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석 판사, 최경희 전 이대총장 영장 기각… 남궁곤·한화 셋째 김동선 영장 발부
한정석 판사, 최경희 전 이대총장 영장 기각… 남궁곤·한화 셋째 김동선 영장 발부
  • 승인 2017.01.25 08: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한정석 판사, 최경희 전 이대총장 영장 기각… 남궁곤·한화 셋째 김동선 영장 발부/사진=뉴시스

최경희(55) 전 이화여대 총장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한정석 판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5일 오전 12시58분께 최 전 총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한정석 영장전담부장판사는 "입학전형과 학사관리에서 피의자의 위법한 지시나 공모가 있었다는 점에 대해 현재까지의 소명 정도에 비춰 현 단계에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최순실 (61·구속기소)씨의 딸 정유라(21)씨 비리를 수사 중인 박영수(65·사법연수원 10기) 특별검사팀은 최 전 총장에 대해 이화여대 입학과 학사관리에 특혜를 준 혐의(업무방해)로 22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최 전 총장은 이대 입학 및 학사 과정 특혜 의혹 수사의 정점에 있는 장본인으로 꼽혀왔다. 최 전 총장이 김경숙(62·구속) 전 이대 신산업융합대학장 등을 상대로 정씨에게 갖은 특혜를 줄 것을 지시했다는 것이다.

김경숙(62) 전 이화여대 신산업융합대학장 이인성(51) 이화여대 의류산업학과 교수 남궁곤(56) 전 이대 입학처장 등이 정유라 입학, 학사 비리와 관련 구속됐다.

최 전 총장은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 과정에서 위증한 혐의도 받고 있다. 최 전 총장은 지난해 12월15일 열린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최씨를 개인적으로 만난 적은 없다", "정씨에게 특혜를 줄 것을 지시한 적이 없다", "정씨의 특혜 입학 과정을 모른다"고 진술한 바 있다.

특검팀은 최 전 총장의 진술이 사실과 다르다고 판단하고 있다. 수사 과정에서 최 전 총장과 최씨 사이에 수십 통의 전화가 오간 사실도 확인한 상태다.

이한선(49) 미르재단 전 상임이사도 지난 20일 열린 최씨의 재판에서 "최 전 총장과 최씨,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 등이 만난 적이 있다고 들었다"고 증언했다. 이 전 이사는 "제휴사업을 위해 차 전 단장과 함께 이대 총장실로 최 전 총장을 찾아간 바 있다"면서 "이대 총장실로 가기 전 차 전 단장에게 최 전 총장과 최씨, 차 전 단장 등이 63빌딩에서 만난 적이 있다고 들었다"고 진술했다.

앞서 특검팀은 정씨에게 각종 특혜를 제공하는데 연루된 이화여대 관계자들이 4명을 구속한 바 있다. 가장 먼저 지난 3일 업무방해, 증거위조교사, 사문서위조교사, 위조사문서행사,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류철균 이대 교수가 구속됐다. 류 교수는 출석을 제대로 하지 않은 정씨에게 기준보다 높은 학점을 주는 등 특혜를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남궁곤 전 처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한 판사가 한정석 판사다. 남궁곤 전 이대 입학처장이 정씨의 이대 특기자 전형 입학 과정에 노골적으로 개입하는 등 부정 입학을 주도했다는 혐의로 구속됐다.

만취 상태로 난동을 부린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셋째아들 김동선(28)씨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하기도 했다. 한정석 영장전담 판사는 "범죄사실이 소명되고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영장 발부사유를 설명했다.

김씨는 지난 5일 오전 3시30분께 서울 강남 청담동의 한 술집에서 술에 취해 종업원 2명의 머리와 뺨을 수차례 때리고 위스키병을 휘두른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에게 욕설하고 이동 중인 순찰차 안에서 소란을 피워 좌석 시트를 찢는 등 차량을 파손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김씨가 피해자와의 합의로 처벌을 빠져나갈 수 없도록 특수폭행 혐의를 적용했다. 일반폭행과 달리 특수폭행은 피해자와의 합의 여부와 상관없이 가해자들을 처벌할 수 있다.

폭행 과정에서 상해를 입었다면 이 역시 피해자 의사와 관계없이 처벌할 수 있으나 경찰은 피해자들이 상해를 입지 않았다고 전했다.

김씨는 5일 경찰 조사를 마치고 수서경찰서 유치장으로 이동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실수를 해서 죄송하게 생각한다.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제가 잘못한 점은 당연히 인정하고 그 죄에 따른 어떠한 벌도 달게 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 2010년 10월에도 호텔 주점에서 만취 상태로 종업원과 몸싸움을 하고 집기를 부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김씨의 소식을 전해 들은 김 회장은 크게 화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 관계자는 "김 회장이 '잘못을 저지른 만큼 벌을 받고 깊은 반성과 자숙을 해라'고 크게 화를 냈다"고 전했다.

승마 국가대표 선수이기도 한 김씨는 2006년 카타르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승마 부문(마장마술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는 최순실 딸 정유라와 함께 출전해 금메달을 땄다.

[스타서울TV 이현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