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폭파 협박피의자… 경찰서 나서며 왼손 노출 '일베인증했나?'


▲ 청와대 폭파 협박범 일베 의혹

[SSTV 이현지 기자] 청와대 폭파 협박범이 일베회원이란 주장이 나왔다.

청와대 폭파 협박 피의자 강모(22)씨는 29일 오전 수원지방법원에서 예정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수원남부경찰서를 나서면서 손가락을 이용한 제스처를 취했다.

후드점퍼와 챙이 있는 모자, 마스크 등으로 얼굴을 가린 채 형사들에 이끌려 호송 승합차로 이동하던 강씨는 이상하게도 왼손만은 밖으로 노출시켰다. 노출시킨 왼손은 엄지와 검지를 동그랗게 감아쥔 상태에서 나머지 손가락을 곧게 편 모양이었다.

이는 일베 회원임을 인증하는 손 표식과 흡사하다. 온라인상에서는 '일베손', 일베 인증손'이라는 표현으로 통한다.

언론보도를 통해 강씨의 손 모양을 본 일부 네티즌들은 댓글을 통해 '일베 인증'이라는 주장을 내놨다.

일베는 극우를 표방하는 회원들이 주축이 된 커뮤니티 사이트로 알려져 있다.

강씨는 지난 17~23일 프랑스에서 자신의 SNS에 '대통령 자택과 김기춘 비서실장의 자택을 폭파하겠다'는 글을 6차례 올린데 이어 25일 오전 2시39분부터 5차례에 걸쳐 '청와대를 폭파하겠다'는 전화를 건 혐의를 받고 있다.

청와대 폭파 협박 피의자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이 29일 오전 수원지방법원에서 시작됐다.

피의자 강모(22)씨가 정신과 치료 이력이 있는데다 이 사건을 수사한 경찰도 테러 실행 의지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 단순 해프닝으로 결론 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찰은 전날 강씨에 대해 도주 및 재범 우려, 사안의 중대성 등을 이유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는 검찰과 협의해 내린 결정이다.

강씨의 정신병력과 관련해서도 혼자 대출을 받아 해외여행을 하는 등 형사 책임을 면피할 정도로 정신 이상이 심각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경찰이 강씨에 대한 정신감정유치신청을 하지 않기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감정유치는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 피의자를 구속시키지 않고 병원에 유치해 정신을 감정하는 강제처분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의 현실성 없는 폭파 협박을 두고 구속까지 해야 하는 것인가'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는 정신질환자를 사회적 약자 차원에서 봐야 한다는 시각에서 비롯된다.

실제 강씨는 2012년 10월 현역병으로 군에 입대했으나 10개월 뒤 '복무 부적응' 판정을 받아 의가사제대 했으며 2013년 4월~2014년 11월 정신질환 치료를 받은 이력이 있다.

게다가 강씨 부친(국회의장 前보좌관)이 이번 사건으로 사직서를 내고 직접 프랑스로 나가 아들을 설득, 경찰에 인계한 점에서 '도주우려'라는 영장신청 명분과 거리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이전 사례로 볼 때 강씨의 정신병력 요소만 아니라면 구속이 확실시된다.

지난해 12월27일 서울 광화문 과장의 세종대왕상을 폭파하겠다는 협박전화를 한 중국동포 남모(34)씨의 경우가 그 예다. 법원은 남씨에게 도주우려 등의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남씨는 이후 구속기소됐으며 검찰은 남씨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징역 2년을 구형한 상태다.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강씨에 대한 구속여부에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결과는 오늘 늦은 오후께 나올 전망이다.

중앙경찰학교 김복준 교수는 "사실상 심신 미약상태에서 저지른 범죄인 점에서 정신치료를 받았다는 증빙을 첨부해 불구속 수사하는 것이 맞다"며 "국민적 관심이 큰데다 청와대를 상대로 한 범죄라는 점이 작용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청와대 폭파 협박 피의자 일베 의혹/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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