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 공모주 청약 경쟁률, 막판 눈치작전… '강남 자산가 몰렸다'
제일모직 공모주 청약 경쟁률, 막판 눈치작전… '강남 자산가 몰렸다'
  • 승인 2014.12.12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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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모직 공모주 청약에 30조원의 시중자금이 몰렸다.

11일 제일모직의 상장 대표 주관사인 KDB투자증권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마감된 제일모직 공모주 청약에서 일반 투자자 배정물량 574만9990주에 11억20573920만주가 몰리며 경쟁률이 194.9대 1에 달했다. 

청약증거금으로 무려 30조원이 들어와 직전 최대 규모인 삼성생명의 기록을 넘어섰다. 지난 2010년 삼성생명 공모 당시 증거금은 19조8944억원, 지난달 삼성SDS 공모주 청약 증거금은 15조5520억원이였다. 

증권사별로는 신한금융투자의 제일모직 공모주 청약경쟁률이 330.2대 1로 가장 높았다. 삼성증권은 264.2대 1, 주관사인 대우증권은 172.5대 1을 기록했다. 

일반투자자 청약에 앞서 지난 3~4일 진행한 제일모직 기관수요예측에서는 46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공모가는 5만3000원으로 정해졌다. 제일모직은 오는 18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다. 

10일 오후 기준 경쟁률은 38.8대 1로 574만9990주에 2억2319만8050만주가 몰렸다. 공모 첫날 경쟁률 20대 1, 증거금 2조3534억원을 기록한 삼성SDS보다 높은 흥행 성적이였다. 

마지막 날에는 열기가 더 뜨거워졌다. 오후 2시 기준 경쟁률이 159.9대 1, 증거금은 24조6000억원이 몰리더니 막판 눈치 작전으로 경쟁률은 순식간에 200대 1까지 치솟았다. 

각 증권사의 주요 지점에는 직원들이 전화도 받기 힘들 정도로 고객이 몰려들었다. 

우리투자증권 명동WMC 관계자는 "어제에 비해 두 배, 세 배로 정신이 없다"며 "고액 자산가 뿐 아니라 직장인들도 조금이라도 청약을 하려고 지점을 찾았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최대한 많이 청약하기 위해 다른 보유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은 고객도 적지 않았다"고 귀띔했다. 

KDB대우증권 대치지점 관계자는 "보통 고액 자산가들은 공모주에 별로 관심이 없는 편인데 제일모직의 경우 이례적으로 강남의 자산가들이 몰려들고 있다"며 "통상 공모주 청약 한도가 10억원 안팎인 반면 제일모직은 55억원으로 높은 편인데도 있는 자금을 한껏 끌어모아 한도를 채워 청약하시는 분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사업가 이모(45)씨는 "삼성SDS에 투자해 큰 수익을 봐서 제일모직에도 관심이 컸다"며 "자금을 모을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최대한 청약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흥행은 이미 예견됐다. 삼성SDS 공모 투자 수익률이 컸다는 것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투자자들이 제일모직 공모주 청약에 몰려들었다. 제일모직이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최대 수혜주라는 점도 주목할 만 하다. 

강모(67·여)씨는 "공모주 투자가 이익을 많이 본다는 언론 보도를 접하고 1000주를 청약했다"고 말했다. 

현재 가장 높은 목표 주가를 제시한 증권사는 하이투자증권(10만원)이다. 공모가(5만3000원)의 약 두 배에 달하는 것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일모직 상장으로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변환이 탄력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변환이 어떤 시나리오로 전개되든 제일모직의 기업가치를 상승시켜야 하는 당위성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제일모직은 다각화된 사업 구조를 구축해 경기 변동에 민감하지 않다"며 "안정적 매출기반을 갖춘 데다 부문별 시장 지배력도 높아 지속적인 수익성 확보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청약 증거금은 청약 대금의 50%다. 제일모직의 한 주당 증거금은 공모가(5만3000원)의 절반인 2만6500원이다. 경쟁률이 194.9대 1이라는 것은 약 516만원의 자금을 넣어야 1주를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투자자들에게 배정되는 주식 물량은 청약 주식수를 자신이 청약한 증권사의 경쟁률로 나누면 된다. 

예를 들어 KDB대우증권의 고객이 최고 청약한도인 55억원을 모두 투자한 경우 경쟁률 172.5대 1을 적용하면 약 1200주를 배정받을 수 있다. 

청약이 안 된 나머지 증거금은 오는 15일 환급된다. 배정된 주식은 상장일인 18일 이전에 입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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