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묵묵히 버틴 오연서… 빛나거나, 더 빛나거나
[SS인터뷰] 묵묵히 버틴 오연서… 빛나거나, 더 빛나거나
  • 승인 2015.05.05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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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서울TV 이현지 기자] ‘왔다!장보리’를 끝내고 3개월 만의 드라마 출연이었다. 50부작을 끝내고 사극 출연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것은 종영한지 3일 만이었다. 그렇게 출연한 MBC 월화드라마 ‘빛나거나 미치거나’(연출 손형석, 윤지훈|극본 권인찬, 김선미)의 종방연에서 오연서는 눈물을 보였다. 신율을 보내기가 아쉬웠기 때문. ‘빛나거나 미치거나’를 하면서 아쉬운 것은 없었다. 방송을 보면서 마지막 장면이 나오는데 아쉬움이 남았다.

“‘빛나거나 미치거나’는 판타지적 요소가 있었어요. 컴퓨터 그래픽도 나왔고, 그런 재미가 있었어요. 고생하고 구르기도 했는데 그런 경험이 무협지 같았어요. 새로운 경험이었어요. 특이한 경험이었죠. 전작을 끝내고 쉴까에 대한 고민을 했어요. 시놉시스와 대본을 봤는데 안하면 후회하겠더라고요. 할 말 다하고 어디에도 굴하지 않죠. 어떻게 보면 율이는 완벽한 여자에요. 예쁘고 황제를 두려워하지 않는 점이 매력적이었어요. 남자에게 기대지 않잖아요. 보통 여자 캐릭터는 남자 위해 희생하는데 율이는 희생이라기 보다 더 좋은 곳으로 보내고 떠나잖아요.”

신율은 왕소(장혁 분)를 보내줬지만 마지막에서는 “내가 오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다시 만나니 반갑구나”라며 재회했다. 뽀샤시한 화면에 여전히 예쁘고 사랑스러운 모습이었다. 이를 두고 시청자들은 결말에 대한 많은 궁금증을 나타냈다.

“살아서 만난다고 생각했어요. 아무래도 여지를 준 것 같은데 저는 살아서 만났다고 생각했어요. 엔딩 좋았던 점은 신율과 왕이 다녀오고 둘이 같이 있으면 한명은 떠나거나 죽어야 하잖아요. 신율은 궁에 들어가서 살 수 없는 성격이고, 더 많은 것을 보기 위해 떠난 것이다. ‘잘 지냈니? 나는 잘 지냈다. 다시 만나 반가워 반갑습니다’라고 하는 게 좋았어요. 변하지 않을 것이란 믿음이요. 요즘 사랑은 빠르고 결론짓는 것을 좋아해요. ‘애 낳고 행복하게 살았다’이런 결말이요. 전 분명히 다시 만났다고 생각해요.”

   
 

오연서가 보여준 신율은 사랑스럽고 또 사랑스럽다. 신율을 위한 것이었다고 생각하는 장면을 꼽아달라는 요청에 오연서는 ‘빛나거나’하는 모습보다 ‘쓸쓸했던’ 장면을 꼽았다.

“왕소와 의형제를 깨고 청해상단에 쓸쓸히 들어가는 장면이요. 그때 눈물을 흘리는데 제가 표현하고 싶었던 것은 웃으면서 우는 것이었어요. 저 사람에게 나의 아픔이나 나의 걱정거리를 주고 싶지 않았어요. 밝은 모습 강한 모습만 보여주고 싶었어요. 처음으로 소리 내서 울고 싶었고 지키고 싶은 것 많았어요. 보내기 싫었다는 것 보여주고 싶었어요. 촬영을 원테이크로 했는데 많은 분들이 고생했어요. 감독님이 이야기도 많이 해주시고 감정 잡을 때까지 기다려 주셨어요. 그래서 기억에 남아요.”

