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극장’ 금란반월계·보인계 전통 지키려는 강릉 학동 고택 청학헌 父子
‘인간극장’ 금란반월계·보인계 전통 지키려는 강릉 학동 고택 청학헌 父子
  • 승인 2017.07.25 07: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KBS 1TV ‘인간극장-청학헌의 부자유친’

25일 오전 KBS 1TV 휴먼다큐 미니시리즈 ‘인간극장-청학헌의 부자유친’ 그 두 번째 이야기가 방송된다.

이번주 ‘인간극장’은 강원도 강릉 학동에 위치한 강릉 최씨 수헌공파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아름다운 고택 ‘청학헌’에 사는 99세 아버지 최복규씨와 아들 최기종(59) 씨의 삶을 조명한다.

# 아버지를 모시기 위해 홀로 돌아온 둘째 아들 기종씨

강원도 강릉의 학동에는 강릉 최씨 수헌공파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아름다운 고택, ‘청학헌’이 있다. 이 집에 살고 잇는 99세 아버지 최복규씨와 59세 아들 아들 최기종씨.

5년 전까지만 해도 기종씨는 서울 모처의 어엿한 레스토랑 사장님이었다. 하지만 20년 전 사별하고, 홀로 강릉에 남아 청학헌을 지키고 있는 아버지를 모시기 위해 아내와 1남 1녀를 경기도 일산 집에 남겨둔 채 혼자 고향으로 돌아왔다.

평생을 장남에게 밀려 아버지 마음엔 2순위일 수밖에 없었던 둘째 아들 기종씨지만 요양원으로 갈 바에는 나고 자란 청학헌에서 죽겠다는 아버지의 마지막 꿈을 지키기 위해 나선 것이다.

아버지를 모시며 사는 기종씨의 지금 소원은 오직 아버지가 하루라도 더 본인이 해드린 음식을 맛있게 드시는 것. 맛있는 음식을 해 드리기 위해 평생 관심도, 상관도 없을 것 같았던 농사도 직접 짓기 시작했다.

# 아버지의 꿈, 청학헌

처음 강릉에 올 때까지만 해도 이렇게 오래 머물게 될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기종씨. 하루 세끼 밥만 잘 챙겨드리면 될 줄 알았지만 평생 처음으로 아버지와 단 둘만의 생활을 시작하면서 아버지에게 가장 소중한 가치를 대신 지켜 나가는 것이야말로 아버지께 할 수 있는 마지막 효도임을 깨닫게 됐다.

그런 기종씨가 가장 신경 쓰는 것은 아버지에게 각별한 의미인 집, 청학헌을 아버지가 원했던 대로 원래의 모습 그대로 가꾸고 지키는 일. 아버지가 나고 자란 곳이자 평생의 추억이 깃든 청학헌. 이곳은 아버지에게 단순히 살고 머무는 집이 아니라 집안의 역사이자 삶의 전부임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기종씨는 아버지의 바람대로 고택을 원래의 모습 그대로 지켜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고택과 함께 나무처럼 평생 한 자리를 지켜 온 아버지. 덕분에 마을 사람들에게도 덕망 높은 어르신으로 기억되고 있는데….

오랜 시간 강릉의 전통과 함께 이어져온 금란반월계, 보인계 등의 자리에서 기종씨는 아버지의 역할을 대신함과 동시에 그 이름의 가치 역시 지키고자 노력하고 있다.

생각보다 많은 역할이 주어진 강릉행이지만 기종씨는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아버지의 이름과 가치를 빛내고 있다.

   
▲ KBS 1TV ‘인간극장-청학헌의 부자유친’

# 99세 아버지와 아들의 꿈

아버지께 조금이라도 더 기쁨을 드리고자 애쓰는 아들이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흐르는 세월을 막을 수는 없는 법. 점점 식사조차 어려워지고, 앉아있는 것마저 힘겨워하는 아버지.

이런 아버지의 세월을 오롯이 홀로 지켜볼 수밖에 없는 기종씨는 어떻게든 아버지가 기력을 찾게 해드리기 위해 애써보는데…. 추어탕을 좋아했던 아버지를 위해 직접 사온 미꾸라지 100여 마리를 논에 풀어 키우며 올해 10월이면 맞이하게 될 아버지 백수잔치에서는 축하해주러 온 사람들에게 맛있는 추어탕을 대접하게 되길 꿈꿔본다.

그러나 아들의 노력과 바람에도 하루가 다르게 기력이 쇠해가는 아버지의 모습에 기종씨는 오늘도 홀로 숨죽여 눈물을 훔친다. 백수 잔치까지는 거뜬하실 거라 생각했던 기종이었기에 식사도 거의 하지 못 할 만큼 갑작스럽게 건강이 악화된 아버지를 지키며 혹여 자신의 정성이 부족했던 탓은 아닐까 스스로 원망스럽고 후회되기만 하는데….

야속하게 흘러가는 세월 속, 시간이 멈춘것만 같은 청학헌에서 함께하는 아버지와 아들의 동행은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25일 방송되는 ‘인간극장 - 청학헌의 부자유친’ 2부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주말을 맞아 기종 씨의 형님 부부가 청학헌을 찾았다. 그 덕에 기종 씨는 오랜만에 가족들을 만나러 일산으로 간다.

주말도 잠시 아버지 걱정에 서둘러 돌아온 기종 씨, 그런데 할아버지가 기운이 더 없으신 모양인지 글로 쓰시지만 도무지 무슨 말씀인지 알 수가 없는데….

‘인간극장-청학헌의 부자유친’ 그 두 번째 이야기는 25일 오전 7시 50분 방송된다.

[뉴스인사이드 김중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