬영 과정은 즐거움과 설렘이 가득했다.

“작품을 들어가기 전에 준비하는 과정도 재밌었어요. 사극이라서 한복 피팅도 했는데 그러면서 대본을 읽고 잘 그려지지 않았던 부분도 알 수 있었던 거 같아요. 리딩하면서는 선배님들 연기를 보고 분위기를 공부할 수 있었어요. 대체적으로 촬영도 재밌지만 준비과정이 설렜어요. 촬영할 때는 날씨가 엄청 추웠어요. 날씨나 여건이 생각보다 좋지 않고 제 컨디션도 그래서 100%를 꺼내지 못해 아쉬움이 남아요. 감독님께 이것저것 많이 물어봤어요. 연기할 때는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도와주셨어요. 현장에 있는 것 자체가 재미있고 행복했어요. 춥고 힘든 촬영도 많았는데 그렇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너무 좋았어요. 매일 촬영하다가 2~3일 쉬는 날이 있었는데 허전해서 결국 먹을 걸 사들고 선배님 계신 현장에 갔어요. 가서 연출부 체험도 하고 선배님 촬영도 보고 왔어요. 배우들, 스태프, 감독님 모두가 하나의 작품을 만드는 게 저에게 너무 즐거웠어요.”

막연하게 시작했지만 어느 때보다 연기, 작품에 대한 애정과 욕심이 커지고 있다. “조금씩 경험이 쌓이면서 하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는 손나은은 ‘아이돌 출신 배우’라는 꼬리표가 붙어 다니는 것에 대해 그가 짊어지고 증명해야 하는 ‘책임감’이라고 말했다.

“‘아이돌 출신’이라는 건 뗄 수 없는 부분이고 떼어내려고 하지도 않았어요. 평생 가져가야 할 것 같아요. 물론 그런 시선이 있으니 촬영장에서 위축되는 게 없진 않아요. 저도 모르게 의식하게 돼요. 다른 친구들도 다 그럴 거예요. 머릿속이 복잡해지고 생각이 많아지다 보니 현장에서 보여줘야 할 것들을 다 보여주지 못해서 아쉬울 때도 있고요. 주어진 기회를 얼마나 책임감 있게 여기고 하느냐가 중요한 것 같아요. 기회를 쉽게 생각하지 않고 소중하게 생각해야죠. 열심히 하다보면 많은 분들에게 전해지지 않을까 싶어요.”

스크린 주연 데뷔를 마친 손나은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새로운 모습으로 도전을 이어갈 계획이다. 

“필모그래피에 대해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아요. 예전 드라마도 작은 배역부터 차근차근 해왔어요. 지금의 페이스로 가고 싶어요. 이번에 영화로 처음 주연을 맡았는데 ‘여곡성’을 시작으로 많은 작품에 도전하고 싶어요. 에이핑크 손나은의 이미지와 반대되는 분위기의 작품과 캐릭터도 하고 싶어요. 저는 이 일을 오래하고 싶은데 그러기 위해서는 다양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이번에 타이밍이 좋게도 앨범도 기족과 콘셉트를 달리했고 영화에서도 새로운 시도를 했어요. 이번에 터닝 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여곡성’의 원작이 유명하고 많은 사람들의 기억에 남은 작품이니 저희 영화도 그렇게 됐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저에게는 초심과 열정을 돌아볼 수 있는 작품으로 남지 않을까 싶어요.”

[뉴스인사이드 정찬혁 기자/ 사진= 스마일이엔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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