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우리는 형제입니다’ 김성균 “가족들에게 제 마음 전하고 싶었어요”
[SS인터뷰] ‘우리는 형제입니다’ 김성균 “가족들에게 제 마음 전하고 싶었어요”
  • 승인 2014.11.0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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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TV  이아라 기자] 배우 김성균(34)의 변신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극과 극 이미지를 자연스럽고 오갈 수 있는 배우는 많지 않지만 김성균은 야누스적 기질을 능수능란하게 넘나든다.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감독 윤종빈)에서 조폭 오른팔로 등장, 눈빛만으로도 섬뜩했던 ‘이웃 사람’(감독 김휘) 속 연쇄살인마를 거쳐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감독 장준환)를 통해 칼을 휘두르며 범죄를 즐기는 냉혹한의 기를 뿜어냈다.

스크린에서 존재감을 떨치기 시작하던 그는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를 통해 ‘반전의 사나이’로 등극했다. 실제 나이와 띠동갑을 넘어서는 순수한 대학생 삼천포로 분해 ‘포블리’라는 애칭까지 얻은 것. x축과 y축처럼 양 극단을 오가는 캐릭터를 소화하는 그에게서 이질감은 들지 않는다. ‘맞춤 가면’을 쓴 것 마냥 배역을 자신의 것으로 완벽히 장악했기 때문이리라.

그런 그가 또 한 번 영화 ‘우리는 형제입니다’(감독 장진)로 제대로 이미지 변신을 시도했다. 김성균은 어린 시절 보육원에서 생이별한 후 30년 만에 극적 상봉한 목사인 형 상연(조진웅 분)과 30분 만에 사라진 엄마를 찾기 위해 전국을 누비는 박수무당 동생 하연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하연은 아저씨다운 말투를 많이 드러내려고 했어요. 것도 고집스러운 아저씨.(웃음) 개량한복도 입었지만 말투와 행동, 몸짓 같은 부분에서 많이 부각하려고 했죠. 노총각 아저씨 같았나요? 하하.”

   
 

◆ 작품 통해 가족들에게 전하고 싶었던 김성균의 ‘진짜 마음’

극 중 하연은 잘 밀어 넘긴 가르마에 거침없는 경상도 사투리를 쓰며 화려한 방울을 신명 나게 흔드는 등 계룡산 무속인 그 자체였다. 천연덕스러움은 깨알 포인트다. 모시는 신에 빙의한 듯 “보자 보자. 우리 신께서 하라 하신다”라며 찰진 말투를 구사하거나, 밥상머리 앞에서 주를 찾는 상연에게 “내는 뭐 부를 신이 없어서 이라고 있습니까”라고 입을 삐죽이며 핀잔을 준다. 김성균이 보여준 하연의 말투, 표정은 캐릭터 성격 중 하나인 고리타분함을 강조하기에 충분했다. 맛깔나는 그의 무속인 연기는 러닝타임 내내 감칠맛을 더하며 영화를 빛냈다.

분명 이전에 맡았던 살의 넘쳤던 역할들과 달라도 너무 다르다. 김성균 역시 “그동안 해왔던 역할에 정신이 많이 황폐해져 있었는데 전혀 다른 성격의 하연 역이 짠하게 다가왔다”고 말했다. 상연에게 타박을 주는 등 까칠함을 보이지만 형의 사정을 알게 되자 진심으로 이해해주던 동생, 잃어버린 어머니 승자(김영애 분)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아들이었던 하연을 연기하며 자신의 가족들이 많이 떠올랐을 터였다.

“제가 가족들에게 ‘사랑한다’ ‘보고 싶다’ ‘미안하다’ 같은 말을 구구절절 표현하는 편이 아니에요. 그래서 작품을 통해 제 마음을 가족들에게 전하고 싶었어요. 가족들 반응도 지금껏 제가 했던 작품들 중에 가장 폭발적이기도 했고요. (웃음)”

   
 

◆ ‘우리는 형제입니다’… 보편적인 정서로 공감대 형성돼

김성균은 ‘우리는 형제입니다’를 촬영하며 가족들과 고향 대구에서 보냈던 어린 시절이 많이 떠올랐을 만큼 공감 가는 부분이 많았단다. 작품을 고르게 된 이유 역시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인 엄마와 형제, 그리고 가족애에 대한 이야기에 이끌렸다고.

