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우아한 거짓말’ 고아성, 떠나보내기 쉽지 않은 이유
[SS인터뷰] ‘우아한 거짓말’ 고아성, 떠나보내기 쉽지 않은 이유
  • 승인 2014.03.23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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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거짓말’로 돌아온 배우 고아성 ⓒ SSTV 고대현 기자

[SSTV l 임형익 기자] 영화 ‘우아한 거짓말’(감독 이한)을 개봉을 앞두고 만난 배우 고아성은 유난히 배역에 몰입한 모습이였다. 전작들에 비해 욕심도 많았고 그만큼 감회도 남달랐다는 고아성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전작들에서는 선배님들과 함께한 적이 많았는데 이번에는 유난히 앞에 서 있다는 느낌이 강해요. 그래서 이렇게 인터뷰를 할 때나 일반시사회 현장에서 관객 분들을 만날 때 감회가 새롭죠. 아직은 만지를 보낼 준비가 안 된 거 같아요. 시간이 좀 걸릴 거 같네요.”

   
‘우아한 거짓말’로 돌아온 배우 고아성 ⓒ SSTV 고대현 기자

◆ “일주일 동안 꿈 속에 나타나더라.”

“처음에 ‘우아한 거짓말’ 시나리오를 읽은 후 매력을 느꼈지만 자신이 없더라고요. 모든 연기에 경험이 뒷받침 돼야하는 건 아니지만 전 그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개인적인 경험에서 끌어낼 수 있는 것이 없었어요. 만지가 겪은 일은 상상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감독님께 죄송하다고 말씀드렸어요. 그런데 일주일 동안 계속해서 꿈을 꾸는 거예요. 어머니가 돌아가시는 꿈부터 언니들, 주위 지인까지. 정말 생생하더라고요. 또 서점에서 롤랑바르트의 ‘애도일기’라는 책을 접하게 됐는데 간접적으로 크게 와 닿는 글들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감독님께 다시 연락을 드렸죠. 그런데 제가 일주일 동안 꿈까지 꿨던 거 보면 ‘하고 싶다’는 마음이 정말 간절했던 거 같아요.(웃음)”

극중 만지는 고등학생이다. 데뷔 이후 성인이 될 때까지, 많은 작품에서 교복을 입었고 이번에도 교복을 입고 등장한다. 혹시나 성인연기자로 변해가는 과정에서 부담감이 있지는 않았을까? 이에 대해 그는 ‘전혀 없었다’고 답하며 배우로서의 자세에 대해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아역배우의 이미지를 벗어야 하지 않겠냐?’는 물음을 종종 받고는 하는데 전 아직 고민을 해본 적은 없는 거 같아요. 사람의 성장은 누구나 겪는 자연스러운 일인데 이미지를 선택할 필요가 있을까하는 거죠. 그런 걸 염두에 뒀다면 ’설국열차‘ 이후에 성인 연기에 도전했을 거 같아요. 그리고 한 살이라도 어렸을 때 교복을 입어봐야죠. 나중에는 안 어울리잖아요.(웃음) 그리고 제가 하고 싶은 역할을 정해놓는 건 예의가 아닌 것 같아요. 최대한 마음을 비워놓고 시나리오를 봐야한다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그러기 위해 노력할거에요.”

   
‘우아한 거짓말’로 돌아온 배우 고아성 ⓒ SSTV 고대현 기자

◆ “송강호 선배님의 한 마디, 가슴을 울리더라.”

‘우아한 거짓말’에서 고아성은 많은 배우들과 호흡을 맞춘다. 오랜만에 스크린에 컴백한 김희애부터 막내 김향기까지. 전작들에서는 대부분 막내 역할을 맡았다면 이번에는 중간에서 다리역할을 했어야했다.

“사실 (김)유정이나 (김)향기는 어렸을 때부터 활동을 해서 저보다 더 선배님일지도 몰라요.(웃음) 그래서 동료라는 인식이 강했고 초반에는 말을 놓지 못했죠. 특히 향기랑은 붙는 장면이 많이 없다보니까 의상 피팅을 할 때 처음 봤어요. 그런데 ‘괴물’에서의 제 모습이랑 너무 닮아 있더라고요. 그래서인지 ‘우아한 거짓말’을 촬영하면서도 ‘원래 동생이 있었는데 지금 내 동생이 죽고 없다’는 착각을 종종 하고는 했어요. 연기하는 데 큰 도움을 준거죠. 반면 유정이는 일부러 거리감을 둔 거 같아요. 만지로서 ‘너무 친해지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요즘 더 친해지게 된 것 같아요.”

“저는 평소에 연기를 할 때 다큐를 보면서 영감을 받는 편인데 어느 날은 선배님이 이 점을 지적하시면서 연기에 대한 조언을 건네주시더라고요. 큰 깨달음을 얻게 된 거 같아요. 그리고 연기할 때 뿐 만 아니라 평소에도 진짜 엄마 같은 감정이 느껴져서 신기하기도 했어요. 지금까지 연기를 하신다는 자체만으로도 여배우로서 정말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죠.”

인터뷰 말미 고아성은 “아직 ‘우아한 거짓말’ 속 만지를 잊지 못해서 차기작은 결정을 못하고 있다. 아무래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며 “‘변호인’의 마지막 시사회 당시 송강호 선배님의 말이 너무 인상적이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당시 송강호는 “요즘 집에서 혼자 곰곰이 시간을 보낼 때면 나에게는 길고 벅찼던 3개월을 떠올리곤 한다”라며 “아직은 ‘변호인’을 떠나보내지 못하고 있다”는 소감을 전했었다. 영화를 잘 떠나보내는 것도 마지막 임무인 것 같다는 고아성, 그가 어떤 모습으로 관객들의 곁으로 돌아올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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