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승무원 진술 “배 침몰하면 탈출 쉬워”… 검사 추궁에 눈물·말 바꾸기
세월호 승무원 진술 “배 침몰하면 탈출 쉬워”… 검사 추궁에 눈물·말 바꾸기
  • 승인 2014.09.03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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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승무원 진술

세월호 승무원 진술 “배 침몰하면 탈출 쉬워”… 검사 추궁에 눈물·말 바꾸기

[SSTV l 이아라 기자] 세월호 승무원들이 진술 시 이어진 추궁에 눈물과 말을 바꾸는 태도를 보였다.

광주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임정엽)는 3일 법정동 제201호 법정에서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된 세월호 선장 이준석(69) 씨 등 승무원 15명에 대한 제14회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오전 법정에서는 전날에 이어 세월호 승무원인 3등 기관사 이 모(25·여·수난구호법 위반 등)씨에 대한 피고인신문이 진행됐다.

이 씨는 “기관실을 빠져 나온 다른 기관부원들과 3층 복도에서 30여 분 정도 대기했다”며 “대기하고 있는 것 보다는 밖으로 나가는 쪽이 더 나을 것 같았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이어 이 씨는 “이 과정에서 기관장과 1등 기관사가 각 1캔씩의 맥주를 마셨다”며 “기관장이 마시던 맥주를 나도 한 두 모금 마셨다”고 덧붙였다. 앞서 세월호 사고 피고인 신문 대상인 세월호 1등 기관사 손 모(58) 씨는 “맥주 1캔을 나눠 마셨다”고 진술한 바 있다.

그는 ‘탈출의 최적기를 기다리며 대기하고 있던 것은 아니냐’는 검사의 질문에 “아니다. 대기하라는 방송 때문이었다”고 답했다. 이에 검사는 조기사(보조 기관사) 이 모(56)씨가 수사기관에서 진술했던 내용을 담은 조서를 제시하며 다시 한 번 이 씨를 추궁했다.

해당 조서에는 ‘배가 좀 더 침몰하면 탈출하기가 쉽다. 수면에서 3층 갑판까지의 높이는 보통 3층 건물보다 더 높기 때문에 어느 정도 배가 침몰하지 않은 상태에서 바다로 뛰어내리면 그 충격으로 다칠 수 있으며 물이 차가워 심장마비를 일으킬 수 있다’는 내용과 ‘좌현으로 배가 좀 더 침몰해 3층 갑판과 수면이 가까워 질 때 탈출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는 진술도 포함돼 있다.

이 씨는 “그런 진술은 조기사 본인만의 생각이었던 같다”며 “기관부원들끼리 탈출의 최적기를 논의한 적도 이야기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검사는 기관부 선원들이 승객과 다친 동료(조리원 등)를 놓아 둔 채 탈출에만 급급했다는 취지의 질의를 이어가며 이 씨에 대한 신문을 이어갔다. 거듭된 추궁에 이 씨는 고개를 떨구며 눈물을 보였다.

이 씨는 “(승객 구조에 대해)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선원으로서 부끄러운 행동이었다”며 “깊이 반성한다”고 사과했다.

세월호 승무원인 그의 진술이 끝나자 방청석에서는 야유성 발언이 나오기도 했다. 이 씨가 면책성 진술을 하고 있다는 이유였다.

특히 그는 검찰 조사에서 진술(좌현으로 배가 좀 더 침몰해 3층 갑판과 수면이 가까워질 때 탈출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한 내용에 대해 “나 혼자만의 생각이었다. 기관부원들끼리 이런 논의는 없었다”며 말을 바꿨다. 이는 자신에 앞서 신문대에 선 3등 기관사 이 씨와 같은 취지의 진술이다.

‘3층 기관부 객실과 가까운 거리에 있는 승객에 대한 구조 노력을 왜 하지 않았느냐’는 검사의 질문에 그는 “지시가 없었다. 생각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같은 날 오후 법정에 선 기관부 조기수 이 모(56) 씨는 ‘대기하라는 선내방송이 적절했느냐’라는 검사의 질문에 “부적절했다. 그 상황에서는 일단 밖으로 나가 대피장소로 이동시켜야 했다”고 말했다.

탈출 전 기관부 선원들이 있던 장소에는 다친 여성 조리원과 조리수 한 명이 있었으며 이들은 결국 같은 장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3층 선미 기관부 선원 객실 앞 복도에 대기중이던 세월호 기관부 승무원들은 해경 고무보트에 의해 구조됐다.

세월호 승무원 진술 / 사진 = 뉴시스(서해지방해양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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