   
 

사극의 좋은 점도 있었다. 여배우들이 적어 현장에서 공주 대접을 받았다. 오연서가 등장하면 이덕화는 ‘어디서 이렇게 빛이나?’라면서 반겼다. 아쉬운 점을 찾자면 오연서 본인의 연기였다.

“아쉬운 점이 있더라도 사람들로 상쇄시킬 수 있는 드라마였어요. 아쉬운 거라면 제 연기. 밤을 새고 더 집중해서 해야 하는데 너무 장면이 많으니까 한두 장면정도는 멍 때리고 했어요. 드라마 보면 저는 알잖아요. 더 힘들어도 집중할 걸 생각도 하죠. 정신이 부서진 장면이 있어요. 모든 순간에 집중할 수 없으니까…. 그럴 때 마음을 다잡지 못하는 게 내공이 부족한 것이죠.”

좋은 것을 보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처럼 좋은 역할을 하면 좋은 영향을 받는다. 당차고 사랑스러운 신율을 할 때도 그랬다. 현장 분위기도 화기애애했다. 여배우에게 반말을 하지 않는 장혁도 많은 배려를 해줬다.

“장혁 오빠가 상대 배우들에게 말을 놓지 않으세요. 그렇다고 거리감 두는 것은 아니고요. 추울 때 월동 준비 아이템 많이 사줬다. 항상 세심하세요. 촬영에서 애드리브도 많았어요. 내공이 있어서 제 대사는 훼손시키지 않는다. 더 재밌고 풍성하게 만들어주세요. 웃음 참기가 힘들었다. 그거 때문에 NG도 났어요. 리허설에서 봤는데도 촬영하며 웃기더라고요. 추운데 따뜻한 현장이었어요.”

2012년부터 ‘오자룡이 간다’ ‘메디컬탑팀’ ‘왔다!장보리’ ‘빛나거나 미치거나’를 촬영하면서 3년 동안 달렸다. 쉬지 않고 일을 하는 이유는 스스로에게 만족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쉴 때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나에게 만족하고 나서 쉬고 싶어요. 아직 만족 안 돼요. 연기적으로요. 스스로 만족을 잘 못해요.”

   
 

오연서가 처음 대중 앞에 나선 것은 배우가 아닌 걸그룹이었다. 16살의 나이에 데뷔해 10여년이 넘게 활동을 하고 있다. 오연서는 연예인을 “빛나고 아름다워 보이지만 실제는 더 아프고 외로운 직업”이라고 설명했다. 연예인이 되기까지 어린 시절 연습을 하다 집에 가고 싶기도 하도, 부모님과 통화를 하면서 울기도 했다.

“생계 책임지면서 연기한 게 아니라 자라면서 연기를 했어요. 친구들이랑 놀러 다니고 대학 생활 하면서요. 취업준비생들이 버티는 것처럼 똑같아요. 동생은 요리를 하거든요. 그만두고 싶을 때도 있었죠. 많은 분들이 10년 무명 힘들지 않았냐고 하는데 모든 20대 청춘이 느끼는 흔들림이 있었죠. 묵묵히 했다. 그만두고 싶을 때 많았는데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였겠죠?”

그런 오연서가 벌써 29살이다. 내년이면 서른을 맞는다. 20대의 마지막을 보내는 오연서는 현재를 즐긴다.

“20대 마지막이라 속상하거나 하지 않아요. 우스갯소리로 ‘우리 내년에 서른이야’ 이런 말을 해요. 30대 여배우가 됐을 때 얼마나 깊어지고 아름다울 수 있을까? 생각이 들어요. 20대는 상징적으로 잘 보내고 싶어요. 보람차게요. 옛날에 언니들이랑 30대랑 이야기하다 20대로 돌아가고 싶냐고 하면 싫다고 하더라고요. 그때는 이해를 못했어요. 지금 경제적이나 마음이 여유로워요. 아옹다옹한 그 불안함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아요. 20대를 풋풋하게 보내면서 30대를 잘 맞이하고 싶어요.”

사진=월메이드예당,MBC ‘빛나거나 미치거나’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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