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빅뱅 10년, 새로운 출발선에서 찍은 아주 잠깐의 쉼표
[SS인터뷰] 빅뱅 10년, 새로운 출발선에서 찍은 아주 잠깐의 쉼표
  • 승인 2016.12.15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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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데뷔 10주년이다. 아이돌의 징크스라는 ‘마의 7주년’도 거뜬히 넘기고, 이제 10년을 넘어 또 다른 이야기를 써내려갈 준비 중인 빅뱅은 그간 국내 가요계에 전무후무한 기록들로 발자취를 남겨왔다.

그런 그들이 지난 13일 10주년 기념 프로젝트 ‘빅뱅 메이드’의 대미를 장식할 ‘MADE FULL ALBUM’으로 팬들 곁을 찾았다. 10년의 가요계 생활을 해 왔음에도 놀랍게도 이번 앨범은 빅뱅의 정규 3집이다. 2008년 정규 2집 ‘REMEMBER’를 끝으로 싱글과 미니앨범만 발매했던 덕분에 무려 8년 만에야 정규 3집을 발매하게 됐다는 빅뱅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다.

“정규 앨범이 8년 만이라는 것은 저희도 이번에 알았어요. 저희가 약간 시간 개념이 없는 애들이기도 한게, 매년 계속 앞만 보고 달려왔었다고 생각되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거든요. 사실 요즘에도 매년 투어를 하면서 자고 일어나면 여기가 어딘지도 잘 모를 때도 있을 정도로 계속 바쁘게 움직이다보니 정규 앨범 발매 기간에 대한 생각이 크지 않았던 것 같아요. 이번에도 주변 분들이 10주년이다 말해주셔서서 ‘벌써 그렇게 됐구나’라고 생각할 정도로 시간이 빨리 지나간 것 같아요.”

팬들은 물론 빅뱅 멤버들까지 기다려왔던 정규 앨범 발매지만, 사실 이 앨범이 나오기까지 빅뱅은 많은 고민을 거쳐야 했다.

“8년 만에 정규 앨범이 나온건 저희로서도 ‘지금이라도 나와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이번 ‘MADE’ 앨범이 나오는데도 시간이 오래 걸렸지만, 만약 끝까지 저희 마음에 드는 앨범이 완성되지 않았다면 ‘MADE’ 시리즈를 끝내지 못하고 아마 다음을 기약해야 했을지도 몰라요. 군대 문제도 있고, 여운을 남겨웠다가 훗날 저희가 다시 완전체로 뭉쳤을 때 메이드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까지 했을 정도로 어떻게 될지 몰랐던 앨범 같아요. 그러다가 시기적으로 다행히 그 몇달 안에 우연찮게 좋은 곡들이 나오면서 ‘이 정도면 우리가 현재 우리 나이, 상황에서 마스터피스처럼 사람들에게 자신있게 선보일 수 있겠다’는 자신이 있어서 앨범을 발매하게 된거죠. 지금 이런 자신감이 생길 때 까지 8년이라는 시간을 달렸고, ‘M’ ‘A’ ‘D’ ‘E’ 싱글 이후에 1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던 거에요.”

   
 

그렇게 우여곡절을 거쳐 빛을 보게 된 곡이 더블 타이틀곡 ‘에라 모르겠다’와 ‘LAST DANCE’, 수록곡 ‘GIRLFRIEND’다. 하지만 이번에 빅뱅이 공개한 세 곡은 모두 기존 ‘빅뱅 스타일’로 일컬어지던 클럽 음악 스타일의 신나는 곡들이 아니었다. 여전히 트렌디했지만, 그루비한 곡과 발라드 곡으로 돌아온 빅뱅의 예상을 깨는 행보에 의문이 들었다.

“사실 저희가 곡 작업을 할 때면 저희만큼이나 같이 작업하는 작업진, 작곡진 분들도 부담이 크세요. 저희도 저희만의 확고한 음악 가치관이 있기 때문에 그만큼 충돌도 많고 고민도 많고요. 아직까지 많은 사랑을 주신 덕분에 앨범으로 실패한 적이 없기 때문에 그 사랑을 유지하고 싶은 마음도 있고, 저희 스스로도 가수로서 더 나은 곡을 보여드리고 싶은 욕심이 컸거든요. 그렇게 계속 고민을 하다가 1년이 지난거고, 그러다가 어떤 한 분이 ‘에라 모르겠다. 그냥 만들어버리죠’라는 말을 했는데, 테디 형께서 그 부분을 캐치해서 ‘에라 모르겠다’로 만들어보자 하다가 탄생한 곡이에요. 아마 많은 분들이 저희가 ‘판타스틱 베이비’ 같은 노래를 또 들고 와서 무대 위에서 난리를 칠거라고 생각하셨을텐데, 그 대 저희는 한 발 물러나서 쉽고, 아무 때나 질리지 않고 들을 수 있는 노래를 만들어야지 생각하면서 만든 곡이죠”

