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징스타] 선우정아, ‘피터팬’이 되고 싶은 ‘홍대 괴물’
[라이징스타] 선우정아, ‘피터팬’이 되고 싶은 ‘홍대 괴물’
  • 승인 2014.12.08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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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TV l 정찬혁 인턴기자] ‘홍대 여신’이 넘쳐나는 인디씬에서 ‘홍대 괴물’이라 불리는 여성 싱어송라이터가 있다.

유희열은 토이 7집 ‘다카포(Da Capo)’를 내면서 함께 작업한 그녀에 대해 “대한민국 여성 뮤지션 중 이렇게 밀도 높은 뮤지션을 본 적이 없다. 작품자로서 존경스럽다.”고 극찬했다.

그녀는 바로 '홍대의 숨어있는 진주' <선우정아>다

그녀에겐 다양한 수식어가 붙는다. ‘홍대괴물’, ‘천재 싱어송라이터’, ‘실력파 재즈 싱어’. 2NE1, GD&TOP, 이하이 등 YG엔터테인먼트의 히트곡 작곡가이자 프로듀서, 영화 ‘오늘은 내가 요리사’의 주연 겸 음악감독, 재즈 밴드 ‘러쉬 라이프(Rush Life)’ 보컬 활동까지 그녀의 활동은 도통 종잡을 수 없다.

   
 

지난 4일에는 재즈 피아니스트 염신혜와 프로젝트 앨범 ‘리아노품(Riano Poom)’을 발매했다. 앨범 발매 기념 콘서트를 오는 12월 20일 홍대 벨로주(Veloso)에서 연다.

하지만 다양한 활동에 비해 아이러니하게도 정규 앨범은 단 두장이다. 2013년에 발매한 정규 2집 ‘잇츠 오케이, 디어(It’s Okay, Dear)’는 2006년 1집 이후 7년 만에 나온 앨범이었다. 선우정아는 2집 ‘잇츠 오케이, 디어’로 제11회 한국대중음악상 ‘올해의 음악인’과 ‘최우수 팝 음반’을 수상했다.

정규 2집 ‘잇츠 오케이, 디어(It’s Okay, Dear)’의 수록곡 ‘알 수 없는 작곡가’를 보면 이러한 가사가 나온다.

넌 말해 난해하다 자극 없다 안 섹시하다

난 말해 억울하다 편견이다 이해는 한다

그래도 Music is life

선우정아는 자신을 평하는 대중들에게 당당하게 말한다. 그래도 ‘음악이 나의 삶’이라고.

종잡을 수 없는 활동에 대해서 말했다. ‘앨범’이 아닌 ‘음악’에 대한 욕심이 많아서라고.

그녀에 대해서 좀더 알아보자.

   
 

Q. 2006년 1집 이후 2013년 2집까지 7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딱히 이유가 있어서 7년 동안 앨범을 안 낸 건 아니다. 다른 일들이 많아 앨범에 대한 필요성을 못 느꼈다. ‘앨범’이 아닌 ‘음악’에 대한 욕심이 많았다. 그래서 앨범 발매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Q. ‘러쉬 라이프(Rush life)’ 부터 YG 프로듀서 활동까지 모두 음악에 대한 욕심 때문인가?

자연스럽게 기회가 돼서 활동하게 됐다. 학교 선배 덕분에 재즈 클럽에서 엑스트라로 나갔다가  ‘러쉬 라이프’를 만나 활동하게 됐다. 그러던 중 YG 측에서 연락이 와서 지디&탑, 이하이, 투애니원의 앨범 작업에 프로듀서로 활동하게 됐다. YG에서 활동은 특별한 이벤트 같았다.

재즈보컬로 활동하기 전부터 나만의 음악을 하고 있었다. 예전엔 홍대 클럽 ‘롤링스톤즈’에서 입술에 피어스를 박고 말도 안 되는 연주를 하곤 했다. 대중음악도 좋아하고 락, 힙합 가리지 않고 좋아한다. ‘재미’있는 걸 하는 아이였고 재즈를 배우면서 음악적 스펙트럼을 넓혀갔다. YG에서 연락이 왔을 때는 ‘재미’있는 걸 할 수 있겠다 싶어서 반가웠고 감사했다.