“저처럼 영화를 보는 관객분들도 본인의 여러 가지 상황에 빗대어서 생각나는 사람들이 많지 않을까 해요. 우리 부모님 세대만 하더라도 형제가 많았고요. 동생이 형을 원망하면서 화를 내는 장면은 본인 이야기 같을 수도 있죠. 영화는 보편적인 정서를 다루고 있어서 보시는 분들이 많이 공감하고 자신의 형제를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간 김성균은 여러 작품을 통해 충무로 신 스틸러로 자리매김했지만, 이번 작품을 통해 주연 자리를 본격 꿰찼다. 그와 이번 작품에서 함께 활약한 배우 조진웅 역시 마찬가지. 앞서 김성균과 조진웅은 영화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에서 나란히 얼굴을 비친 후 ‘박수건달’(감독 조진규)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 ‘군도: 민란의 시대’(감독 윤종빈) 등 여러 작품에서 연기 합을 맞췄던 만큼 찰떡 호흡을 보여줬다. 그리고 오는 2015년 상반기 개봉되는 ‘허삼관’(가제, 감독 하정우)에서 여섯 번째 재회를 이룬다. 김성균은 함께 출연한 상대 조진웅에 대한 칭찬도 잊지 않았다.

“진웅이 형은 감성이 정말 풍부해요. 전 감정신에서 며칠씩 걸리는데, 진웅이 형은 풍부한 감성 덕분에 쑥 들어가는 느낌이 있어요. 이번 ‘우리는 형제입니다’에서도 진웅이 형을 보면서 우시는 분이 많더라고요. (웃음)”

조진웅의 감정 연기에 대한 칭찬을 이어가던 그에게 ‘그래도 내가 이것만큼은 조진웅보다 더 낫다’고 생각하는 점을 꼽아달라고 했더니 손을 내저으며 “진웅이 형보다 나은 점이요? 없는 것 같아요”라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그럼에도 한 번 더 물음을 던졌더니 이내 사뭇 진지한 표정을 한다. 잠시 고민하던 김성균에게서 돌아온 대답은 웃음을 터뜨리게 했다.

”굳이 꼽자면 체형이 좀 낫지 않을까요? 하하. 저는 표준 사이즈예요. 진웅이 형은 뭐 먹으면 살이 금방 쪄서 살에 대해 신경을 쓰는 편이에요. 근데 저는 아무리 먹어도 살이 안 쪄요. 축복 받은 체형이죠. (웃음)”

형제애를 다룬 ‘우리는 형제입니다’였던 만큼 영화를 본 관객들은 늘 곁에 있지만 그 소중함을 잊기 쉬운 우리의 형제들을 많이 생각했다. 실제 2남 1녀 중 장남인 김성균 역시 영화를 보고 동생이 많이 떠올렸다. 그 또한 시간이 흘렀어도 마음 속에 남아있는 형제와의 소소한 추억을 회상했다.

“형제와의 추억, 정말 많죠. 옛날에 슈퍼마켓에 음료수 병 같은 것 가져다주면 과자 한 봉지나 쭈쭈바 엄청 사 먹을 수 있었잖아요? 그래서 동생이랑 슈퍼마켓에서 모아놓은 빈 병을 살짝 훔쳐서 다시 그 가게에 가져다 팔았어요. 하하. 가게 아저씨가 저희 어머니한테 고발해서 죽도록 두들겨 맞은 기억이 나네요. (웃음)”

   
 

“배우, 평생 직업으로 가져가는 게 고민이자 목표”

앞서 김성균도 말했다시피 전작들의 캐릭터가 워낙 강렬했었기 때문에 정신적인 피로도가 상당했다. 그는 가벼운 내용인 ‘우리는 형제입니다’를 유쾌하게 촬영했지만, 한편으론 첫 주연으로 나선 애착과 기대감만큼 걱정도 한가득이었다.

“사실 실시간 반응을 찾아보는 편이에요. 아직 매체에 신인인 것 같은 마음이고요. 여전히 낯설고 신기하면서도 그런 즉각적인 반응들이 궁금해요. 열심히 찾아보고 있는데 지쳐가고 있어요. 머리 아파요. 이제 슬슬 내려놓아야죠. (웃음)”

스크린과 안방극장을 넘나들며 변신의 변신을 거듭해 온 김성균은 대중들의 호평을 이끌어내고 있다. 10여 년간 연극 무대를 통해 기량을 키워온 알찬 연기 내공의 소유자임에도 그는 여전히 배우로서 고민이 많은 어쩔 수 없는 배우다.

“배우를 어떻게 평생의 업으로 삼고 가져갈 수 있을지에 대한 방법을 찾는 게 새로운 목표이자 고민입니다. 지치지 않고 죽을 때까지 연기해야 하는데 제가 어떤 노력을 해야 그게 가능할지 항상 많이 생각하고 있어요.”

김성균은 지난 주말 내내 멋들어지게 차려입고 많은 관객과 팬을 직접 만나는 자리를 가졌다. 그는 이 자리에서 새삼스럽게도 “아, 내가 배우구나”라는 특별한 사실을 느꼈다고 한다. 이처럼 그가 매 순간 배우임을 되새기며 고민에 깊어질수록 생각한다. 김성균은 좋은 배우라는 것을.

SSTV 이아라 기자 sstvpress@naver.com

사진 = 고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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