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살인사건’ 피의자 패터슨 국내송환, 2009년 영화 제작 '이름·결말 영화적 재구성'
‘이태원 살인사건’ 피의자 패터슨 국내송환, 2009년 영화 제작 '이름·결말 영화적 재구성'
  • 승인 2015.09.23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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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태원 살인사건

이태원 살인사건 피의자의 국내송환이 이뤄진 가운데 이를 소재로한 영화 ‘이태원 살인사건’이 재조명받고 있다.

16년 만에 국내로 송환된 '이태원 살인사건'의 피의자 아더 존 패터슨(35·구속)은 23일 오전 4시26분께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국내로 송환됐다. 패터슨이 탄 비행기는 로스앤젤레스에서 출발해 23일 오전 4시40분 인천공항에 착륙할 예정이었으나 약 14분 정도 앞당겨 도착했다.

오전 5시9분께 50여명의 취재진이 기다리고 있던 입국장 B게이트에 모습을 드러낸 패터슨은 흰 상·하의에 검은색 운동화를 신고 있었다. 턱수염을 기른 그는 다소 초조하고 근심 어린 표정이었다.

패터슨은 '살인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니다"는 짤막한 말로 혐의를 부인했다.

'에드워드 리가 살인했다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는 "같은 사람, 나는 언제나 그 사람이 죽였다고 알고 있다"고 답했다.

희생자 가족에게 하고 싶은 말이 없느냐고 하자 패터슨은 "유가족들은 이 고통을 반복해서 겪어야겠지만 내가 여기에 있는 것도 옳지 않다"며 재차 혐의를 인정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패터슨은 "내가 여기 있다는 사실이 여전히 충격적이다. 나는 지금 (이 분위기에) 압도돼 있다"고 말했다.

취재진의 질문에 짧게 답한 패터슨은 보안요원들의 경호 속에 A게이트 쪽으로 이동, 보안구역을 통해 인천공항을 빠져나갔다.

취재진이 둘러쌌지만, 패터슨은 고개를 푹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보안요원의 인솔로 이동만 할 뿐이었다.

패터슨은 1997년 4월3일 오후 10시께 이태원에 있는 햄버거 가게 화장실에서 한국계 미국인 에드워드 리(36)와 함께 대학생 조모(당시 22세)씨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수사를 맡았던 검찰은 패터슨과 함께 화장실에 있던 리의 단독 범행으로 결론 내리고 리와 패터슨에게 각각 살인죄, 증거인멸죄를 적용해 구속 기소했다. 법원은 패터슨에 대해 유죄를 선고했으나 리에 대해서는 1998년 9월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 확정 판결했다.

조씨의 부모는 패터슨을 살인 혐의로 고소했으나 검찰에 재수사를 받던 패터슨은 1999년 미국으로 도주했다. 

이후 검찰은 수사를 통해 패터슨이 진범이라고 결론내리고 2011년 12월 그를 기소했으며 그해 5월 미국에서 검거된 패터슨은 당국에 의해 범죄인인도 재판으로 넘겨졌다.

미국 LA연방법원이 2012년 10월 패터슨에 대한 한국 송환을 결정했으나 패터슨은 인신보호청원에 이어 이의신청서까지 제출하며 시간을 끌었다. 결국, 이의신청서까지 기각되면서 패터슨의 국내 송환이 결정됐다.

이를 소재로한 영화도 있었다. 지난 2009년 개봉한 영화 '이태원 살인사건'은 홍기선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영화는 국적 불명의 영어 간판과 사람들이 뒤섞여 있는 이태원의 어느 햄버거 가게에서 끔찍한 살인 사건이 일어나면서 시작된다. H대 휴학생 조중필이 화장실에서 가슴과 목 등 9군데를 칼에 찔려 참혹히 살해당한 것. 현장에 있던 혼혈인 피어슨과 재미교포 알렉스가 사건의 목격자이자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다. 사건을 담당하게 된 박 검사는 용의자 심문을 하던 중, 미육군범죄수사대가 1차 지목한 범인인 피어슨이 오히려 신빙성 있는 증거를 진술하자 갈등한다. 결국 박 검사가 정황에 따라 알렉스를 범인으로 기소하려 하자, 알렉스의 아버지는 검사 출신 변호사를 고용해 아들의 무죄를 입증하려고 한다.

영화 속 주인공 이름이나, 사건의 결말은 실제 사건과 무관하게 영화적으로 재구성했다.

 

‘이태원 살인사건’ 사건일지

◇ 1997년 

▶ 4월 3일

- 서울 이태원 패스트푸드점 화장실에서 조중필(당시 22세)씨 흉기에 찔려 살해된 사건 발생

▶ 4월 26일  

- 검찰, 현장에 있던 에드워드 리(당시 18세) 살인 혐의·아더 존 패터슨(당시 17세) 흉기소지 및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기소

◇ 1997년

▶ 10월 2일

- 1심 재판부, 에드워드에게 무기징역·패터슨에게 1년6월 선고

◇ 1998년 

▶ 1월 26일

- 항소심 재판부, 에드워드에게 징역 20년·패터슨에게 징역 장기 1년 6개월, 단기 1년 선고

▶ 4월 24일

- 대법원, 에드워드에 대해 증거 불충분으로 유죄 판결 파기환송

▶ 8월 15일 

- 패터슨,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석방 

▶ 11월 9일 

- 유족, 살인 혐의로 패터슨 고소 

◇ 1999년

▶ 8월 24일

- 패터슨, 출국정지 연장 지연 틈타 미국으로 출국 

◇ 2000년 

▶ 11월

- 검찰, 1차 대미 수사공조 요청 

◇ 2002년

▶ 1월

- 검찰, 2차 대미 수사공조 요청 

▶ 10월 17일

- 검찰, 기소중지 결정 

◇ 2009년

▶ 9월 9일 

- 영화 ‘이태원 살인사건’ 개봉

▶ 9월 12일

- 검찰, 미국에 범죄인 인도 요청

◇ 2011년

▶ 5월 17일 

- 미국 검찰 패터슨 검거  

▶ 11월 2일

- 미국 법원 범죄인 인도 재판 절차 개시 

▶ 12월 22일

- 검찰, 살인 혐의로 패터슨 기소 

◇ 2012년 

▶10월 22일

- 미국 LA연방법원, 패터슨 한국 송환 결정

▶11월 5일

- 패터슨, 미 법원에 인신보호영장 청구로 한국 송환 지연 시도했으나 항소심, 재심신청 모두 기각

◇2015

▶ 9월 23일

- 04:26 패터슨, 인천국제공항으로 송환

스타서울TV 이현지 기자

사진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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