Q. 최근에 유희열과 함께한 토이 ‘언제나 타인’ 작업 어땠나? 유희열은 선우정아에 대해 ‘존경스럽다’며 극찬을 했다.

당시에는 못 들었고 나중에 알았다. 몸 둘 바를 모르겠다. 유희열씨는 워낙 좋아하고 존경하는 아티스트라 그 분과 작업한다고 해서 무척 궁금하고 설렜다. 작업을 함께 해보니 비슷한 부분이 많아서 즐거웠다. 아무래도 ‘선우정아’는 ‘토이’보다 보컬리스트 성향이 강한 아티스트다. 하지만 곡을 쓰고 작업하는 과정에 있어서는 그분도 나도 러프하게 막 하는 게 아니라 꼼꼼하고 오랜 사색이 필요한 스타일인 것 같다. 접점이 많아 행복했다.

   
 

Q. 유희열과 작업한 ‘언제나 타인’ 가사가 처음엔 내용이 너무 야했다고 하던데.

처음부터 가사를 같이 써보면 좋겠다는 제안을 받았다. 그래서 “신난다. 재미있겠다” 이랬는데 대략적인 내용을 보니 불륜녀에 관한 이야기였다. 고급스럽기보단 직접적이고 B급 느낌이 났으면 좋겠다는 말을 들었다. 이제 결혼 한지 2년 좀 안됐는데... ‘아 그렇구나 이런 걸 써야하는구나’ 생각하고 열심히 그쪽(?)에 빙의가 되어 썼는데 나중에 유희열씨가 쓴걸 보니 비교가 안됐다. 역시 연륜의 차이가 있는지 한참 한다고 했는데 전혀 따라가지 못했다. 가사가 너무 야해서 ‘부르면서 입에 더 맞는 발음도 있다’는 핑계를 삼아 조금씩 수위를 낮췄다.

Q. 공연을 보면 셀프 동영상을 찍는 퍼포먼스도 있는데 찍은 영상은 다시 모니터링 해봤나?

잘 안 본다. 영상 촬영은 모니터의 목적은 없었고 그냥 사람들에게 ‘나 자신에게 하는 이야기’라는 것을 극대화해서 보여주기 위한 장치였다. 원래는 거울을 보고 했었는데 아이폰이 나오고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기에 공연에 활용해봤다. “제 자신에게 보내는 영상메시지입니다”라는 말과 함께 곡을 시작하니깐 관객들의 이해도 빨라 좋았다. 하지만 셀프 동영상은 못 보겠다. 가끔 우연히 보게 되면 너무 민망하다. 과했다.

Q. 2집앨범을 보면 ‘뱁새’ ‘워커홀릭’ 등 가사의 주제가 다양하다.

가사 같은 경우 딱히 사랑노래 말고 다른 걸 써야지라고 의식하는 것은 아니다. 어릴 땐 사랑노래도 많이 썼다. 사랑이 당시는 전부 같고 헤어지면 세상 끝나는 것 같았다. 다행히 나는 일찍 내 사람을 만났다.  신랑을 12년 전에 만났으니까... 그런 부분이 일찍 해결되니 다른 거에 눈을 빨리 돌렸다. 누구나 오는 순서지만 시기에는 차이가 있다. 어른이 될수록 세상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되는데 나는 빨리 왔다. 뭐 이러다가 다시 사랑에 꽂힐 수도 있다. 소재는 평소에 문득문득 떠오른다. ‘유레카~’이러면서 오는 건 아니지만 ‘이런 소재로 쓰면 재미 있겠다’는 생각이 떠오르면 음악적인 부분을 생각하며 곡을 구성한다.

   
 

Q. 선우정아에게 2014년은 색다른 한 해였던 것 같다. ‘한국대중음악상’도 타고 토이의 객원보컬로 참여했다. 변화를 체감하는가?

전혀 없다.(웃음) 시어머니께서 어제도 "방송 잘 봤다" 그러시는데 뭘 보신지 모르겠다. 평소에 친한 사람들하고만 지내는 편이라 변화를 못 느낀다. 가끔 출강을 나가도 실용음악과이다 보니 다 음악 하는 사람들이라 별다른 느낌이 없다. 설령 이름을 알아도 얼굴은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라 불편할 것도 없다.

