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퀸' 김연아, "은퇴한 뒤에도 기억에 남는 선수 되고 싶다"
'피겨퀸' 김연아, "은퇴한 뒤에도 기억에 남는 선수 되고 싶다"
  • 승인 2009.03.30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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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TV|김태룡 기자] '피겨 여왕' 김연아가 '꿈의 200점'을 돌파하며 세계신기록 수립은 물론 세계 여자 피겨의 새로운 역사를 쓰기 시작했다. 20만명이 넘는 팬들은 김연아의 미니홈피를 축하의 댓글을 남기고 있고 미처 경기를 보지 못한 팬들은 김연아의 경기 동영상을 찾아 인터넷 검색에 여념이 없다.

아사다마오의 부진에 일본은 침묵에 빠졌고 일본내 만년 2인자 안도 미키가 3위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지만 일본내 충격을 보듬기엔 부족함이 있어 보인다.

29일 미국 LA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피겨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 출전한 김연아는 4분간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세헤라자데’ 배경음악에 맞춰 연기를 펼쳤다.

관중들의 기립박수를 한몸에 받은 김연아는 기술 점수 63.19점, 구성 점수 68.40점를 얻어 총 131.59점을 기록했다.전날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 43.40, 구성점수 32.72를 얻어 총 76.12를 확보에 이어 프리스케이팅에서 131.59점을 획득, 합산 점수 207.71점으로 여자 싱글 스케이트 사상 처음으로 꿈의 200점대를 넘겼다.

경기가 모두 끝난 후 치뤄진 시상식에서 경기장위에 마련된 시상대의 제일 윗 자리에 프리 스케이팅 복장 그대로 우뚝 선 김연아는 금메달을 목에 건 채 애국가가 울려퍼지자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시상식에서 눈물을 보인 김연아 선수는 "그동안 시상대에 서서 애국가가 들릴 때 눈물을 참았는데 이번에는 너무 기다려왔던 자리라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며 자신의 심정을 전했다. 이어 "애국가가 흘러나온 그 순간에는 많은 생각이 떠오르지는 않았다. 내가 원하는 자리였는데 지난 시간 동안 그 자리를 놓쳤다. 그냥 이번에 못 서면 실망이 클 것 같았다. 특별한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김연아 선수는 "이번 대회 뿐만 아니라 밴쿠버에서도 한국분들의 응원이 많았다. 미국이지만 한국에서 경기를 하는 것 처럼 더 편안하게 연기를 할 수 있었다. 관중들이 많이 호응을 해줘 더 즐기면서 연기할 수 있었다"며 응원해준 한국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2007년, 2008년 3위에 그치는데 이어 2009년 우승의 쾌거를 이룬 김연아는 "이번에 세 번째 세계선수권인데 지난 두 번의 대회는 스스로도 확신이 없었다. 3등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이번에는 준비도 잘 됐고 연기도 잘 된 것 같다. 올림픽을 앞두고 좋은 연습이 됐다"고 이번 우승에 깊은 의미가 있음을 말했다.

당당히 금메달을 목에 걸고 들어선 인터뷰장에서 김연아 선수는 이번 대회 우승 비결에 대해 "우선 부상없이 컨디션 유지가 잘 됐기 때문에 준비를 잘 할 수 있었다. 준비를 하면서 나도 잘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긴장감 없이 연습처럼 경기에 임했다"며 "이번 시즌에는 좀 더 연습을 하면서 확신을 많이 가졌다. 대회에 임해도 긴장하는 일이 전혀 없었다. 마무리를 좋게 맺어 기쁘다. 다음 시즌에는 보다 많은 자신감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하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리고 자신의 우상이었던 크리스티 야마구치 등 전 세계선수권 우승자들의 칭찬이 이어지자 "너무 영광이고 좋은 평에 감사를 드린다. 그런 훌륭한 선수들 처럼 앞으로 은퇴한 뒤도 기억에 남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하지만 은퇴에 대해서는 "지금 은퇴는 내게 먼 미래다"며 "당장 내가 해야 할 것을 생각할 뿐이다. 다른 것은 내 목표를 이룬 다음 생각하고 싶다"며 앞으로 펼쳐질 도전의 각오를 내비쳤다.

앞으로 월드챔피언의 자리를 계속 지켜야 한다는 부담감에 대해서 김연아 선수는 "아직 월드챔피언이 된지 몇시간 안돼 실감이 나지 않는다. 팬들의 기대가 있기 때문에 부담이 없지는 않다. 하지만 이번 대회 처럼 준비를 잘한다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며 여유로움을 가지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아쉽게 실패한 살코우 점프를 하나 놓치고 스핀을 하나 잘못한 것에 대해 "4대륙 대회 이후 스핀 한 가지를 바꿨다. 대회 전에 한 번 더 점검하지 못한 것이 아쉽지만 하나 더 배운 것 같다. 다음에는 이런 실수를 하지 않도록 체크해야겠다"며 "살코를 뛸 때 흔들리는 바람에 시도를 못했지만 다음 연기에 지장을 주지 않고 나머지 연기에 집중했다"며 실수 할 당시의 심경을 밝혔다.

또한 "점수에 대한 생각은 없었는데 막상 200점을 넘기고 나니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다. 앞으로 이만큼 높은 점수를 유지할 수 있을지 걱정되기는 하지만 그 점수를 뛰어넘지는 못해도 비슷하게 하려고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김연아 선수는 자신의 코치 브라이언 오서에 대해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브라이언 보이타노와 대단한 라이벌 경쟁을 벌였던 사람이다. 지금 나와 비슷한 경우라 할 수 있다.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