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2.0% 동결…추가 인하 가능성은?
한은, 기준금리 2.0% 동결…추가 인하 가능성은?
  • 승인 2014.11.13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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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SSTV l 정찬혁 인턴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13일 정례회의에서 시장의 예상대로 11월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2.0%에서 동결했다.

한은 금통위는 13일 정례회의를 열고 11월 기준금리를 현재 연 2.0%에서 유지키로 했다고 밝혔다. 한은은 지난 8월 열린 금통위에서 15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2.25%로 낮춘 이후 지난 10월 두달 만에 또다시 금리를 2.0%까지 인하했다. 이는 사상치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같은 수준이다.

한은이 금리를 2.0%에서 동결한 것은 전월 금리 인하에 따른 효과와 미국 양적완화 종료 및 일본 추가 양적완화 정책의 영향 등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통상 기준금리 등 통화정책의 효과가 3~6개월 이후 가시화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한은은 이달 기준금리를 그대로 두고 지난 8월과 10월 금리 인하 파급 경로를 지켜볼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1일 일본중앙은행(BOJ)은 경기부양을 위한 자산매입 규모를 80조엔으로 확대하는 추가 양적완화 정책을 발표하면서 엔화가 급락했다.   같은날 발표된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로 달러대비 원화가 약세를 보이며 충격을 상쇄했지만 급격한 엔화 약세를 따라잡지 못하면서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50원선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이는 금융위기가 심화됐던 2008년 8월 이후 최저치다.

전문가들은 일본의 공격적인 양적완화 확대로 인한 엔저현상이 심화되면서 국내 수출기업들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은이 엔저 추세를 지켜본 이후에 통화정책을 펼칠 것으로 분석했다.

한은이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키로 결정했지만, 금통위원의 만장일치 여부 등에 따라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감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경기 성장세의 부진 및 대외리스크로 한국경제의 하방위험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9월 산업생산은 전월대비 0.9% 감소했고 소매판매는 준내구재와 비내구재의 감소로 전월대비 3.2% 감소됐다. 10월 기업의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BSI는 채산성과 자금사정 악화로 3포인트 하락했으며 11월 경기 전망은 5포인트 떨어졌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발표한 최근경제동향(그린북) 11월호를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저물가가 지속되고 자동차 업계 파업 영향 등으로 경기회복 모멘텀이 약화된 모습"이라며 "미국 양적완화 종료, 엔화 약세 심화 등으로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된 가운데 소비·투자 등 내수 회복세도 공고하지 못하다"고 밝혔다.

내년에도 저물가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도 한은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2%로, 2012년 11월 이후 2년째 1%대다. 올해 1월에서 10월까지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 올랐다. 이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의 0.7% 이후 1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은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10월 금리인하를 주장한 금통위원 중 4명이 저물가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한 금통위원은 "성장 및 물가경로가 하향 조정된 가운데 기준금리 동결에 수반되는 잠재적인 위험이 금리인하의 부작용보다 더 큰 것으로 판단된다"며 "저물가기조가 고착화화면 디플레이션 기대가 형성될 수 있으므로 통화정책의 시차효과를 고려할 때 선제적인 대응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금통위원은 "디스인플레이션(저물가) 지속시 실물경제와 금융부문에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물가를 안정된 수준으로 유도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고 설명했다.

박동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10월 금통위 의사록을 통해 한은과 금통위원 모두 최근 저물가 추세를 경계하고 있으며 엔저 심화에 따른 국가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디플레 우려, 엔저 압력은 정치적으로도 한은이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에서 유지하기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SSTV 정찬혁 인턴기자 sstvpress@naver.com

한국은행 기준금리 동결 /사진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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