Q. 이번에 나온 재즈 피아니스트 염신혜와의 앨범 ‘리아노품’ 준비는 어땠나?

완전 유부녀들의 인간승리다. 주변에서 다들 앨범 못 낸다고 말했다. 왜냐하면 앨범 작업이라는 게 확 탄력을 받아서 한 번에 만드는 게 좋은데 오래 걸리다보면 우선순위에서 점점 밀리게 된다. 둘 다 결혼도 하고 정신도 없어서 힘들었다. 2011년 말에 처음 구상을 했다. 1년은 기획만 했다. 이후 비염수술을 해서 몇 개월 노래를 못했고 정리가 된 후 녹음에 들어갔다. 좋은 피아노와 스튜디오를 찾기 어려웠고 여러 군데를 돌아다니며 작업했다. 믹스(MIX) 비용도 만만치 않아서 결국 스스로 맡아서 했다. 결과적으로 도움이 많이 됐고 공부도 많이 됐다. 아쉬운 부분이야 있지만 작품적으로 실패나 실수는 없었다고 생각한다. 결과가 좋다.

Q. 최근 함께 작업을 하면서 눈에 들어오는 아티스트는 있었는가?

함께 작업을 했던 바이올리니스트 강이채가 눈에 들어온다. 바이올린으로 할 수 있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을 해내는 친구이다. 클래식은 물론이거니와 바이올린으로 펑크도 연주한다. 게다가 노래까지 정말 잘 한다. 이 친구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노래도 하고 작품 활동도 하길 기대하고 있다. 아직은 젊다보니 음악적 욕심이 강해서 스스로 만족을 못하는 것 같다. 나도 몇 년 전에는 그랬다. 어느 순간 그런 것에 자유로워져 앨범을 냈으면 한다.

Q. 함께 작업하고 싶은 아티스트는? A. 블락비(Block B)의 지코(ZICO)가 떠오른다!

지코는 굉장히 통통 튀는 매력을 지니고 있는 아티스트라 생각한다. 예전에 SNS로 멘트를 주고받은 적 있는데 처음엔 그냥 아이돌인 줄 알았다. 관심이 생겨 그 뒤로 음악도 많이 듣고 랩 하는 것도 봤는데 굉장히 재미있었다. 예측하기 어려운 이미지도 좋고 실력도 뛰어나서 언젠가 자연스럽게 기회가 된다면 함께 작업해도 재미있는 결과가 나올 것 같다. 팬들이 가만 안 놔두려나.(웃음)

   
 

Q. 2015년 계획들이 무척 많을것 같다. 구체적인 활동 계획은?

원래 올해 말에 싱글이라도 나왔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 했다. 내년에는 반드시 새 작품을 내야하는 의무감이 든다. 앨범을 준비하고 활동하는 일련의 과정들에 있어서 발판을 조금씩 더 마련했으면 한다. 내년도 그 연장선이 되는, 시작을 다질 수 있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

Q. 앞으로 대중들에게 어떻게 기억되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은가?

그게 다음 앨범의 숙제다. 아직 대중들에게 특별하게 기억되는 이미지가 없는 것 같다. 주위에서도 “이미지가 강하다”라고 하는데 한방에 기억될 무언가가 없다. 어찌 보면 다양한 작업과 퍼포먼스가 내 색깔일 수도 있다. 이제는 이러한 다양함을 어떻게 정리를 할까 걱정을 하고 있다. 바람이 있다면 ‘철없는 실력자’로 보였으면 한다. 어린 사람들이 좀 더 세련되고 활발한 이미지가 있다. 나 또한 실력과 경력 때문에 ‘올드’해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선우정아’라는 음악가는 마치 ‘피터팬’처럼 여성인지 남성이지 혹은 나이가 몇 살인지 크게 인식되지 않았으면 한다. 변화무쌍한 철없는 뮤지션, 그렇게 기억되면 좋겠다.

SSTV 정찬혁 인턴기자 sstvpress@naver.com

사진 = 고대현 기자 /영상 = 조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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