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정의선 현대글로비스 지분 블록딜 불발… "지배구조 재편 의지 확인"
정몽구 정의선 현대글로비스 지분 블록딜 불발… "지배구조 재편 의지 확인"
  • 승인 2015.01.13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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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자동차 정몽구 정의선 현대글로비스

[SSTV 이현지 기자]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이 추진한 현대글로비스 지분 13.4%에 대한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가 불발됐다.

13일 현대차그룹과 투자은행(IB) 업계 등에 따르면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은 보유중인 현대글로비스 주식 1627만1460주(43.39%) 중 502만2170주(13.39%)를 매각하려던 계획을 철회했다.

이번 지분 매각은 시티글로벌마켓증권이 단독 주관사로 나섰다. 하지만 수요예측 결과 물량 부담이 커서 받아줄 수 있는 기관매수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은 현대글로비스 지분 13.39%를 매각단가 26만4000~27만7500원 선에서 처분할 계획이었다. 매각 규모만 1조3200억~1조4000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분교환이 예상되는 현대모비스 시가총액 23조1700억원의 약 6%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투자업계에서는 이번 블록딜을 통해 정몽구-정의선 부자가 '계열사 지분 30% 규제'를 지키면서 경영권 승계 작업을 위반 작업까지 노린 것으로 분석했다.

매각 희망가격은 현대글로비스의 12일 종가 30만원보다 7.5~12.0% 할인된 26만4000~27만7500원이었다. 매각이 완료된다면 정 회장과 정 부회장은 1조3000억원 내외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었다. 

그러나 기관투자자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정 회장 측에서는 높은 할인폭을 제시하는 등 매각을 성사시키려는 의지가 강하게 엿보였지만, 물량이 방대하고 세부적인 조건을 충족하기 힘들어 적절한 매수자가 나서지 못했다는 평가다.

증권가는 혼란에 빠졌다. 전날 시간외거래에서 현대글로비스가 10% 하락하며 하한가로 추락했다. 현대모비스는 상한가에 육박했다.

그러나 하루만에 매각이 무산되고 향후 일정이 불투명해지면서 투자자들이 혼란에 빠졌다. 

증권가도 정 회장 측이 글로비스 매각을 다시 추진할 가능성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공정위는 지난 2013년 공정거래법 및 지난해 초 공정개래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대규모 기업집단에 속하는 상장 회사 중 특수관계인(지배주주 및 그 친족)이 보유한 지분이 30%(비상장사 20%) 이상인 계열회사와의 거래 등을 통해 특수관계인에게 부당한 이익을 제공할 경우 이익제공기업과 수혜기업은 물론, 특수관계인까지 처벌할 수 있도록 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블록딜 재개 여부에 대한 계획이 없다"며 "향후 변동 사항이 있으면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의 현대글로비스 지분 매각 시도로 현대모비스의 주가는 급등한 반면 글로비스는 가격제한폭(15%) 가까이 급락했다.

13일 오전 9시20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모비스는 전 거래일(23만8000원) 보다 2만500원(8.61%) 오른 25만8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반면 같은 시간 현대글로비스는 전 거래일(30만원) 대비 4만5000원(15.00%) 하락한 25만5000원을 기록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번 블록딜은 무산됐지만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매각하겠다는 의지가 확인되면서 지배구조 재편이 본격화된 것"이라며 "지배구조 재편 의지 확인으로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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