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 인터뷰] ‘협녀, 칼의 기억’ 김고은 “무협 저만 좋아했나요?”…‘동사서독’을 좋아하는 무협소녀
[SS 인터뷰] ‘협녀, 칼의 기억’ 김고은 “무협 저만 좋아했나요?”…‘동사서독’을 좋아하는 무협소녀
  • 승인 2015.08.14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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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서울TV 정찬혁 기자] ‘은교’, ‘몬스터’, ‘차이나타운’ 김고은의 대표작을 살펴보면 그녀가 평소 어떤 사람인지 가늠하기 어렵다. 그만큼 영화 속 김고은은 개성이 강한 역할을 도맡아 했다. 스크린을 벗어난 김고은은 웃음이 많은 소녀였다. 예쁘다는 말에 오그라든다며 부끄러워하는 김고은의 모습은 영화 속 그녀의 어떤 캐릭터와도 달랐다.

“무협, 저만 좋아했나요?”

한국에서 무협은 생소한 장르다. ‘협녀, 칼의 기억’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이병헌, 전도연에게도 힘든 영화였고 연출의 맡은 박흥식 감독에게도 큰 도전이었다. 하지만 친숙한 장르라며 오히려 반가워한 배우가 있다. 20대 여배우 김고은이다.

“저는 이번에 홍보하면서 무협이 생소하신 분들이 많다는 걸 알았어요. 전도연 선배님, 이병헌 선배님이 무협이라 고민했다는 말을 하셔서 저는 입 꾹 다물고 있었어요. ‘나만 그랬구나. 나만 좋아했나?’ 그냥 그러고 말았어요. 저는 아무렇지 않았어요.”

   
 

김고은은 4살 때부터 10년 동안 중국에 살았다. 당시 한국어보다 중국어가 편했고 TV를 틀면 무협이 나왔다. 왕가위 감독의 ‘동사서독’을 좋아하며 어린 시절 말을 타고 놀았다니 김고은에게 무협은 어린 시절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장르였다. 그런 그녀가 ‘협녀, 칼의 기억’은 굉장한 완성도를 지닌 작품이라며 자신 있게 말했다.

“굉장한 완성도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중국, 홍콩 모두 무협 영화를 굉장히 많이 찍어내고 빨리 찍어내요.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한 무협영화들은 수많은 작품 중에 손으로 꼽히는 완성도 높은 영화들이에요. 비율적으로 따져 봐도 ‘협녀, 칼의 기억’은 수작이고 완성도도 굉장히 높다고 생각해요.”

김고은은 처음 ‘협녀, 칼의 기억’ 시나리오를 받고 무협 장르의 시나리오를 받게 돼 반가웠고, 협을 통해 받아들여지는 비극적 이야기에 매료됐다. ‘협녀, 칼의 기억’에서 김고은이 연기한 홍이는 기구한 운명을 지닌 인물이다. 복수를 목적으로 길러진 홍이는 사사로움을 버리고 협을 완성하기 위해 선택의 기로에 들어선다.

“그 시대 사람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바로 신념이고 협이잖아요. 그것이 전부고 움직이게 하는 이유라면 홍이 역시도 옳은 일을 행하고 사사로움을 버려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후반부의 홍이의 결단에 관해 설명하는 장면이 원래는 있었는데 감독님과 상의 후에 빼기로 했어요. 무협이 멋있는 이유는 설명하지 않아서가 아닐까요. 단순할 수 있지만 ‘무협’이니까, 협이니 설명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부분들이 있다고 생각해요.”

   
 

‘협녀, 칼의 기억’에서 김고은은 말 그대로 날아다녔다. 신의 상당 부분에 와이어 액션이 있었고 대부분을 대역 없이 소화했다. 가벼운 검을 사용하면 티가 나기 때문에 완벽한 액션을 위해 실제 검과 유사한 무게의 검을 들었다. 매번 고통의 연속이었고 한계에 괴로워했다. 이는 이병헌과 전도연에도 마찬가지였다.

“칸의 여왕이고 할리우드 스타라는 나와 먼 듯한 느낌은 첫 미팅에서만 느꼈던 것 같아요. 그다음부터는 금방 편해졌어요. 선배님들이 정말 재미있으세요. 두 분이 스타일은 다른데 정말 유머러스하세요. 저희가 현장이 진짜 힘들었어요. 육체적인 부분으로 따지면 그때 당시에 ‘해적’, ‘해무’ 이런 대작들이 같이 촬영하던 시기인데 우스갯소리로 힘든 곳이 어딘지 순위를 정하는데 그때 저희 영화가 톱3 안에 든다고 했어요. 힘들었지만 다들 분위기가 좋고 선배님이 잘 챙겨주셔서 7개월 동안 가족같이 지냈어요.”

