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정일우 “황금무지개 좋은 경험... 앞으로 소처럼 일해야죠”
[SS인터뷰] 정일우 “황금무지개 좋은 경험... 앞으로 소처럼 일해야죠”
  • 승인 2014.04.14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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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우 ⓒ 스타케이엔터테인먼트

[SSTV l 이현지 기자] 결혼식을 앞두고 웨딩드레스까지 입은 연인 백원(유이 분)의 앞에서 권총 자살을 했다. 다소 충격적인 이야기에 MBC 주말드라마 ‘황금무지개’ 속 당사자인 정일우(서도영 역)에게 직접 물었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느냐”라고. 하지만 정일우의 대답은 “아버지의 악행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오히려 담담한 모습을 보였다. 극중 서도영의 자살은 아버지 악행의 마침표였다.

“제가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백원이가 죽어요. 아버지가 감옥에 갔다고 하더라도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나왔을 거예요. 아버지의 악행을 막을 수 있는 것은 그 방법뿐이었어요. 내가 마무리를 지으면 모든 게 끝난다는 생각을 한 것이죠. 저도 결혼을 하려고 교회까지 갔는데 아버지는 백원이를 잡아갔고…. 도영이도 마지막이라고 생각을 한 거죠”

사랑하는 연인의 앞에서 방아쇠를 당긴 것만큼이나 결말 역시 놀라웠다. 머리를 향해 총을 쐈지만 병원에 실려 갔고, 심장박동은 멈췄다. 결국 이렇게 떠나는구나 싶었지만 3년의 시간이 흘렀고 서도영은 휠체어를 타고 일곱 남매들과 모여 무지개를 바라봤다.

“전 도영이가 창고에서 자살하는 게 마지막이라고 생각해요. 그 이후는 백원이의 상상, 꿈이 에필로그 형식으로 그려지지 않았나 싶어요. 그 부분은 편하게 했어요. 맨 마지막이라서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으려고 했어요. 무지개를 보는 장면이 마지막이지만 제 마지막 촬영은 창고 장면이었어요. 다들 촬영 끝나고 놀러간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저는 제일 중요한 장면이 남아있어서 잘 다녀오시라고 했죠.”

   
정일우 ⓒ MBC

MBC 인기드라마 ‘해를 품은 달’ 이후 2년 만의 복귀작인 ‘황금무지개’에서 정일우는 많은 것을 얻었다. 그동안 주로 해온 미니시리즈와 호흡이 긴 주말드라마는 많은 차이가 있었다.

“미니시리즈와 달리 사건 사고가 많아요. 미니시리즈는 주인공과의 만남이 많은데 이번 작품은 여러 인물을 만났죠. 연기적으로 스케일도 늘었고, 여유 있고 자신감이 생겼어요. 다음 작품에 좋은 밑거름이 될 것 같아요. 특히 조민기 선배님과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옷 이야기도 하고 인생 이야기도 했죠. 연기 톤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어요. 중저음이 매력적이어야 한다고요. 톤 잡는 연습을 해보라고 하셨는데 작품 후반부에는 ‘이제 네가 깨달은 것 같다. 다음 작품에서도 그렇게 연기를 해라’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저 스스로도 달라진 것을 느껴요. 그동안 진지한 역할을 해본 적이 없었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어울린다는 평도 들었으니까요.”

‘해를 품은 달’이 큰 성공을 했지만 정일우의 모습을 드라마, 영화 등에서 보기는 쉽지 않았다. 그 대신 정일우는 학교를 다니고, 해외 활동을 하며 시간을 허투루 흘려보내지 않았다.

“배우는 일할 때가 가장 행복하고 즐거워요. ‘황금무지개’ 이후에 작품은 아니지만 ‘무한도전’에 출연을 하게 돼 행복해요. 배우는 공백에 불안해해요. 쉬고 싶어서 쉬는 배우들은 없거든요. 그런 것들을 슬기롭게 이겨냈죠. 이제 곧 좋은 작품으로도 인사를 드리려고 준비 중이에요. 시기는 월드컵 이후가 되지 않을까요?”