이어 탑은 수록곡인 ‘GIRLFRIEND’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걸프렌드’는 빅뱅 멤버들이 가장 좋아하는 노래 중 하나에요. 가사도 팬 분들을 생각하면서 썼던 노래인 것 같아요. 저희가 듣기에는 노래 속에 스윗한 감정이 담겼다고 생각해요”

“(지디) 어떻게 보면 빅뱅 초기 음악의 느낌이 있는 것 같아요. 약간 향수가 있는 곡이라고 할까요. 지금 발표하긴 했지만 예전에 MADE 싱글 작업 때 넣었어야 했던 곡인데 다른 노래들이 들어가다보니 이번 앨범에 싣게 됐네요”

마지막으로 빅뱅 멤버들의 입에 오른 더블 타이틀곡 ‘LAST DANCE’. ‘라스트 댄스’는 빅뱅이 선보여왔던 곡들 가운데 가장 정통 발라드에 가까운 곡으로, 그간 보여줬던 빅뱅의 스타일과는 확연히 다른 매력을 담고 있다. 이에 지디는 “라스트 댄스는 저희가 지금 느끼는 저희의 현재 심정, 진심을 담은 곡”이라며 입을 열었다.

“가사를 쓸 때 고민을 많이 하는 편인데 의외로 그 가사는 술술 잘 써졌어요. 가사 내용이 친구들에게 늘 하는 말이거든요. 어느 순간 저희도 30대가 됐고, 그러다보니 조금씩 만나는 사람들도 줄어들고 늘 같이 있는 사람들만 같이 있게되더라고요. 그런 복잡한 저희의 감정을 말하듯이 썼고, 디렉팅 역시 멤버들에게 ‘노래를 잘 부르려고 하지 말라’고 요청했었어요. 기교를 부리기보다는 각자 파트에 쓴 가사에 맞게끔 남에게 말하듯이 담담하게 불러달라고 요청하면서 느낌과 감정에 많이 신경을 썼죠”

   
 

이번 활동 이후 맏형 탑이 내년 2월 의무경찰로 입대함에 따라 당분간 빅뱅의 완전체 활동을 기대하긴 어려울 예정이다. 하지만 탑은 이날 인터뷰에서 입대 전 개인 활동 계획은 없냐는 질문에 “아직은 비밀이지만 있을 것 같기도 하다”는 말로 기대감에 불씨를 틔우기도 했다.

탑의 입대 이후에도 지드래곤, 태양, 대성, 승리 역시 군 입대 시기를 조율해야 하는 만큼 완전체 컴백의 시기는 장담할 수 없다. 이에 멤버들은 이번 앨범 활동의 목표를 ‘최대한 함께 하자’는 것으로 설정했다고 전했다.

“당분간 꽤 오랜시간 함께 할 시간이 없기 때문에 이번 앨범 활동에 있어서는 최대한 같이 하는 모습들을 많이 보여드리고자 해요. 양현석 사장님께서도 이번 활동은 방송에 나가서 저희 다섯명의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 좋겠다고 의견을 모아주셨고요”

덕분에 빅뱅의 컴백 소식이 전해진 이후 팬들이 손꼽아 기다려왔던 빅뱅 완전체의 예능 프로그램 출연 소식도 연이어 전해졌다. 현재 빅뱅은 ‘라디오스타’와 ‘무한도전’에 공식적으로 출연을 확정한 상태다. 인터뷰 다음날이 ‘무한도전’ 촬영이라는 멤버들은 오랜만의 예능 출연에 설레는 듯 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멤버들과 인터뷰를 진행하다보니 다섯 사람이 가진 전혀 다른 5가지의 매력이 더욱 눈에 들어왔다. 각자 강한 개성으로 똘똘 뭉친 다섯 명이 ‘빅뱅’이라는 하나의 이름으로 만난 것이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빅뱅 멤버들은 이렇게 각기 다른 서로의 개성을 10년 롱런의 비결로 꼽았다.

“(탑)저희의 가장 큰 장점은 저희 멤버들이 성향이 너무 틀리다는 점이에요. 그래서 서로를 잘 이해해주는 것 같다. 나에게 없는 부분을 누가 가지고 있고 그런 것을 잘 알기 때문에 저희는 아직까지 진지하게 싸워본 적이 없을 정도에요. 아마 그것이 저희가 10년 동안 빅뱅이라는 이름으로 함께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차별점이 아닐까 싶어요”

