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검사외전’ 강동원, 그에게 해외 진출이 필요한 이유
[SS인터뷰] ‘검사외전’ 강동원, 그에게 해외 진출이 필요한 이유
  • 승인 2016.02.04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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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외전’ 강동원

[SS인터뷰] ‘검사외전’ 강동원, 그에게 해외 진출이 필요한 이유

‘강동원 is 뭔들’이라는 말이 유행이다. 강동원이 무슨 옷을 입어도 멋있다는 뜻으로 일반 사람들은 엄두도 못내는 디자이너의 컬렉션 패션은 강동원을 만나 완성된다. 이제 ‘강동원 is 뭔들’은 패션뿐만 아니라 연기에서도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영화 ‘검사외전’(감독 이일형)에서 강동원은 사기전과 9범 치원을 연기했다. 자신의 작품 중 가장 다채로운 캐릭터를 선보이며 코믹과 허세, 능청스러움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기대 그 이상의 코믹연기를 펼친다. ‘검사외전’에서 강동원은 어설픈 영어는 물론 허세 넘치는 제스처, 능글맞은 표정까지 미워할 수 없는 사기꾼 캐릭터를 완벽하게 완성시켰다.

“시나리오를 보고 떠오른 캐릭터 디자인이 있어서 밀어붙였어요. 캐릭터 연구를 위해 사기꾼은 일부러 만날 필요는 없었어요. 사실 살면서 주변에 사기꾼 같은 사람 많잖아요. 말만 뻔지르르한 사람들이야 특히 이쪽 분야에 많죠. 비슷한 캐릭터의 친구는 있어요. 옛날부터 이상하게 ‘사짜’같은 친구가 있어서(웃음). 여성을 유혹하는 부분은 외국인의 제스처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어요.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 그러는 게 어색하더라고요. 사람들 앞에서 춤추는 것도요. 춤추는 거 안 좋아해요. 가끔 외국 라운지 클럽에서 춤추면서 술도 마시고 그러기는 하는데 워낙 사람들이 쳐다보는 걸 안 좋아하는 성격이에요.”

   
‘검사외전’ 강동원

지난해 개봉한 ‘검은 사제들’이 544만 관객수를 기록했다. 강동원과 김윤석의 조합이었지만 한국에는 생소한 엑소시스트를 다루며 오컬트적 요소가 다분했다. 감독은 상업영화가 처음인 신인 감독이었다. 그럼에도 강동원은 우려를 말끔히 씻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검사외전’은 지난해 ‘흥행폭주’를 보인 황정민과의 조합이라 더욱 많은 관심이 쏠렸다.

“‘검사외전’을 찍을 때는 ‘검은 사제들’이 개봉을 안 해서 부담은 없었어요. 그 영화가 잘될 거라 생각 못했고요. 그냥 현장에서 목표치를 잡잖아요. 영화를 기획하고 만들 때 ‘최소한 이 정도는 들게 만들자’라는 목표는 있어요. 당연히 잘 만드는 게 우선 목표고요. 경제적으로 고려해 대충은 잡는데 300만만 들어도 성공이라고 생각하며 찍은 게 ‘검은 사제들’이에요. 장르도 오컬트였고 오컬트를 최대한 스릴러로 풀어보자는 것이 목표였는데 다행히 너무 좋아해주셔서 감사하더라고요. 앞으로 이런 장르의 영화를 또 만들 수 있을 테니까요. 장르적으로 포문을 열어줬다는 정도는 되는 것 같아요. ‘검사외전’은 500만 넘으면 좋겠어요. 행복할 것 같아요. 지금 분위기가 좋아서 손익분기점은 넘길 것 같아 마음은 편해요.”

‘검은 사제들’, ‘검사외전’ 그리고 개봉예정인 ‘가려진 시간’까지 강동원의 최근 작품에는 공통점이 있다. 모두 감독이 동년배의 신인감독이라는 점이다. 강동원은 동년배 감독의 상업영화 입봉작을 연달아 찍었다. 베테랑 감독들의 작품이 많이 들어왔을 텐데 굳이 연출력이 검증되지 않은 신인 감독의 작품을 선택한 이유가 무엇일까.