롤모델은 전도연? 너무 많이 말하고 다녀 부끄러울 정도

김고은은 이번 ‘협녀, 칼의 기억’을 통해 제2의 전도연이라는 이야기가 솔잖게 들려오고 있다. 김고은에게 닮고 싶은 배우가 있느냐 묻자 전도연의 이름을 작게 속삭였다. 다시 묻자 “부끄러워요. 너무 많이 말하고 다녀서 그만 이야기해야 할 것 같아요”라며 얼굴을 붉혔다.

“뵙기 전부터 배우로서 존경심이 컸어요. 그분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많은 생각을 하게 돼요. 실제로 만나보니깐 인간에 대한 존경심까지도 생겼어요. 진심을 느끼게 해주시니까. 지금까지 선배님들과 작업을 해오면서 느낀 건 좋은 배우는 다들 좋은 사람인 것 같아요. 함께 있으면 ‘정말 좋다’라는 감정이 우러나와요. 도연 선배님의 그런 부분이 닮고 싶었어요. 특별한 배우에겐 분명 이유가 있어요. 그런 선배님은 특별함을 갖기까지 늘 고민하고 생각에 잠겨 있더라고요. 김혜수 선배님과 함께할 때도 그랬지만 연기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니고 함께 해야 빛이 난다는 것을 배웠어요. 이런 부분을 알고 있어도 몸소 체험할 기회가 많지 않은데 그분들을 만나서 정말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었어요. 운이 좋았죠.”

전도연의 필모그래피를 보며 많은 생각을 했다는 김고은은 이미 다른 또래 배우와 달리 자신만의 필모그래피를 채워나가고 있다. 일부러 강한 캐릭터를 선택하느냐는 질문에 “이야기가 중요한 것 같아요”라고 답했다. 작품을 선택할 때 신중하게 많은 생각을 하고 선택하는 편이 아니라는 그녀는 “캐릭터가 좌우하기보다는 이야기가 좌우하는 것 같아요. 강한 캐릭터에 도전해온 건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된 것 같고, 이야기에 제가 동요되는 지가 중요해요.”라고 전도연과 비슷한 답변을 했다.

   
 

‘치즈인더트랩’ 캐스팅, “이윤정 감독의 ‘커피프린스 1호점’이 인생드라마”

김고은은 최근에는 드라마 ‘치즈인더트랩’의 여주인공 홍설역에 캐스팅을 확정 지었다. 멜로에 욕심이 있다던 김고은은 바람대로 무거운 캐릭터에서 잠시 벗어나 박해진과 멜로 연기를 펼친다.

“드라마를 하게 된다면 이윤정 감독님과 하고 싶었어요. ‘커피프린스’가 제 인생드라마거든요. 사람들이 우울하거나 힘들 때 꺼내보는 영화나 책이 있는데 그게 저에게는 ‘커피프린스 1호점’이에요. 1회부터 마지막 회까지 10번 정도 봤어요. 그렇게 작품을 좋아하면 ‘트리플’까지 챙겨보고 팬심이 생겼죠. ‘치즈인더트랩’은 피할 수 없던 작품이에요. 제의를 받고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스케줄이 안 되는 상황이 된 거에요. 그래서 홀가분하게 포기하고 있었는데 스케줄이 조정이 되고 다시 제의를 받아서 그때부터 원작을 1회부터 최근까지 토가 나올 정도로 봤어요. 그리고 출연을 결정했죠.”

웹툰 ‘치즈인더트랩’은 4년을 연재하며 두터운 팬 층과 마니아를 확보한 작품이다. 드라마 제작 소식이 들려오기 전부터 팬들은 가상 캐스팅을 하며 배우와 원작의 캐릭터를 맞춰보곤 했다. 원작과의 비교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부담은 없는지에 대해 김고은은 “‘깊게 생각하지 말자’라는 주의예요”라며 아무렇지 않은 듯 말했다. “이러한 부분은 생각할수록 더 안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자신감이 없어진다”라는 김고은의 말에 지금까지 그녀의 과감한 도전이 설명되는 것 같았다.

“협녀의 촬영이 세 번째 작품이었고 이제 여섯 번째 작품을 마쳤으니 그때보다 저 스스로 채워나갈 수 있는 부분들이 생겼어요.”

인터뷰 말미에 김고은은 ‘협녀, 칼의 기억’의 개봉 시기가 늦춰진 것에 대해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시간이 있어 좋은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한다”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올 여름 대작과 함께 개봉한 것에 대해서도 “한 번도 그렇지 않았던 적이 없었어요. 그러려니 해요”라며 웃어넘겼다.

그녀가 여태 쌓아온 독특한 필모그래피와 캐릭터에 비해 그녀는 밝고 긍정적이었다. 예쁘다는 말에 부끄러워하고 전도연 선배를 동경해 매번 찬양하는 소녀 같은 그녀지만 여배우라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반짝임을 지니고 있었다. 20대 여배우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충무로에서 김고은은 한줄기 빛이 되고 있다.

영화 ‘협녀, 칼의 기억’, 김고은 인터뷰 / 사진= 고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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