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사랑하는 은동아’ 김사랑 “열정 되찾아준 작품…아직 ‘은동이’ 보내지 못 했다”
[SS인터뷰] ‘사랑하는 은동아’ 김사랑 “열정 되찾아준 작품…아직 ‘은동이’ 보내지 못 했다”
  • 승인 2015.08.11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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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서울TV 이제나 기자] 잠시 숨을 가다듬었을 뿐이다. 배우 김사랑(37)은 이전보다 더 단련된 모습으로 우리 앞에 나타났다. 좌중을 압도하는 분위기와 변치 않는 아름다움을 겸비한 그녀는 바로 얼마 전 연기 인생의 중대한 터닝포인트를 맞았다. 최근 종영한 JTBC 금토드라마 ‘사랑하는 은동아’(연출 이태곤 l 극본 백미경)로 SBS ‘시크릿가든’(2011) 이후 무려 4년 만에 브라운관으로 돌아온 그녀는 ‘워너비 스타’라는 타이틀에 ‘진짜 여배우’라는 스펙을 하나 더하게 됐다.

김사랑을 그저 ‘차도녀’로만 기억하고 있다면 이제 새로운 수식어를 구상할 필요가 있다. 데뷔 16년 차 배우의 고민과 방황의 시간들로 가득 찬 세월을 지나 드디어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고 사랑하게 된 김사랑은 이제 다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을 마주 보고 가까워졌음을 고백했으니까.

도회적이면서도 순수하고 시크하면서도 여성스러움을 잃지 않는 배우. 스케줄이 끝난 저녁이면 친구들을 만나 수다를 떨고 배달음식을 시켜 먹는 보통 여자인 그가 이제 막 ‘은동이’의 모습에서 벗어나고 있었다.

“아직도 지인들이 ‘은동아’라고 부른다”

김사랑은 ‘사랑하는 은동아’에서 지은동 역을 맡아 서정적인 멜로 연기에 도전했다. 그가 연기한 ‘은동’은 작품 속 어떤 캐릭터들 보다 시청자들의 절대적인 지지와 보호를 받았다. 첫사랑의 감정을 고스란히 떠올리게 하는 ‘은동’은 극중 지은호(주진모 분)가 그랬듯 20년이 넘는 오랜 세월 동안 가슴속에 품어 온 그 누군가가 되어 주었다. 첫사랑의 그녀로 다가온 그의 모습은 김사랑에게 꼭 맞는 옷을 입은 듯 자연스럽게 물들었다.

“아직도 찍고 있는 것 같아요. 제 지인들은 여전히 드라마(‘사랑하는 은동아’) 얘기를 계속하고 있고, 저에게 “은동아” 라고 부르거든요. 그래서인지 끝났다는 실감이 나지 않아요. 무엇보다 시청자분들이 이렇게까지 공감해 주시고 지지해 주실 거라곤 생각 못 했어요. 보통 작품이 끝나면 배역에서 금방 빠져나오는 편인데 이번엔 힘들 것 같아요. 종방연 때 눈물이 났던 이유도 저희 팀 분들과 헤어진다는 아쉬움, 그리고 작품을 떠나보낸다는 여러 가지 감정들 때문에 속이 상했던 거 같아요. 저는 아직 ‘은동이’를 보내지 못 했어요.”

   
 

“멜로드라마 속 여러 가지 설정들이 저에겐 어마어마하게 느껴졌죠”

신선한 도전이었다. 아날로그 식 사랑의 정수를 보여줬다고 평가받는 ‘사랑하는 은동아’에서 그녀는 사고로 인한 역행성 기억상실증에 걸려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주부이자 대필 작가 서정은(지은동)을 연기했다. 그는 아이의 엄마는 물론, 기억상실증, 첫사랑까지…. 감수성 짙은 연기에 몰입해야 했다.

“처음에 ‘사랑하는 은동아’라는 드라마 제목을 보고 대본을 읽기 시작하면서 든 생각은, 이 작품이 가진 순수함 때문에 사람들이 좋아할 거라는 것이었어요. 저 역시 연기를 하면서 그런 부분에 많은 초점을 뒀고요. 하지만 그만큼 고민도 많았죠. 만약 누군가를 좋아하면서 돌진하는 역이었다면 덜 힘들었을 거 같아요. 멜로드라마이고 여러 가지 설정 자체로도 저한텐 어마어마하게 느껴졌는데, 거짓말로 결혼을 했고, 아들도 남편의 아들이 아니었으니까요. 또 기억이 한꺼번에 돌아오는 게 아니라 퍼즐처럼 돌아오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그 과정들을 표현해 내고 정확하게 짚어내는 게 너무 힘이 들더라고요. 난 무의식중에 이 사람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있고, 그 안에서 내 나름대로 기억을 분배해서 연기해야 하는 게 쉽지는 않았어요.”