“특별한 의도가 있던 건 아니고 우연치 않게 선택한 작품들이 그렇게 됐어요. 시나리오가 좋으면 안 할 이유가 없죠. 신인 감독들이지만 제작팀은 ‘가려진 시간’을 제외하면 쭉 함께 해오던 팀이었어요. 신인감독에 대한 두려움은 없어요. 물론 신인감독과 함께 하면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라는 각오는 해요. 이일형 감독님은 조감독으로 참여했던 ‘군도: 민란의 시대’에서 눈여겨보고 있어요. 항상 현장에서 숏팬츠를 입고 다녔어요. 현장에서 엄청 열심히 뛰어다녀서 ‘저 조감독은 나중에 영화 잘 찍겠다’고 생각했어요.”

   
‘검사외전’ 강동원

강동원은 작품을 선정할 때 자신이 즐길 수 있는지를 본다. 흥행에 실패한다 해도 배우이자 인간으로서 얻는 부분이 있는지를 고려한다는 강동원은 단편영화, 목소리 출연 등 하고 싶은 작품이라면 가리지 않고 했다. 최근 강동원은 YG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을 채결했다. YG엔터테인먼트 양현석 대표와 수차례 만나며 이 같은 결정을 한 강동원은 대형 기획사에 들어가 본격적으로 해외 진출을 준비한다. 강동원은 한국 영화의 파이를 키우고 아시아 시장을 만들어 나가는 한 축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국영화가 아시아시장에서 자리 잡으려면 저 같이 배우가 먼저 나가야지 아니면 힘들거든요. 사실 중국은 다 더빙이라 당장이라도 촬영하는데 언어는 거의 필요가 없어요. 물론 그쪽에서 데뷔하려면 문화도 많이 배워야겠죠. 최종목표는 한국영화가 아시아에서 동시 개봉하는 것이에요. 제가 독 욕심이 있는 것도 아니고 영화를 돈 벌라고 하는 게 아니에요. 다만 최소한 지금보다 나은 환경에서 하고 싶어서요. 깨끗한 세트에서 촬영하고 싶어요. 현장에 와보시면 알 텐데 다들 자기 수명 갉아먹으면서 일하고 있어요. 아침에 잠도 못하고 24시간 촬영하고 집에 가면 다들 ‘우린 빨리 죽을 거야’ 그 생각해요. 세트장에서 코 풀면 시커먼 콧물이 나오니깐 한숨 쉬고 ‘아 빨리 죽을 거야’ 이러죠. 그런 환경이 개선되면 좋겠어요. 결국 제작비 문제인데 제작비가 없으니깐.”

   
‘검사외전’ 강동원

지난해 강동원은 손석희 앵커가 진행하는 JTBC ‘뉴스룸’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당시 겸손한 모습으로 많은 이들의 호감을 샀으며 일기 예보까지 진행해 신선한 재미를 선사했다.

“너무 착하고 성숙한 사람처럼 비춰졌는데 저 그렇게 착한 사람 아니에요. 어떨 때는 굉장히 까다롭고 못되기도 해요. 개인적인 욕심을 채울 때도 있고요. 다만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건 돈 욕심은 별로 없지만 일 욕심은 많아요. 저만 잘 살자고 하는 건 아니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잘됐으면 해요.”

강동원이 영화계에 발을 들인지 10년이 훌쩍 넘었다. 화려한 패션과 조각 같은 얼굴로 사랑받는 배우지만 얼굴만 믿는 배우는 아니다. 인터뷰 도중 “막 해서 여기까지 살아남은 건 아니다”라고 말하는 강동원의 눈빛에는 배우로서 확고한 의지가 보였다. 대중들이 바라는 이미지에 갇히지 않고 소신 있게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강동원의 다음 ‘뭔들’을 기대해본다.

[스타서울TV 정찬혁 기자 /사진= 쇼박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