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공연장 사고' 16명 사망·행사 담당자 투신… "오빠 눈 떠봐" 유가족 몰려와 '오열'
'판교 공연장 사고' 16명 사망·행사 담당자 투신… "오빠 눈 떠봐" 유가족 몰려와 '오열'
  • 승인 2014.10.18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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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교 공연장 사고 희생자 유가족들

[SSTV l 김나라 기자] 판교 공연장 사고로 16명이 사망하고 행사 담당자가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유가족들의 오열이 끊이지 않고 있다.

17일 오후 5시53분께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 유스페이스 앞 야외 공연장에서 관람객이 지하 주차장 환풍구 아래(10m)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판교 공연장 사고는 걸그룹 포미닛 공연장 주변 지하철 환풍구가 위에서 관람하던 팬들의 무게를 버티지 못하고 환풍기 뚜껑이 아래로 꺼지면서 발생했다.

판교 공연장 사고로 인해 현재까지 확인된 사상자는 총 27명으로 사망자 16명, 부상자 11명이다. 또한 일부 피해자는 부상의 정도가 심해 사망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후 9시10분, 경기도 성남시 분당 제생병원 응급실은 갑작스런 사고로 오빠를 잃은 여동생의 통곡 소리만 울려 퍼졌다.

10여분뒤 커튼을 밀치고 밖으로 나온 여동생의 눈은 빨갛게 충혈된 상태였다. 안경 너머로 보이는 눈가에는 눈물이 가득 고여 있었다.

잠시 후 아버지가 도착했다. 아버지는 아들의 죽음을 확인한 후 아무런 말없이 담배만 피웠다. 아들의 죽음이 믿기지 않는 듯 가끔씩 한숨도 내쉬었다.

아버지한테는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었다. 근처에서 일하는 아들은 쉬는 시간이면 늘 아버지 집을 찾았다. 아버지는 잠시 먼 곳을 바라본 뒤 초등학교와 고등학교에 다니는 손주들 걱정도 했다.

또 다른 가족이 사고 소식을 듣고 응급실로 헐레벌떡 달려왔다. 병원 관계자가 신분증 유무를 묻자 주머니에서 꺼내 보이며 응급실 안으로 들어갔다.

잠시 후 응급실 문이 닫혔다. 응급실 안은 신원을 확인하려는 가족들과 이를 돕는 간호사들로 분주했다. '환자분류소'라고 적힌 안내 데스크에 앉아 있는 직원들은 어두운 표정이었다.

자정이 지나서도 가족 또는 직장 동료들의 생사를 찾기 위한 사람들의 발길이 계속되고 있다.

사고 후 분당 제생병원으로는 총 8명이 이송됐으며 4명 사망, 3명 중상, 1명 경상으로 집계됐다.

병원 이송 당시 사망자 4명 중 3명의 신원만이 확인됐다. 20대로 추정되던 여성은 이후 추가적인 신원 확인 과정을 거쳐 40대 권모씨로 밝혀졌다. 권씨는 당시 남편 정모씨와 함께 현장에 있었으며 부부가 모두 숨져 제생병원으로 이송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회사 동료의 사고 소식을 듣고 달려온 한 직원은 "바닥이 그렇게 깊을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는데 실제로 현장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사람들이 많아 안전요원이 있는지도 몰랐고 주변에서도 보지 못했다고 했다"고 말했다.

판교 테크노밸리 근처에서 근무한 지 1년된 박모(33·여)씨는 동료 직원 2명의 생사를 찾기 위해 응급실 앞에서 여기저기 전화를 돌렸다.

박씨는 제생병원에서 치료 받고 있는 동료 1명이 무사하다는 것을 확인한 뒤 잠시 가슴을 쓸어 내렸다. 하지만 또 다른 1명을 찾기 위해 다른 병원으로 향했다.

박씨는 "평소에 밥 먹으러 늘 다녔어도 지하와 연결되는 곳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며 "지하 4층 깊이라는 말을 뜯고 섬뜩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장에서 학생 1~2명 정도밖에 보지 못했다"며 "이 곳 회사에서는 사복 차림으로 근무하는 게 일상이기 때문에 학생보다는 직장인들이 더 많았을 것"이라고 현장 상황을 설명했다.

한편 판교 행사 담당자인 오씨가 18일 오전 7시 15분께 성남시 분당구 테크노밸리 건물 옆 길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판교 행사 담당자는 전날 경찰 수사본부에서 1시간 20분가량 조사를 받은 뒤 귀가했다.

경찰은 판교 행사 담당자가 테크노밸리 건물 10층 옥상에서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판교 공연장 사고 판교 행사 담당자 / 사진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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