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목숨 건 연애’ 천정명 “더욱 커지는 영화 욕심…‘인생작’ 만나고 싶어”
[SS인터뷰] ‘목숨 건 연애’ 천정명 “더욱 커지는 영화 욕심…‘인생작’ 만나고 싶어”
  • 승인 2016.12.20 08: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천정명이 지고지순한 순정남이자 묵묵히 뒤를 지켜주는 ‘남사친’으로 변신했다. 드라마에 비해 영화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었던 그가 로맨틱 코미디와 스릴러를 결합한 독특한 영화 ‘목숨 건 연애’(감독 송민규)로 하지원과 만났다.

영화 ‘목숨 건 연애’는 이태원 연쇄살인사건의 비공식 수사에 나선 허당추리소설가 한제인(하지원 분)과 그를 둘러싼 두 남자 설록환(천정명 분), 제이슨(진백림 분)의 이야기를 그린다. 천정명이 연기한 설록환은 어린 시절부터 제인을 짝사랑해온 친구이자 이태원지구대 순경이다.

“설록환 캐릭터와 제가 연애 스타일이 비슷해서 많이 끌렸어요. 그리고 시나리오가 재미있었어요. 저는 촬영을 한 달가량 남기고 마지막에 캐스팅됐어요. 오랜 기간 공석이었던 자리에 제가 들어갔는데 다른 배우들이 누군지 미리 알고 들어가니 오히려 좋았던 것 같아요. 걱정했던 부분은 록환이가 진백림이 연기한 제이슨보다 부족해 보이지는 않을까하는 거였어요. 관객들이 둘을 보면서 팽팽한 긴장감도 느끼고 모두에게 매력을 느껴야 한제인의 행동이 이해될 거라 생각했어요.”

처음 시나리오에 그려진 설록환 캐릭터가 소심한 순정파였다면 천정명을 통해 표현된 설록환은 좀 더 밝고 털털하다. 천정명은 설록환이 제이슨에게 밀리지 않고 오래된 친구의 모습을 공감대 있게 그리기 위해서는 전체적인 톤의 수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감독은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했다.

“초반에는 록환이라는 캐릭터는 너무 조용했어요. 순정파에 소심한 성격이었는데 제가 설정을 다 바꿨어요. 그래서 소꿉친구처럼 장난도 심하게 치고 편한 모습을 보이죠. 첫 대본 리딩을 하는데 다들 제가 그렇게 대사를 할지 몰랐나 봐요. 지원누나와 감독님 모두 놀라시더라고요. 다행히 좋은 쪽으로 봐주셨어요. 누나와 호흡은 좋았어요. 초반에 혹여나 제가 바꾼 설정을 받아주지 않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잘 맞았어요. 수위는 감독님이 조절해주시고 저는 최대한 편하게 대하려고 했죠.”

   
 

천정명은 이전 작품에서 최강희, 고현정 등 연상의 여배우와 호흡을 맞췄고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연하남 이미지를 구축했다. ‘목숨 건 연애’에서 천정명은 하지원과 동갑으로 나오지만 실제로는 동생이다. 낯을 가리는 성격 때문에 처음에 쉽게 다가가진 못했지만 스크린에서는 다정한 현실 친구의 모습을 선보인다.

“현장에서 분위기를 이끌고 즐기시는 분들이 있는데 저는 대본을 계속 보고 집중하는 스타일이에요. 지원누나가 어떤 스타일인지 잘 몰라서 다른 현장도 함께한 스태프한테 물어봤죠. 원래 다른 남자배우들과도 편하게 잘 지내신다고 하더라고요. 인맥이 좋으세요. 시사회도 보면 함께 작품을 했던 남자 배우들이 다 올 정도니까 인맥관리를 잘한다는 생각을 했죠. 이전 작품들에서 여전사 이미지가 있어서 남자다울 줄 알았는데 실제로는 부끄러움도 많으시더라고요. 녹사평역 근처에서 제가 경찰차를 타고 누나가 수갑을 차고 도망가는 장면이 있는데 주말이라 구경하는 사람이 진짜 많아서 부끄러워하셨어요. 어쩔 때는 애교도 많고 여성스럽더라고요.”

‘목숨 건 연애’는 천정명이 오랜만에 영화로 돌아온 작품이자 송민규 감독의 첫 장편 연출작이다. 천정명은 늦게 합류하며 감독에 대한 우려도 다소 있었지만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함께 작품을 만들어 갔다. 또한 천정명이 연기한 설록환은 감독의 실제 연애담이 담겨있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급하게 합류해서 걱정은 있었어요. 다행히 현장에 갔는데 감독님께서 잘해주셨어요. 에너지가 엄청 나고 지치지 않는 체력을 갖고 계세요. 설명을 잘해주셨어요. 감독님이 디테일하게 본인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 물어보니까 지금 와이프 분과의 진짜 경험담이었어요. 아직도 연애하는 것 같다고 그러시는데 멋있었어요.”

‘목숨 건 연애’는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 한차례 촬영 현장이 소개된 바 있다. 당시 ‘목숨 건 연애’는 하하를 경매로 낙찰 받아 카메오로 활용했다. 하하는 세트장에서 고된 액션 촬영을 하며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다른 장면도 촬영했는데 편집된 것 같아요. 와이어를 달고 5-6층 높이에서 점프하는 게 있었는데 무서우셨는지 진짜로 욕을 했었어요(웃음). 당시 ‘무한도전’ 팀에서 온다고 하니까 현장 분위기가 밝아지더라고요. 분량은 아쉽겠지만 하하 형도 워낙 베테랑이니 이해해주시리라 생각해요. 반대로 기회가 된다면 저는 무한상사에 나가보고 싶어요.”

   
 

‘목숨 건 연애’의 개봉을 앞두고 천정명은 예능프로그램 ‘아는 형님’에 출연했다. 올해의 마무리를 예능 출연과 영화 개봉으로 마무리하는 그는 내년에는 더욱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며 의욕을 불태웠다.

“내년 봄에 좋은 작품을 시작하고 싶어요. 이왕이면 영화로 하고 싶어서 계속 찾고 있어요. 연락이 오는 곳도 있지만 제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려고요. 변화가 필요한 때인 것 같아요. 드라마도 물론 정말 훌륭한데 영화가 더 끌려요. 드라마에서 보여줄 수 없는 걸 영화에서는 보여줄 수 있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욕을 한다고 해도 영화가 표현이 더 자유로우니까요. 최근 개봉한 영화들을 보면 정말 욕심나는 역할들도 많아요. 자극을 많이 받고 영화에 대한 욕심이 큰 것 같아요. 영화로 성공도 하고 싶고 ‘인생작’이라고 불리는 작품도 해보고 싶어요.”

[스타서울TV 정찬혁 기자 / 사진= 고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