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8주기 추도식] 도종환 의원 “보이십니까? 당신이 이겼습니다” 추도시 ‘운명’ 낭송
[노무현 8주기 추도식] 도종환 의원 “보이십니까? 당신이 이겼습니다” 추도시 ‘운명’ 낭송
  • 승인 2017.05.23 14: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노무현 8주기 추도식] 도종환 의원 “보이십니까? 당신이 이겼습니다” 추도시 ‘운명’ 낭송

[노무현 8주기 추도식] 도종환 의원 “보이십니까? 당신이 이겼습니다” 추도시 ‘운명’ 낭송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 8주기 추도식에서 ‘운명’을 낭송했다.

23일 오후 2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8주기 추도식이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노 전 대통령 묘역에서 거행됐다.

이날 추도식은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서 거행됐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권양숙 여사 등 유족, 정세균 국회의장, 이해찬 노무현재단 이사장,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안희정 충남지사 등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대거 자리했다.

또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 박지원 전 대표, 주승용 전 원내대표, 정의당 심상정 대표 등 정치권 인사들도 참석했다.

이날 추도식은 박혜진 아나운서의 사회로 국민의례, 정세균 국회의장 추모인사, 가수 한동준의 추모공연 '친구', 추도사, 추모영상 상영, 추모시 낭독, 나비날리기, 문재인 대통령 인사말, 유족 인사말, 한동준과 우리나라의 추모공연 '강물처럼',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참배 등 순으로 진행된다.

다음은 도종환 의원이 낭송한 추모시 ‘운명’

당신 거기서도 보이십니까

산산조각난 당신의 운명을 넘겨받아

치열한 희망으로 바꿔온 그 순간을

순간의 발자욱들이 보이십니까

당신 거기서도 들리십니까

송곳에 찔린 듯 아프던 통증의 날들

그 하루하루를 간절함으로 바꾸어 이겨낸 승리

수만마리 새 떼들 날아오르는 날개짓같은 환호와 함성

들리십니까

당신이 이겼습니다

보고싶습니다

당신 때문에 오래 아팠습니다

당신 떠나신 뒤로 야만의 세월을 살았습니다

어디에도 담아둘 수 없는 슬픔

어디에도 불지를 수 없는 분노

촛농처럼 살에 떨지는 뜨거운 아픔을

노여움 대신 열망으로 혐오대신 절박함으로 바꾸며

하루하루를 살았습니다

해마다 오월이 오면 아카시 꽃이 하얗게 지는 5월이 오면

나뭇잎처럼 떨리며 이면을 드러내는 상처

우리도 벼량 끝에 우리 운명을 세워두고 했다는 걸

당신도 알고 계십니까

당신의 운명으로 인해 한순간에 바뀌어버린

우리의 운명

고통스런 운명을 숙명으로 받아드리며

지금 우리

역사의 운명을 바꾸고 있습니다

시대의 운명을 바꾸고 있습니다

타오르되 흩어지지 않는 촛불처럼

타오르되 성찰하게 하는 촛불처럼

타오르되 순간순간 깨어있고자 했습니다

당신의 부재

당신의 좌절

이제 우리 거기 머물지 않습니다

당신이 이루지 못한 꿈

당신이 추구하던 외롭고 따뜻하고 외로운 가치

그 이상을 그 너머의 별을 꿈꾸고자 합니다

그 꿈을 지상에서 겁탈의 현실 속에서 이루고자 합니다

보고싶은 당신

당신의 아리고 아프고 짧은 운명 때문에

많은 날 고통스러웠습니다

보이십니까

당신이 이겼습니다

당신이 이겼습니다

당신으로 인해 우리들이

우리들이 이겼습니다

[스타서울TV 이현지 기자/사진=KBS 뉴스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