“연예계 생활에 대한 회의를 느꼈을 때 ‘은동이’를 만났어요”

벌써 16년이라는 세월이다. 그는 2000년 미스코리아 진으로 발탁돼 그 이듬해 연예계에 진출했다. 그의 필모그래피에서 보이는 몇 번의 공백은 새로운 역할에 대한 갈증으로 해석된다. 도시적 외모에 대한 부각 때문인지 그는 매번 새로운 역할을 찾는 것 같았다. KBS2 ‘이 죽일 놈의 사랑’(2005)에서 거칠고 드센 한다정 역을 맡아 호평을 받았고, ‘시크릿가든’에서는 사랑엔 허당인 재벌녀 윤슬로 분해 새로운 매력을 보여줬다. 그러나 여배우로서 이렇다 할 작품을 만나지 못한 데다 공백기가 길어지자 은퇴까지 고려했다.

“‘시크릿가든’ 이후 배우로서 회의가 들었어요. 오랜 기간 연예계 생활을 했고, 배우라는 직업을 갖고 있었지만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을 만한 작품이나 딱 이거다 싶은 캐릭터를 못 만났었죠. 이 상태로라면 연기를 그만둬야 할 수도 있겠다 싶었어요. 시놉시스가 들어와도 ‘과연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컸고요. 또 그걸 감수할 캐릭터를 만나지도 못 했죠. 그렇다 보니 공백기가 길어졌어요. 그러던 중 ‘사랑하는 은동아’ 대본을 받게 된 거죠.”

   
 

“감정 몰입을 위해 순수한 노래를 찾아 들었어요. 김동률의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가 딱 맞았죠”

김사랑은 기존 이미지와는 정 반대의 인물인 ‘지은동’을 연기하기 위해 진한 메이크업과 세련된 스타일을 버리고 최대한 수수한 모습으로 카메라 앞에 섰다. 10살 아들 라일(박민수 분)을 키우는 엄마, 자신만을 바라보는 해바라기 남편 최재호(김태훈 분)의 아내를 연기해야 하는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역할에 100% 몰입해 섬세하고 입체적인 연기를 펼친 그는 ‘김사랑의 재발견’, ‘지은동에 빙의됐다’는 평을 얻으며 ‘사랑하는 은동아’를 대표작으로 올릴 수 있게 됐다.

“대본을 정말 계속 봤어요. ‘라일’역의 민수 군 실제 어머니가 촬영장에 계셔서 모성애와 관련된 상황들이 이해될 때까지 묻고, 또 물었어요. 모성에 대한 감정을 완전히 제 감정으로 느껴서 연기하고 싶었거든요. 그리고 10대 은동이(이자인 분)가 보여줬던 눈빛과 말투를 계속 떠올렸어요. 무엇보다 순수한 감정선을 놓치면 안 된다는 생각에서였죠. 아이들의 눈빛은 순수함을 가지고 있으니까 비슷한 감성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감정이 헷갈릴 때는 순수한 노래를 듣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었어요. 특히 김동률씨의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를 즐겨 들었죠. 가사에 보면 ‘너를 기다리는 게 제일 쉬운 일이야’라는 내용이 나오는 데 은동이의 상황에 딱 맞는다고 생각했거든요.”

“열정을 되찾았으니 공백기 없이 또 다른 작품으로 찾아뵙고 싶어요”

‘사랑하는 은동아’는 배우 김사랑의 열정을 깨운 작품이기도, 잠깐 그만두려고까지 생각했던 ‘배우’라는 직업을 다시 할 수 있게 해 준 작품이기도 하다. 그는 다시 한다고 해도 이번처럼 열심히 할 수 없을 것 같다며 웃다가도, 또 당장이라도 새 작품을 하고 싶다는 열의를 내비쳤다.

“무엇보다 시청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한 작품이에요. 똑같이 하라면 다시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요.(웃음) 제가 처음 드라마 시작할 때 시청자분들께 ‘이 드라마로 힐링이 되셨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는데 제가 오히려 많은 사랑과 힐링을 받았어요. 무엇보다 열정을 얻었죠. 고단하고 지쳐있었던 제 삶 안에 그런 열정이 생긴다는 건 정말 대단한 일이잖아요. 그건 내가 어떻게 하려고 해도 되는 게 아니니까요. 그런 사랑을 보내주시고 열정을 되찾게 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을 꼭 하고 싶어요. 또 다른 작품에서 공백기 없이 찾아뵙고 싶은 마음이에요.”

   
 

배역을 떠나보낸 후에도 배우들의 삶은 계속된다. ‘은동이’를 이야기하는 내내 김사랑의 눈에는 눈물이 고여 있었다. 작품과 캐릭터를 진심으로 연기한 배우가 이 모든 과정과 진심으로 이별하는 모습이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사람들과 연기로 소통할 수 있게 된다면 일로서는 더 이상 바랄게 없을 것 같다”는 진짜 배우. 김사랑은 자신의 ‘꿈’을 전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제가 연기하는 캐릭터로 사랑받고 공감 받는 것. 그게 함께 사는 것 아니겠어요?(웃음) 배우에게 그것보다 더 큰 성공은 없는 것 같아요.”

사진=고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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