“(지디) 정말 저희는 각자 캐릭터가 확실해요. 10년 동안 대중 분들 역시 저희를 봐 오셨기 때문에 저희가 어떤 성향이고 어떤 사람인지 파악을 하고 계세요. 그래서 무대에 있어서도 예능에 있어서도 멀티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것이 저희의 장점이죠. 나름 지금까지는 꽤 재밌고 알차게 빼곡하게 채워온 것 같아요. 늘 좋은 일만 있었던 것도 아니고 문제들도 있었고 그것을 잘 이겨내기도 했고 도움도 받았고, 많은 일들이 있으면서 음악적으로나 성장도 했고. 조금 더 어른스러워지면서 알차게 잘 써왔기 때문에 앞으로 빅뱅에게 공백기도 물론 있을 수 있을 것이고, 5명이 잠깐 백지가 될 수도 있지만 다시 뭉쳤을 때 저희의 음악을 해 나갈 수 있는 힘이 생긴 것 같아요. 그 다음 페이지를 어떻게 쓸지에 대한 것은 저희의 숙제겠죠”

자신들의 나이에 멋있는 음악이라고 느껴지는, 그 나이 대에 맞는 음악을 계속 해나갈 수 있었으면 한다는 뮤지션으로서의 소망을 밝힌 빅뱅. 그러한 지향점 때문인지 지금가지 빅뱅은 내는 앨범 마다 무패신화 대행진을 이어갔다. 단 한 장의 앨범도 실패 없이 흥행에 성공한 것.

   
 

하지만 이러한 성공의 길을 걸어온 지난 날들이 오히려 빅뱅에게 불안감으로 다가올 수 있을 터. “불안한 점은 없냐”는 기자의 질문에 탑은 “정서적으로 항상 저희는 불안하다”는 솔직한 대답으로 인터뷰 현장을 폭소케 했다.

“(지디) 저희가 하는 음악이라는 일 자체가 계속해서 잘 돼 왔기 때문에 언제건 계속 잘되리라는 보장을 할 수 없는 일이고, 저희는 그걸 너무나 잘 알고 있어요. 올라간 만큼 떨어질 수도 있고, 다시 또 올라올 수도 있고. 이건 너무나 당연한 것이기 때문에 그 생각을 멤버들도 물론 가지고 있죠. 하지만 미래는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가끔 ‘어떻게 될까’라는 상상도 해보곤 해요. 그렇지만 한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게 인생이다보니 그냥 편하고 긍정적으로 생각을 하려고 해요. (활동해 오면서 위기는 없었나?) 위기는 항상 있지만 저희 멤버들이 위기를 느끼진 않는것 같아요. 멤버들이 위기를 느껴서 규정적인 생각을 하려고 하지 않고 ‘아냐, 나 잘될꺼니까 걱정마’ 하다보니까 정말 잘됐던 거죠. 해체하는 후배분들, 선배님들 보면 만감이 교차한다. 우리도 그럴 수 있으니까.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 서로 양보하고, 존중하고, 조금 더 서로 위해주고 사랑하다보니 10년을 유지할 수 있었어요. 또 저희는 다른 것 보다 인복이 많은 것 같아요. 멤버들 개개인을 만난 것도 복이고, 스태프 분들, 양현석 사장님까지 만난 것도 고마운 일이고. 모든 분들이 저희의 주변에서 좋은 에너지를 보내주시기 때문에 안되기 어려운 상황인 것 같아요”

이제 10년을 넘어 또 다른 1년의 시작점에 설 빅뱅. 2006년 8월 ‘We Belong Together’로 데뷔했을 당시 그들이 꿈꿨던 10년 후 자신들의 모습과 오늘의 모습은 얼마나 닮아 있을까.

“(태양) 데뷔 했을 때 꿈꾸어왔던 가수의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아요. 상상 이상이죠. 저희가 곡을 많이 만든 이유가, 항상 저희가 방송을 많이하고 이런 것보다 팀을 오래 유지하면서 국내외 콘서트 투어를 하면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가수가 됐으면 좋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어요. 그런 점에서 지금 현재 저희가 투어를 돌면서 세계 각국의 팬 분들을 만나고, 무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탑) 가수로서 할 수 있는 가장 인상적인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아요. 저희가 저희의 곡으로 콘서트를 만들어서 투어를 하고, 음악을 만들고. 초창기 때는 상상도 못했어요. 신인이기 때문에 너무 바빴었거든요. 초창기 때는 가수 생활을 하면서 ‘이렇게 힘든 일이었나’ 싶을 정도로 상상과 달랐던 기억이 나요. 그렇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렇게 힘들게 해왔던 것들이 저희가 꿈꿔왔던 일들을 지금 이루기 위해서였구나 싶고, 지금 하고 있는 모든 일들이 행복해요”

“(지디) 어느날 초등학교 때 졸업장을 펴 봤는데, 장래희망란에 어릴 때 부터 ‘가수’를 써놨었더라고요. 마냥 꿈이었던 가수가 지금 되어 있기 때문에 꿈 속에서 살고 있는 거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너무 좋고 행복해요”

[스타서울TV 홍혜민 기자/사진=YG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