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윤소정 발인, 손숙 "너 잘 살다 가는 거야 부럽고 샘이 날 만큼" 연극계 추모
2017.06.20트위터페이스북RSS
   
▲ 고 윤소정 발인, "너 잘 살다 가는 거야 부럽고 샘이 날 만큼" 연극계 추모/사진=뉴시스


패혈증으로 지난 16일 별세한 '연극계 대모'인 배우 윤소정(73)의 장례가 20일 오전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대한민국연극인장으로 엄수됐다. 고 윤소정의 발인이 20일 오전 엄수됐다.

고인과 절친한 동갑내기 친구인 손숙(73)은 이날 이별사에서 "멋있게 질척거리지 않고 떠난 모습이 역시 윤소정답다"며 "폼나서 샘나고 부럽다"고 슬퍼했다.

이날 장례에 모인 500여명은 모두 하나 같이 눈물을 흘렸다. 손진책 전 국립극단 예술감독인 극단 미추 대표·김성녀 국립창극단 예술감독 부부, 극단 물리의 대표인 한태숙 연출, 김윤철 국립극단 예술감독, 안호상 국립극장 극장장, 장례위원장을 맡은 정대경 한국연극협회 이사장, 박계배 한국예술인복지재단 대표 박계배, 뮤지컬 연출가인 에이콤의 윤호진 대표, 신시컴퍼니의 박명성 예술감독, 배우 전무송 정동환 윤석화 명계남 오달수 이대연 신소율, 배우인 극단 연희단거리패의 김소희 대표, 고희경 홍익대 공연예술대학원 교수, 유인화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사무국장 등이 모였다.

손숙은 "너를 보내기 위해 이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며 "연습, 일정을 미뤄가면서 너를 보내려는 풍경이다. 진심으로 슬퍼하는 후배들을 보면서 너희들 '나 죽을 때도 이럴 거니'라고 심술을 부리기도 했다"고 전했다. "너 잘 살다 가는 거야 부럽고 샘이 날 만큼. 네가 친구라서 고맙고 든든했다"고 울먹거렸다.

그러면서 고인의 남편인 배우 오현경(81)과 딸인 배우 오지혜(49)의 말을 전했다. "오 선생님이 울면서 그러시더라. '소정이 사랑했다고'. 지혜는 엄마 딸이라서 행복했다고 했어. 너 행복한 여자야."

또 이날 손숙은 "친구 소정아. 화사하게 화장을 하고 편안하게 관 속에 누워 있는 너를 보면서 '줄리엣'인가 '오필리어'인가 생각하고 있었다. 우아한 은백색 관 뚜껑이 닫히고 유리벽 저쪽으로 사라지는 모습을 보면서 이제 막이 내리고 화사하게 웃으며 무대에서 인사하는 너를 보면 ,기립박수를 쳐야지라는 생각으로 유리벽 쪽을 하염없이 바라봤는데 끝내 나타나지 않는구나. 이게 '현실이구나'라는 생각에 주저앉지 않을 수 없었다"라고도 했다.
   
▲ 사진=뉴시스

어린 시절 무용에 재능을 보인 윤소정은 6세에 송범무 무용연구소에서 무용을 배우기 시작했다. 영화감독이었던 아버지 윤봉춘의 영향으로 학창 시절부터 연기 활동을 했다. 데뷔작은 중학교 1학년 때 출연한 아동영화 '해바라기 피는 마을'이다.

1964년 동양방송(TBC)이 개국하고 공채 1기 선발 당시 탤런트 부문과 무용수 부문에 각각 지원, 모두 합격했으나 영화감독이자 시나리오 작가인 오빠 윤삼육과 선배 배우들의 권유로 연기자의 길을 택한다.

1966년 극단 '자유극장'이 창단되던 해에 김혜자, 선우용녀, 김무생, 최불암, 박정자 등과 함께 창단 멤버로 연극계에 입문, 극단의 창단 공연인 '따라지의 향연'에 출연했다.

이후 '초분', '신의 아그네스',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에이미', '어머니' 등 수많은 작품을 통해 한국 연극사에 큰 업적을 남겼다. 유작은 사전제작 드라마로 모든 촬영을 마친 SBS TV 드라마 '엽기적인 그녀'다.

1973년 연극계에 윤소정의 이름을 알린 '초분'은 특히 고인의 대표작으로, 무용 전공자답게 몸을 격렬하게 쓰는 역을 맡아 높은 평가를 받았다. 당시 윤소정처럼 몸을 자유롭게 쓰는 여배우가 귀한 시절이었다.

이날 추모사를 헌사한 후배 배우 길해연은 "'초분' 공연 때를 자주 말씀하셨어요. 무대 위에서 뛰는데 무대, 객석, 극장 전체가 떨려서 무대, 객석, 배우가 한 몸이 돼는 것처럼 느껴졌다"고요. '그걸 너도 느껴본 적이 있니'라고 물으시면서 빛나던 눈빛을 잊을 수가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무대 작품으로는 마지막 출연작인 지난해 국립극단의 '어머니' 출연 당시 진행한 인터뷰 육성도 이날 울려 퍼졌다. "관객에게 어떤 문장이나 대사를 '기억하고 가세요' 하기 보다 같이 웃게 되고 같이 울게 되면 관객들이 하루를 투자하신 것이 100%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성공한 것이 아닌가 생각해요."

유족을 대표해 감사 인사를 전한 오지혜는 "어머니께 마지막 인사를 드리러 오신 모든 분들이 어머니를 친절하고 따뜻한 분으로 기억을 하셔 우리 어머니가 좋은 배우를 넘어 멋진 사람이고 괜찮은 삶을 사셨다는 걸 느꼈다"며 "우리 어머니가 아니라 모든 분의 친구셨고 이렇게 보내는 길도 또한 함께 보내드리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윤소정의 영정 사진은 이날 천안공원묘원에서 영면하기 전 연극계 동료·선후배 선후배들과 함께 마로니에 공원을 시작으로 아르코 예술극장을 거쳐 대학로를 돌았다.

길해연이 이날 지난 6월1일 윤소정이 보내 준 시라며 읊었던 시인 김용택의 '6월'이 겹쳐지는 풍경이었다.

"하루종일/당신 생각으로/6월의 나뭇잎에 바람이 불고/하루 해가 갑니다/불쑥불쑥 솟아나는/그대 보고 싶은 마음을/주저앉힐 수가 없습니다"

[스타서울TV 이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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