   
ⓒ MBC '무한도전' 화면 캡처

정일우와 인터뷰를 하면서 ‘황금무지개’ 만큼이나 ‘무한도전’도 궁금했다. 순간순간 정일우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특히 ‘무한도전’에서 평가한 ‘괜한 짓을 하려는 경향이 있다’ ‘몸치다’ ‘밤잠이 없다’에 대한 이야기가 듣고 싶었다. ‘무한도전’ 평가의 해명뿐 아니라 정일우는 또 다른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했다.

정일우는 ‘괜한 짓을 하려는 경향’의 원인이 된, ‘무한도전’ 작가들에게 마카롱을 선물한 것처럼 인터뷰를 하는 기자들에게 직접 꽃을 선물한 사실이 퍼지기도 했다.

“챙기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기자들에게 선물하는 이유는 어쨌든 제가 출연하는 드라마를 봤잖아요. 일 때문에 저를 인터뷰하러 오는 기자분들 선물을 항상 챙겼어요. 집 앞에 있는 꽃집에서 직접 꽃을 골랐죠. 일로 만나는 것이지만 좋은 기회가 되기도 하잖아요. 시간이 흐르면서 저도 많이 배웠죠. 팬들도 마찬가지예요. 보답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있어요. 그래서 손편지도 쓴 것이에요.”

정일우의 새벽에도 연습을 열심히 하겠다는 각오는 ‘밤잠이 없다’는 평가로 돌아왔다. 정일우는 “작품을 할 때는 밤잠이 없어요. 작품을 정신력으로 할 때는 밤을 새워도 괜찮아요. 정신을 꽉 잡고 있는데 갑자기 멘붕이 올 때가 있어요. 너무 피곤해서 대사도 헷갈리고 하면 죄송하다고 쉬는 시간을 요청해요. 10분 동안 생각하고 다시 몰입을 하죠. 어제는 생각할 게 많아서 잠을 못 잤어요. 일정이 끝나면 이제 뭐 할지 그런 생각이요.”

대학 시절 치어리딩을 했다는 정일우의 자기소개에 멤버들은 시범을 보여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유재석은 “몸치”라고 돌직구를 던졌다.

“치어리딩 진짜 열심히 했어요. 두 달을 연습했는데 하면 되더라고요. 전담 선배가 있었는데 이번에는 하하 형의 도움을 많이 받지 않을까요?”

   
정일우 ⓒ MBC

28살의 나이지만 정일우는 어느덧 데뷔 9년째를 맞았다. 대중들에게 얼굴을 알리고 인기를 얻은 MBC ‘거침없이 하이킥’ 이후 다양한 작품에 출연을 하고 그 결과는 좋기도 하고 때론 아쉽기도 했다. 또래의 친구들보다 먼저 사회생활을 시작한 정일우는 남들이 모르는 것을 조금 더 일찍 알았고,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는 것도 실감했다.

“이미 지난 일들은 돌이킬 수 없잖아요. 제 순간의 선택이 잘됐다, 잘못됐다를 판단하기보다는 저는 순간에 최선을 다했어요. 후회한다고 해서 바뀌는 것은 없잖아요. 지금 현재에 충실하고 최선을 다해야죠. 과거를 생각하면서 자만하거나 후회하는 것은 전혀 도움이 안 돼요. 이런 것을 많이 생각했어요. 현재에 충실한 게 가장 좋은 것 같아요.”

정일우는 “연기는 할수록 는다. 연륜이 쌓이고 경험을 하면서 연기가 녹아든다”고 말했다. 20대인 만큼 공백을 오래가지는 것보다 작품을 하는 게 좋다는 정일우. 계속해서 작품에 출연하는 배우를 두고 “소처럼 일한다”는 말이 있다. 정일우에게도 이 이야기를 꺼내자 “소처럼 일 해야죠”라고 답했다. 월드컵 이후의 정일우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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